첫방부터 일냈다…시청률 4.7%까지 터지며 '1위' 휩쓴 MBC 한국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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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 뒤 숨겨진 비밀, 완벽한 가족의 균열은 어디서 시작됐을까
첫 방송부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안방극장에 존재감을 각인시킨 드라마가 있다.

바로 지난 6일 첫회가 방송된 MBC 새 일일드라마 '가족관계증명서'에 대한 소식이다.
이날 방송된 '가족관계증명서'는 최고 시청률 4.7%(이하 닐슨코리아 제공), 수도권 4.0%, 전국 4.3%를 기록했다. 도파민을 자극하는 파격적인 전개와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열연, 그리고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균열을 촘촘하게 그려낸 서사가 삼박자를 이루며 시청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금수저 나지니의 두 얼굴…첫 회부터 몰입도 끌어올린 박세영
'가족관계증명서'는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가족의 이면에 감춰진 깊은 상처와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태어난 순간부터 한 가정을 망가뜨린 존재로 낙인찍힌 아이가 세상의 날 선 편견과 가혹한 운명에 정면으로 맞서며 스스로의 삶을 되찾아 가는 치열한 생존기가 큰 줄기다.
1회는 어린 지니가 엄마 나세리(한고은), 아빠 차민기(전노민)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과거의 순간으로 포문을 열었다. "나는 불행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모두가 나에게 금수저를 물려받았다고 했다"라는 지니의 내레이션은 완벽한 행복을 보여주는 듯했지만, 곧바로 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 편의점에 혼자 있는 현재의 지니(박세영)의 모습과 대비되며 극의 온도를 끌어올렸다.

이어 어두운 골목에서 위기에 처한 여학생을 구해내는 지니의 반전 매력이 펼쳐졌다. 재빠른 몸놀림으로 불량배를 한 방에 제압하는 당찬 액션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하지만 홀로 쓸쓸히 화실로 돌아온 지니가 "존재하는 모든 것은 자신의 크기만한 그림자를 소유하게 된다. 나도 그렇다"라고 읊조리는 독백은 겉보기와 달리 깊은 상처를 품은 내면을 암시했다.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박세영은 히어로 같은 당당함과 트라우마에 갇힌 절망을 오가는 입체적인 연기로 첫 회부터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울지마. 운다고 누가 알아줘?"…모녀 갈등이 드러낸 가족의 균열
지니가 품은 상처의 중심에는 엄마 세리와의 갈등이 있었다. 민기의 생일을 맞아 마련된 가족 식사 자리에서 세리는 "내년 봄에는 반드시 너를 결혼시킬 거야. 너의 동의 없이 너를 낳았던 것처럼"이라는 폭탄 발언으로 딸에게 일방적으로 결혼을 강요했다. 지니가 격분하며 맞섰지만 세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눈물을 삼키는 딸을 향해 "울지마. 운다고 누가 알아줘?"라고 냉정하게 대꾸했다. 끝내 지니는 "가까스로 살고 있다고요. 아무렇지 않은 척 그만해. 아무도 안 속아"라고 내뱉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이 장면은 이들 가족에게 말 못할 비밀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동시에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균열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특히 딸이 떠난 후 남편을 원망하다가 갑자기 격정적인 키스를 나누는 세리와 민기의 모습은 이 가족의 위태로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원수를 사랑하라' 액자 뒤 숨겨진 사진…또 다른 가족의 비밀
또 다른 가족들도 차례로 등장하며 극의 밀도를 높였다. 노영주(임지은)의 가족은 지니네 집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시선을 끌었다. 큰아들 차승현(서도영 분)을 살뜰히 챙기고 둘째아들 차승우(전승빈)를 걱정하는 영주의 일상은 현실적인 가족의 온기를 전했다. 하지만 영주의 방에 놓인 '원수를 사랑하라'는 문구가 적힌 액자 뒤에 민기의 사진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단란해 보이는 가족의 이면에 쉽게 치유되지 않는 과거의 상처가 도사리고 있음을 암시했다. 세리네 가족과 영주네 가족 사이에 얽힌 악연의 실체가 무엇인지가 향후 전개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주의 노래교실 청일점이자 한의사인 임사빈(윤희석)은 인간미 넘치는 매력을 발산하며 두 사람의 관계 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학폭 가해자와의 재회, 공황장애로 무너진 엔딩
지니는 호텔 전시장에서 한국아트앤컬쳐센터 본부장 임지후(성이언)와 우연히 첫 만남을 가지며 새로운 인연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설렘도 잠시, 지후 곁에 나타난 도도희(박솔라)의 등장으로 분위기는 순식간에 반전됐다. 귓가에 들린 목소리 하나만으로 온몸이 얼어붙은 지니가 고개를 돌린 곳에는 지후의 팔짱을 낀 채 걸어오는 학창 시절 학폭 가해자 도희가 있었다.

도망치듯 화장실로 몸을 숨긴 지니는 결국 공황장애 증세와 함께 과거 학폭의 기억에 휩싸이며 무너져 내리는 모습으로 1회 엔딩을 장식했다. 골목길에서 여학생을 구해준 히어로 같던 당당함과 잔인한 트라우마에 갇혀 절망하는 모습의 극적인 대비는 깊은 여운을 남겼다. 지니의 트라우마를 자극한 과거의 끔찍한 기억이 어떤 진실을 품고 있을지가 2회 이후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감독과 배우들이 직접 밝힌 관전 포인트 '3가지'
제작진과 배우들이 밝힌 이 드라마의 차별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기존 일일극 공식을 탈피한 서사의 힘이다. 김미숙 감독은 일일극에서 흔히 쓰이는 불륜이라는 소재에 머무르기보다, 타인의 편견보다 각자의 내면에 충실한 삶이 더 중요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사건 자체를 자극적으로 보여주기보다 인물들의 허를 찌르는 대사에 중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둘째는 박세영, 한고은, 임지은이 선보이는 3인 3색 연기 시너지다. 박세영은 나지니에 대해 편견 속에 숨어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집중해 삶을 새롭게 설계해 나가는 인물이라는 점이 크게 와닿았다고 전했다. 야망의 화신으로 파격 변신을 예고한 한고은은 "선이든 악이든 모든 행동에 타당한 이유가 있다"며 "중간에 한 회라도 놓치면 흐름을 절대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서사가 스펙터클하고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고 매회 본방사수를 당부했다.
셋째는 비극적 운명 속에서 피어나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치유의 메시지다. 복수와 욕망, 상처와 갈등으로 얽힌 인물들이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가는 과정이 극의 또 다른 축이다. 박세영은 이번 작품을 가족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드라마라고 소개했고, 임지은은 가족이 분리되는 경우가 많은 요즘이지만 결국 가족은 사랑이고 사랑이 이긴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가족관계증명서' 2회는 7일 오후 7시 5분에 방송된다. 이후에도 매주 평일 같은 시간대에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이쯤에서 살펴보는 MBC 일일드라마 역대 시청률 'TOP 5'
'가족관계증명서'가 4%대 시청률로 산뜻하게 출발한 가운데, MBC 일일드라마가 과거 어떤 기록들을 세웠는지도 함께 짚어볼 만하다. 일일극은 한때 시청률 40~50%를 넘나들며 '국민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독점했던 장르다. 역순으로 살펴본다.
부유한 환경에서 철없이 자란 네 명의 이복형제가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부도와 죽음으로 길거리에 내몰린 후 겪는 눈물겨운 홀로서기를 해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임성한 작가 특유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예측 불가능한 전개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서로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온 두 어머니와 그 자녀들이 한 지붕 아래 모여 살면서 벌어지는 일상과 갈등, 화해를 경쾌하게 그린 홈드라마다. 당시 젊은이들의 일과 사랑을 밝고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며 저녁 시간대 큰 공감을 이끌어냈다.

어린 나이에 뜻하지 않게 과부가 된 주인공 나금순이 온갖 구박과 역경을 딛고 미용사로 성장하며 새로운 사랑을 찾아가는 성공기다. 타이틀롤을 맡은 한혜진의 씩씩하고 사랑스러운 열연이 빛을 발하며 시청률 40%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조강지처였던 어머니와 자신을 버리고 새로운 가정을 꾸린 아버지를 향해 치밀하고 냉정한 복수극을 펼치는 방송작가 은아리영의 이야기다. 파격적인 복수 소재와 팽팽한 긴장감으로 방영 내내 '아리영 신드롬'을 일으켰으며, 장서희를 연기대상 수상자 반열에 올린 작품이기도 하다.
지상파 일일드라마 역사를 통틀어 역대 최고 시청률이라는 전무후무한 타이틀을 보유한 레전드 국민 드라마다. 한 집안의 두 자매와 다른 집안의 두 형제가 서로 엇갈려 결혼하는 '겹사돈'이라는 파격적인 갈등 구조를 섬세하게 풀어내며 전국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절반이 넘는 국민이 같은 드라마를 봤다는 의미의 57.3%는 다채널 시대인 지금으로서는 다시 나오기 어려운 기록으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