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서랍에 계속 쌓이던 ‘이것’…앞으로 필요한 만큼만 살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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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위생용품 관리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
일회용 젓가락·숟가락 소분 판매, 세척제·헹굼보조제 리필 판매 허용

앞으로 일회용 젓가락과 숟가락 등을 낱개로 나눠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캠핑이나 나들이를 준비하다 보면 의외로 손이 많이 가는 것이 일회용품이다. 젓가락 몇 개, 숟가락 몇 개만 필요해도 대부분은 묶음 단위로 사야 한다. 한두 번 쓰려고 샀다가 집 서랍에 남은 일회용 수저가 쌓이고 다음번에 다시 찾으면 또 어디 있는지 몰라 새로 사는 일이 반복된다. 음식은 필요한 만큼만 사는 문화가 익숙해졌지만 일회용 위생용품은 아직도 소량 구매가 쉽지 않았다. 앞으로는 이런 불편이 조금 줄어들 전망이다.

일회용 젓가락·숟가락 소분 판매 가능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위생용품 관리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6일 밝혔다. 의견 제출 기간은 다음 달 18일까지다.

이번 개정안은 오는 12월 31일 시행되는 위생용품 관리법 개정안에 맞춰 마련됐다. 법률 개정으로 위생용품소분업과 위생용품소비자리필판매업이 새로 생기면서 실제로 어떤 품목을 소분하거나 리필 판매할 수 있는지 세부 기준을 마련했다.

위생용품소분업은 일회용 젓가락 등 총리령으로 정하는 위생용품 완제품을 나눠 유통할 목적으로 다시 포장해 판매하는 영업이다. 위생용품소비자리필판매업은 세척제 등 정해진 위생용품 완제품을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덜어 별도 포장 없이 판매하는 영업이다.

그동안 위생용품은 제조·수입·판매 단계에서 포장 단위와 영업 형태가 제한적으로 운영돼 왔다.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일부 위생용품은 필요한 수량만큼 나눠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량 묶음 제품을 사지 않아도 되고 판매자 입장에서는 소량 판매나 맞춤형 판매 방식이 가능해진다.

소분 판매 대상은 미생물 규격이 없는 위생용품이다. 일회용 젓가락과 숟가락, 포크, 나이프가 포함된다. 일회용 타월과 행주도 소분 판매 대상에 들어간다. 다만 모든 위생용품이 소분 판매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식약처는 위생 관리 필요성과 제품 특성을 고려해 대상 품목을 정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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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척제·헹굼보조제는 리필 판매

소분 판매와 함께 리필 판매 기준도 마련됐다. 위생용품소비자리필판매업 대상 품목은 세척제와 헹굼보조제다. 앞으로 소비자는 정해진 기준을 갖춘 영업소에서 세척제나 헹굼보조제를 필요한 만큼 리필해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세척제는 식기와 조리기구 등을 씻는 데 쓰이는 제품이다. 헹굼보조제는 식기세척기 등을 사용할 때 세척 뒤 물기가 잘 빠지도록 돕는 제품이다. 두 품목은 액체 형태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아 리필 판매 수요가 있는 품목으로 꼽힌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이번 개정안은 리필 판매 영업자가 영업소 밖에서도 한시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에 따라 소비자리필판매업자는 전시회장이나 지역행사장 등에서 일정 기간 리필 판매를 할 수 있다. 친환경 행사나 지역 장터 등에서 세척제 리필 판매가 이뤄질 수 있는 근거가 생기는 셈이다.

다만 리필 판매는 위생 관리가 중요한 만큼 영업 신고와 시설 기준, 표시 사항 등 관련 규정을 지켜야 한다. 제품을 담는 용기와 판매 과정에서 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회수 공표 기준도 마련

회수 공표 명령을 받은 영업자가 어떤 내용을 공개해야 하는지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영업자는 제품명과 제조일, 회수 사유와 방법, 영업자 정보 등이 담긴 긴급회수문을 일간신문과 영업자 누리집 등에 공표해야 한다.

이는 문제가 생긴 위생용품이 유통됐을 때 소비자가 회수 대상 제품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위생용품은 식기나 조리도구, 손과 직접 닿는 제품이 많아 회수 정보가 늦게 전달될 경우 소비자 불편과 안전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식약처는 생산 실적 등 위생용품 정책 수립에 필요한 조사와 연구 업무를 위탁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위생용품 시장 규모와 생산·유통 현황을 파악해 향후 제도 개선에 활용하기 위한 조치다.

식약처는 이번 개정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규제 합리화 조치라고 설명했다. 신규 영업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불필요한 포장재 사용을 줄여 자원순환 정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제도는 오는 12월 31일 위생용품 관리법 개정안 시행에 맞춰 적용된다. 개정안의 자세한 내용은 식약처 대표 누리집 법령정보와 입법·행정예고, 관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