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일상 채워준”…故 강희선 성우에 오세훈이 남긴 애도의 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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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을 대표해 깊은 애도를 표하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지하철 안내방송과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 엄마 역으로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성우 강희선 씨의 별세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시민 일상 동행해 준 따스한 목소리" 애도
오 시장은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서울 지하철 1호선부터 8호선까지 안내방송 목소리로 서울시민들의 발걸음에 동행해 주셨던 강희선 성우님께서 우리 곁을 떠났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어 오 시장은 고인이 세상을 떠나기 전 투병 생활 중에도 일에 대한 남다른 책임감을 보여준 일화를 언급했다. 그는 "투병 중이신 병실에서조차 지하철 안내방송을 녹음하셨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한동안 먹먹한 마음에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술회했다.
또한 고인의 목소리가 지녔던 사회적 의미에 대해서도 경의를 표했다. 오 시장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우리가 들었던 그 목소리는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하루를 여는 활기찬 신호였고, 누군가에게는 지친 하루가 끝났다는 안도감이었다"며 고인의 목소리를 "서울시민을 향한 고인의 깊은 애정 그 자체"라고 평했다.
아울러 대중문화계에서 고인이 쌓아온 업적을 기렸다. 오 시장은 고인을 가리켜 "따뜻한 '짱구 엄마'가 돼 우리 청년들과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셨던 분"이라며 "47번의 고통스러운 항암 치료를 견디면서도 마이크 앞을 지키셨던 고인의 숭고한 장인정신 앞에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서울시민을 대표해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페이스북에 남긴 글 전문이다.
서울시민의 일상을 채워준 따스한 목소리, 강희선 성우님의 명복을 빕니다
서울 지하철 1호선부터 8호선까지, 안내방송 목소리로 서울시민들의 발걸음에 동행해 주셨던 강희선 성우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투병 중이신 병실에서조차 지하철 안내방송을 녹음하셨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한동안 먹먹한 마음에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우리가 들었던 그 목소리는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하루를 여는 활기찬 신호였고, 누군가에게는 지친 하루가 끝났다는 안도감이었습니다. 서울시민을 향한 고인의 깊은 애정 그 자체였습니다.
따뜻한 ‘짱구 엄마’가 되어 우리 청년들과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셨던 분이기도 합니다. 47번의 고통스러운 항암 치료를 견디면서도 마이크 앞을 지키셨던 고인의 숭고한 장인정신 앞에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서울시민을 대표해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합니다. 강희선 성우님,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하철 안내방송과 '짱구 엄마'로 남은 목소리
유족 등에 따르면 고(故) 강희선 씨는 이날 오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66세다.

지난 1979년 동양방송(TBC) 공채 성우 11기로 데뷔한 고인은 이후 KBS 성우극회 15소속으로 재편돼 다양한 영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특히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주인공 엄마인 '봉미선' 역과 친구 '맹구' 역을 연기하며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 아울러 1996년부터 서울 지하철 1~8호선의 안내방송 목소리를 맡아 수십 년 동안 서울 시민들의 일상과 출퇴근길을 함께해왔다.
고인은 4일 오전 2시 10분경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에서 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6일 오전 7시 40분에 엄수된다. 장지는 용인공원 아너스톤으로 정해졌다.
고인은 지난 2021년 대장암 진단을 받았으며 간으로 암세포가 전이돼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이후 무려 47회에 달하는 혹독한 항암 치료를 견뎌내며 목소리 연기를 지속했다. 고인은 2024년 4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같은 암 투병 사실을 고백했다. 고인은 당시 방송에서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매일의 삶을 마주하고 있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투병 중에도 직업적 사명감은 꺾이지 않았다. 급한 녹음 일정이 있을 때는 병실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임시로 지하철 안내방송을 녹음하기도 했다. 신체적 한계 속에서도 편성 조정을 해주며 배려한 제작진의 호의에 부응해 '짱구 엄마' 녹음을 계속 이어갔으며 극장판 분량의 장시간 녹음을 마친 뒤에는 사흘간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해 녹음에 임했다. 또한 고령의 어머니가 충격을 받을 것을 우려해 병명을 직접 밝히지 않고 '캔서'라는 표현을 쓰며 투병 생활을 숨겨온 일화가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