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일본 채권시장서 200억엔 확보…보잉 103대 도입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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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보증부 사무라이본드 발행으로 약 1900억원 확보
정책금융 7000억원 더해 차세대 항공기 도입 계획에 속도
대한항공이 일본 채권시장에서 200억엔 규모 자금을 조달하며 차세대 항공기 도입 기반을 넓혔다.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기단 현대화와 장거리 노선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재무 여력을 확보하는 흐름이다.

일본 채권시장서 200억엔 조달
대한항공은 한국수출입은행 보증을 바탕으로 2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다고 6일 밝혔다. 한화로 약 1900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발행에는 한국수출입은행 보증이 붙었다. 보증부 채권은 발행 기업의 신용도와 함께 보증기관의 신뢰도까지 반영되기 때문에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대한항공은 고유가와 환율 변동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일본 기관투자가 수요를 확보하며 해외 금융시장에서 조달 여력을 확인했다.
항공업계는 달러 결제 비중이 높다. 항공기 구매, 리스료, 유류비, 정비 부품 등 주요 비용이 외화와 연결돼 있다. 이 때문에 항공사는 원화 회사채나 은행 대출만으로 자금을 마련하기보다 달러, 엔화 등 다양한 통화 조달을 병행한다. 조달 통화와 만기를 나누면 특정 시장의 금리 변화와 환율 부담을 분산할 수 있다.
‘사무라이본드’가 항공사에 필요한 이유

사무라이본드는 이름은 낯설지만 구조는 단순하다. 해외 기업이 일본에서 엔화로 돈을 빌리는 채권이다. 미국 시장에서 외국 기업이 발행하는 달러 채권을 양키본드, 호주 시장에서 발행하는 호주달러 채권을 캥거루본드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기업이 해외 채권시장으로 향하는 배경은 투자자 기반 확대와 조달 비용 관리에 있다. 일본은 장기간 저금리 환경이 이어졌고, 기관투자가층도 두껍다. 안정적인 신용 보강이 붙은 채권은 보험사, 은행, 연기금 등 장기 투자자에게 적합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
항공사는 특히 해외 자금 조달 필요성이 큰 업종이다. 항공기 한 대 가격이 수천억원에 이르고, 대형 항공기 도입 계약은 수년에서 10년 이상 장기간 이어진다. 기체를 주문하는 시점과 실제 인도 시점 사이에 금리와 환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자금 조달 계획을 여러 갈래로 세워야 한다.
대한항공의 이번 엔화 채권 발행도 이 같은 흐름에 놓여 있다. 일본 시장에서 확보한 자금은 대규모 항공기 투자와 운영자금 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재무 기반을 넓히는 역할을 한다.
보잉 항공기 103대 도입 계획

대한항공은 지난해 미국 보잉의 차세대 항공기 103대를 추가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 규모는 총 362억달러 수준이다.
도입 대상은 보잉 777-9 20대, 787-10 25대, 737-10 50대, 777-8F 화물기 8대다. 이들 항공기는 2030년대 후반까지 순차적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장거리 여객기, 중단거리 항공기, 화물기를 함께 들여오는 구성이다.
이번에 수출입은행이 지원하는 정책금융 규모는 총 7000억원이다. 수출금융 3000억원과 공급망안정화기금 4000억원이 포함됐다. 공급망안정화기금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국가 경제안보 관련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정책금융 수단이다.
항공산업은 여객 운송뿐 아니라 수출입 물류와도 직결된다. 반도체, 의약품, 전자부품, 신선식품처럼 빠른 운송이 필요한 품목은 항공 화물망 의존도가 높다. 항공사 기단 경쟁력이 국가 물류 경쟁력과 연결되는 이유다.
차세대 항공기는 연료 효율과 정비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신 기종은 탄소복합재 등 경량 소재 적용 비중이 높고 엔진 성능도 개선됐다.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 항공사 비용 부담이 바로 커지기 때문에 연료 효율은 장기 수익성을 가르는 핵심 요소다.
아시아나 통합 이후 커지는 기단 전략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통합 항공사 체제로 가는 절차를 밟고 있다. 통합이 진행되면 노선, 항공기, 정비, 마일리지, 인력 운용, 공항 슬롯까지 전반적인 재편이 필요하다.
대형 항공사 통합의 핵심은 중복 노선 정리와 장거리 네트워크 강화다.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은 대형 항공기 운용 능력, 환승 수요, 화물 적재 효율이 함께 작용한다. 대한항공이 777-9와 787-10 같은 장거리 기종을 확보하려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화물기 도입도 중요한 축이다. 777-8F는 장거리 화물 운송에 특화된 기종으로 꼽힌다. 전자상거래 성장, 반도체·배터리·의약품 운송 확대는 항공 화물 시장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 여객 수요 변동성이 커져도 화물 부문이 받쳐주면 항공사 수익 구조가 안정된다.
소비자에게 항공기 도입은 노선 선택지와 좌석 공급, 기내 환경 변화로 이어진다. 새 항공기가 늘면 노후 기재 교체와 장거리 노선 확대 여지가 커진다. 연료 효율이 높은 기종은 운항비 부담을 낮추고 최신 객실 설비는 좌석과 기내 서비스 경쟁력에도 영향을 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사무라이본드 발행에 대해 안정적인 사업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 신뢰를 확인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차세대 항공기 도입과 기단 현대화를 통해 고객 서비스와 운영 효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