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선 접하기도 힘든데… 월드컵 찾은 해외 팬들 눈뒤집힌 '이 소스'
작성일
랜치 소스가 뜨는 이유, 마약처럼 중독되는 맛의 비결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맞아 미국을 찾은 해외 축구 팬들 사이에서 미국산 '랜치 소스'가 큰 인기를 끌면서, 현지 공항 상점들이 이를 겨냥한 발 빠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는 뉴욕 존 F. 케네디(JFK) 국제공항 내 기념품 상점 진열대에 월드컵 공식 굿즈와 함께 랜치 소스가 대량으로 비치된 사진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진풍경은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미국의 대중적인 소스인 랜치를 처음 접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에서 비롯됐다. 랜치 소스는 1954년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의 한 목장을 운영하던 농부 스티브 헨슨이 손님 접대용으로 만든 것이 시초로, 마요네즈와 버터밀크를 기본으로 마늘, 양파, 각종 허브를 섞어 만든다. 이렇게 탄생한 소스는 1992년을 기점으로 이탈리안 드레싱을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드레싱 자리에 올랐고, 이후 30년 넘게 그 지위를 지켜오고 있다.
랜치가 유독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이유로는 특유의 고소하고 진한 맛이 꼽힌다. 원래는 샐러드에 뿌려 먹는 드레싱으로 개발됐지만, 튀김류나 피자처럼 기름진 음식과 만났을 때 느끼함을 잡아주면서도 감칠맛을 더해주는 특성 덕분에 만능 소스로 자리 잡았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맥도날드를 비롯한 여러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케첩, 머스타드와 함께 랜치를 디핑 소스로 기본 제공할 정도로 일상적인 소스가 됐다.
유럽 등 해외에서는 랜치 소스를 접하기 어려운 편이라,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미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이 낯선 소스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소셜미디어(SNS)에는 한 유럽 축구팬이 "랜치 소스가 마약 같은 줄 왜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냐"며 "유럽에도 랜치가 필요하다"고 적은 게시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떻게 먹어야 맛있나
미국 현지에서 랜치 소스를 즐기는 방식은 다양하다. 가장 기본적인 활용법은 감자튀김이나 치킨 텐더, 각종 튀김류를 찍어 먹는 디핑 소스로 쓰는 것이다. 고소하고 크리미한 랜치 소스가 튀김의 기름진 맛을 부드럽게 감싸주면서 감칠맛을 배가시켜준다. 피자 위에 뿌려 먹거나, 핫도그에 케첩과 머스타드 대신 얹어 먹는 것도 미국 현지인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조합이다.

당근이나 브로콜리, 셀러리 같은 생채소를 찍어 먹는 것도 대표적인 방법이다.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는 생채소가 랜치 소스와 만나면 훨씬 부드럽고 고소한 맛으로 바뀐다는 평가가 많다. 이 밖에도 샌드위치나 랩에 발라 먹거나, 나초나 감자칩 같은 스낵류에 찍어 먹는 방식도 흔하다. 실제로 1987년 출시된 '쿨 랜치 도리토스'를 시작으로 랜치 맛을 낸 과자류가 잇따라 출시될 만큼, 랜치는 소스를 넘어 하나의 맛 카테고리로도 자리 잡았다.
기내 반입 한도 초과로 공항서 압수 소동
미국 체류 중 랜치 소스에 매료된 해외 팬들이 귀국길에 이를 대거 챙겨가려다, 공항 검색대에서 기내 액체류 반입 한도 초과 규정에 걸려 무더기로 압수당하는 소동이 속출했다. 미국 교통보안청(TSA) 규정상 기내 휴대 수하물에 넣을 수 있는 액체류는 100㎖(3.4온스)를 넘어서는 안 되는데, 시중에서 판매되는 랜치 소스 대부분이 이 기준을 훌쩍 넘는 대용량 제품이기 때문이다.
사태가 빈발하자 TSA는 지난달 1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국제 관광객들에게 랜치 소스를 기내 수하물에 넣지 말라고 공식적으로 경고했다. TSA는 인스타그램에 대형 액체류 제품들과 함께 압수된 랜치 소스병 사진을 올리며 "마지막 공항 랜치 사건 이후 경과한 날짜: 0일"이라는 문구를 덧붙이기도 했다. 이 게시물에는 "가루로 된 랜치도 있다"거나 "츄릭필레이 소스도 큰 병으로 파는데 그것도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 미국인들의 유쾌한 댓글이 이어졌다.
공항 상점들의 발 빠른 틈새 마케팅
이에 공항 상점들은 보안 검색대를 통과한 뒤 내부 면세점이나 매점에서 구매한 액체류는 용량 제한 없이 기내 반입이 가능하다는 규정을 역이용해, 검색대 안쪽 매장에 랜치 소스를 대거 진열하는 틈새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
월드컵 토너먼트가 진행되며 자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관람객이 늘어나는 가운데, 검색대 통과 문제로 랜치 소스 반입에 어려움을 겪던 해외 축구팬들의 수요를 정확히 간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항 상점들의 발 빠른 상술 덕분에 해외 팬들은 압수 우려 없이 소스를 소지한 채 무사히 귀국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