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당해 부대 옮긴 여군 "새 부대서 상관한테 성폭행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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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출 후에도 반복된 성폭력, 군 내 피해자 보호 체계 문제 없나?
군 복무 중 성추행 피해를 겪어 다른 부대로 전출한 여성 부사관이 새 부대에서도 상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군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2일 JTBC '사건반장'은 육군 부사관으로 복무 중인 20대 여성 A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A씨는 첫 부대에서 성추행 피해를 입은 뒤 어렵게 다른 부대로 전출했지만, 새 부대에서도 또다시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2021년 육군 부사관으로 임관했다. 첫 부대에 배치된 지 약 6개월 만에 남성 상관으로부터 성추행과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당시 사건으로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그는 자해를 했고 정신과 입원 치료까지 받았다.

중학생 시절부터 군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는 A씨는 군 생활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전역 대신 휴직을 선택했다. 약 1년 동안 치료를 받은 뒤 다른 부대로 전출해 다시 근무를 시작했다.
새 부대에서는 행정보급관으로 근무하던 남성 상관이 휴직과 복직에 필요한 행정 절차를 도와줬다고 한다. A씨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해당 상관을 신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또 다른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수면제를 복용한 뒤 잠들었다가 깨어보니 상관이 알몸 상태로 자신의 몸 위에 있었고, 자신 역시 옷이 벗겨진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A씨는 즉시 화장실로 몸을 피한 뒤 군 간부들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 "우리 집인데 와 달라. 강간당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신고를 받은 군 간부와 경찰은 현장으로 출동했고 해당 상관은 현장에서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직후 A씨는 수면제 영향으로 자신의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집 안에 설치된 홈캠 영상을 확인한 뒤 알몸 상태의 상관 모습이 촬영된 장면을 보고 사건이 실제로 발생했다고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A씨는 성폭력 피해자 지원기관인 해바라기센터에서 DNA 채취와 증거 확보 절차를 진행했다. 군은 확보된 DNA 감정 결과와 관련 자료 등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갔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상관은 조사 과정에서 "신체를 만지고 성관계를 시도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DNA 검사 결과 등을 종합해 군인등준강간 혐의를 적용했고, 사건을 군검찰에 송치했다.

사건 이후 A씨는 다시 정신의료기관에 입원 치료를 받았다. 현재는 휴직 상태로 부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공황 증상과 스트레스성 원형탈모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또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두려워졌다고 호소했다.
그는 "부대도 옮기고 이름까지 바꿨는데 또 이런 일을 겪었다"며 심경을 전했다. 이어 "지금 전역하면 사건이 흐지부지 끝날까 봐 군을 떠나지도 못하고 있다. 하루빨리 가해자가 처벌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군 조직 내 성폭력 피해자가 부대를 옮긴 뒤에도 다시 피해를 주장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첫 사건 이후 치료와 휴직, 전출을 거쳐 복무를 이어가던 중 또다시 피해를 호소하면서 군의 피해자 보호 체계와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군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는 일반 형사사건과 달리 군사법원법과 군형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현역 군인이 피의자인 경우 군사법 체계에 따라 군사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사건은 군검찰로 송치된다. 이후 군검찰은 증거와 진술 등을 검토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며, 기소될 경우 군사법원의 판단을 받게 된다.
국방부는 그동안 군 내 성범죄 예방과 피해자 보호 강화를 위해 성고충전문상담관 운영, 피해자 보호조치, 신고체계 개선 등을 시행하고 있다. 다만 군 내부에서 발생하는 성범죄 사건은 피해자가 조직 내 불이익을 우려하거나 2차 피해를 걱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지속적인 제도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군검찰은 송치된 사건의 증거와 진술 내용을 토대로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기소 여부와 재판 결과에 따라 사건의 사실관계와 형사책임 여부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