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사망 후 상간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받았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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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인적 사항도 전혀 모르는 상태”

남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불륜 사실이 발각되고 상간 손해배상 소송까지 넘겨받게 됐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방송된 YTN 라디오 프로그램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결혼 15년 차 워킹맘 A 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학원 강사로 일하는 A 씨는 건설회사 현장 관리직인 남편과 서로 바쁜 일상을 보냈으나 부부 사이는 매우 원만했다고 말했다.
남편은 직업 특성상 지방 출장으로 집을 비우는 일이 빈번했으나, 부부는 이를 계기로 주말부부처럼 지내며 서로를 더욱 애틋하게 여겼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남편은 자녀들을 유난히 살뜰히 챙기기 시작했다. 갑자기 다정한 아버지로 변한 남편을 보면서 A 씨는 속으로 다소 놀라기도 했다. 당시에는 회사에서 예정보다 일찍 진급한 덕분에 심리·경제적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그토록 꿈꾸던 행복한 가정이 바로 이런 모습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A 씨가 느꼈던 행복은 완벽한 거짓이었다.
얼마 전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남편의 장례를 정신없이 치르고 깊은 슬픔에 빠져 있던 어느 날 집으로 우편물 하나가 배달됐다.
A 씨는 봉투를 열어본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것은 일면식도 없는 낯선 여성이 보낸 상간 손해배상 청구 소장이었다. 남편이 외도를 저지르고 있었다는 사실도 기가 막히는데 이를 남편 사후에 이런 방식으로 알게 됐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가혹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충격과 배신감을 수습할 틈도 없이 더 황당한 현실이 닥쳐왔다. 남편이 사망했으므로 상속인인 A 씨가 이 불륜 소송을 수계해야 한다는 통보였다. 죽은 남편의 불륜 소송을 본인이 대신 치러야 한다는 사실에 극심한 모욕감과 수치심이 밀려왔다.
한편으로 A 씨 역시 남편의 상간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싶어 했다. 이에 A 씨는 "상대방의 인적 사항을 전혀 모르는 상태인데 소송이 가능한가. 증거는 어떻게 수집해야 하냐. 제가 받을 수 있는 위자료는 대략 어느 정도 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수진 변호사는 "남편이 사망했더라도 상간 손해배상 소송은 상속인이 이어받아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내 역시 상간녀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김 변호사는 "배우자의 사망으로 혼인 관계가 끝났더라도 외도로 인한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하다"며 외도 사실을 알게 된 날부터 3년 이내라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만약 상간녀의 신원을 정확히 모른다면 남편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나 사회관계망서비스 기록 송금 내역 등을 통해 단서를 확보하고 법원의 사실조회 절차를 이용해 인적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상간 소송에서 인정되는 위자료는 통상 1000만~3000만 원 수준이며 혼인 기간과 자녀 유무 및 외도를 알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원이 최종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사소송법 제233조에 의하면 소송 절차 진행 중 당사자가 사망한 경우 지체 없이 상속인이 소송 절차를 수계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불륜으로 인한 위자료 지급 의무는 일신전속적 권리(타인에게 양도하거나 상속할 수 없는 권리)가 아니기에 가해자가 사망하더라도 소멸하지 않고 상속인에게 승계된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판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