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맛집 가면 2만 원 훌쩍… 복날 대표 보양식 한 그릇 가격이 언제 이렇게 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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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 앞두고 삼계탕 가격 5년새 29% 급등
초복(7월 15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 가격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무더위가 시작되면 으레 삼계탕 한 그릇을 찾던 소비자들이지만, 올해는 가격표 앞에서 한 번 더 망설이게 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최근 5년간 서울 지역 삼계탕 가격은 29%에 가깝게 뛴 반면, 원재료인 육계 가격 상승률은 20%에 그쳤다. 부재료와 인건비 등 외식업 전반의 비용 상승이 가격에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서울 평균 1만 8154원... 2만원 넘는 곳도
5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지역 삼계탕 평균 가격은 지난 5월 기준 1만 8154원으로 집계됐다. 이름난 삼계탕 전문 식당 중에는 한 그릇에 2만원을 넘어서는 곳도 있다.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부담 없이 즐기던 보양식이 어느새 웬만한 회식 메뉴 못지않은 가격대에 올라섰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삼계탕 가격은 최근 몇 년째 계단식으로 오르고 있다. 5월 기준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은 2021년 1만 4077원에서 2022년 1만 4577원, 2023년 1만 6423원으로 처음 1만 6000원대를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1만 7654원까지 올랐다. 이어 지난해 8월에는 처음으로 1만 8000원 선을 돌파했다. 5년 새 오른 폭만 4000원이 넘는 셈으로, 한여름 보양식 한 그릇 값이 매년 조금씩 무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대표 외식 메뉴 가운데서도 삼계탕은 가격이 높은 축에 속한다. 올해 5월 기준 서울 지역 주요 외식 메뉴 중 평균 가격이 가장 비싼 것은 삼겹살(200g 환산·2만 1321원)이었고, 삼계탕(1만 8154원)이 그 뒤를 이었다. 냉면(1만 2615원), 비빔밥(1만 1769원), 칼국수(1만 38원)가 다음 순서였다. 서민 외식 메뉴로 꼽히던 냉면이나 칼국수조차 1만원을 넘어선 지 오래인 만큼, 삼계탕 가격은 그보다 한참 위인 셈이다.
지역별 가격 차이도 컸다. 서울과 울산의 가격 차이는 2554원에 달했다. 부산(1만 7028원), 대전(1만 7095원), 제주(1만 7182원) 등도 평균 가격이 1만 7000원대에 형성됐다. 반면 광주는 1만 5241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같은 삼계탕 한 그릇이라도 어느 지역에서 먹느냐에 따라 최대 2500원 넘게 가격 차이가 나는 셈이다.
원재료값보다 더 오른 외식 가격
원재료 가격과 비교하면 외식 삼계탕의 가격 상승폭이 더 두드러진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올해 5월 육계 전국 평균 소매가는 ㎏당 6518원으로 2021년 5월(5433원)보다 20.0%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지역 삼계탕 가격 상승률(29.0%)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원재료값 상승폭보다 외식 가격 상승폭이 9%포인트 가까이 더 큰 셈이다.
삼계탕은 닭고기 외에도 찹쌀과 마늘, 대추 등 다양한 식재료가 들어가는 데다, 인건비와 임차료 등 외식업 전반의 비용 상승이 함께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고물가 흐름 속 외식비 부담 가중
이런 삼계탕 가격 상승은 최근 이어지는 고물가 흐름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올라 2024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식품 가격은 한 달 전(0.3%)보다 크게 뛴 1.6% 상승하며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외식이 포함된 음식·숙박 부문 물가 역시 매달 2%대 중후반 상승률을 이어가며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여기에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과 원재료비, 인건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외식업계 전반의 가격 인상 압력도 계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최저임금 인상과 임차료 상승 등 구조적인 비용 요인도 외식 물가를 끌어올리는 배경으로 함께 꼽힌다.

이렇다 보니 삼계탕 같은 계절 보양식은 물론 냉면, 비빔밥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외식 메뉴 가격까지 줄줄이 오르면서, 여름철 보양식 한 끼를 챙겨 먹는 부담도 예년보다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월급은 크게 늘지 않는데 외식 물가만 계속 오르면서, 가족 단위로 삼계탕집을 찾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예전엔 별 부담 없이 먹던 음식인데 이제는 큰맘 먹고 나가야 하는 메뉴가 됐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유통업계는 저렴한 밀키트로 대응
삼계탕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식품 유통업계는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삼계탕 밀키트 등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외식 물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이 대체재로 주목받는 흐름이다. 최근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홈쇼핑채널 GS샵은 초복을 앞두고 보양식 라인업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도 이날까지 삼계탕 등 보양 간편식을 할인 판매한다. 외식 물가 부담이 커진 만큼, 값비싼 외식 대신 집에서 보양식을 챙겨 먹으려는 이런 소비 흐름은 올여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물가 시대에 초복을 앞둔 소비자들의 밥상 풍경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