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4배 넘겼는데 살아 있었다…베네수엘라 강진 현장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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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발생 267시간 만에 라과이라주 붕괴 건물 잔해서 생환
어린이 2명 포함 4명 구조…사망자는 3535명으로 늘어
베네수엘라 강진 발생 11일 만에 잔해 속 생존자 4명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베네수엘라 구조 당국은 지난 5일 밤 9시쯤(이하 현지시간) 라과이라주 카라바예다 지역의 붕괴 건물 잔해에서 생존자 4명을 구조했다. 지난달 24일 규모 7.2와 7.5의 연쇄 강진이 발생한 지 267시간 만이다. 통상 재난 현장에서 생존자 구조의 기준점으로 거론되는 72시간을 훌쩍 넘긴 시점에 이뤄진 구조였다.
267시간 만에 어린이 2명 등 4명 구조
현지 매체 엘나시오날 등에 따르면 구조된 생존자는 젊은 남성 1명, 젊은 여성 1명, 어린이 2명이다. 이들은 매몰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구조 당시 영상에는 구조대가 잔해 속 생존자들과 접촉하는 장면이 담겼다. 구조대원들은 생존자들에게 침착하게 있으라고 말하며 움직이지 말 것을 당부했다. 무너진 건물 내부가 불안정한 상태였던 만큼 구조 작업은 조심스럽게 진행됐다.
이번 구조는 수색 작업이 사실상 막바지로 접어든 상황에서 전해졌다. 지진 발생 후 11일이 지나면서 현장 작업은 생존자 수색보다 시신 수습과 이재민 지원 쪽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일부 외국 구조대는 이미 구조 작업을 중단하고 귀국했거나 철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 현장에서 국제 구조대가 철수하는 가운데 주민들이 가족의 시신을 찾기 위해 직접 잔해를 파헤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라과이라 등 피해가 큰 지역에서는 중장비 부족과 더딘 수색 작업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사망 3535명·부상 1만 6740명으로 늘어

극적인 생존자 구조와 별개로 전체 피해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6일 텔레그램을 통해 이번 연쇄 지진 사망자가 3535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부상자는 1만 6740명으로 집계됐다.
지진으로 집을 잃은 이재민도 1만 7854명으로 증가했다. 지금까지 구조된 사람은 6462명으로 파악됐고, 구호와 지원을 받은 가구는 8만 6794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4일 발생한 연쇄 강진은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해 북부 6개 주를 강타했다. 특히 해안가에 있는 라과이라주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유엔 산하 재난·구호 정보망 릴리프웹(ReliefWeb)에 따르면 규모 7.2와 7.5의 지진은 라과이라와 카라카스, 미란다, 카라보보, 야라쿠이 등 베네수엘라 중북부 지역에 광범위한 피해를 냈다.
여진도 계속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강진 이후 국내에서 기록된 여진은 995건에 달한다. 건물 붕괴 위험과 추가 피해 우려가 이어지면서 현장 수습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외신은 이번 참사가 베네수엘라의 취약한 재난 대응 체계와 건물 안전 문제까지 드러냈다고 전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라과이라 피해 현장에서 ‘토포스’로 불리는 민간 자원봉사 구조대가 무너진 건물 잔해 속을 파헤치며 수색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농민과 노동자 등 일반 주민으로 가족과 이웃을 찾기 위해 위험한 잔해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구조 당국은 생존자 구조보다 시신 수습과 이재민 지원, 임시 거처 마련에 무게를 옮기고 있다. 그러나 11일 만에 생환자가 나온 만큼 일부 현장에서는 마지막 수색을 이어가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