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법원,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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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파산·청산 수순 불가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지속 여부를 두고 법원이 최종 판단을 내렸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3일 결정했다.

두 차례 연장된 기한, 결국 폐지로
앞서 법원은 홈플러스 측이 제출해야 할 회생계획안 기한을 두 차례 늦춰준 바 있다. 당초 지난 3월이었던 제출 기한은 5월로 한 차례 연장됐고, 이후 다시 이날까지로 미뤄졌다. 두 번의 유예 기간을 거쳤음에도 홈플러스는 법원이 요구한 수준의 회생 방안을 내놓지 못했고, 결국 법원은 회생절차 폐지라는 결론을 내렸다.
법원이 회생절차를 끝내기로 했다는 것은 현재 제시된 계획만으로는 홈플러스가 스스로 재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회생절차는 기업이 빚을 조정받으며 정상화를 시도하는 과정인데, 이 절차 자체를 폐지한다는 것은 사실상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본 것과 같다.
남은 길은 사실상 파산·청산 수순
회생절차 폐지가 확정되면 기업이 택할 수 있는 길은 사실상 파산뿐이다. 법원 결정에 따라 홈플러스는 남은 마트 부지와 건물, 재고 등 보유 자산을 모두 매각하고, 그 매각 대금으로 채권자들에게 빚을 나눠 갚는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이는 회생을 통한 정상화가 아니라 회사 자체를 정리하는 수순으로, 매장 운영이 순차적으로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
홈플러스는 회생 과정에서 이미 점포 수를 줄이고 인력도 절반으로 감축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폐지 결정으로 남아 있는 핵심 점포마저 문을 닫거나 쪼개어 매각될 가능성이 커졌다. 점포가 추가로 정리되면 현재 근무 중인 직원들의 대규모 실직이 뒤따를 수밖에 없고, 홈플러스에 물건을 납품하던 협력업체들 역시 연쇄적인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변수, 즉시항고는 가능하지만
홈플러스가 이번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 즉시항고, 즉 이의신청을 제기하는 것은 가능하다. 항고 절차를 밟는 동안 시간을 다소 벌 수는 있다. 하지만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채권단이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해 신규 자금을 수혈하지 못한다면, 법원의 이번 결정을 실제로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앞서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채권단, 노조는 청산보다 회생절차 유지에 무게를 둔 의견을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법원이 요구한 2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 방안은 이 의견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자금 확보 없이 회생 의지만 밝힌 셈이어서, 법원이 이를 실효성 있는 회생 계획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수개월째 자금 묶인 협력 소상공인들
이번 폐지 결정 이면에는 홈플러스의 정산 지연 사태 장기화도 자리한다. 수개월째 대금이 묶인 소상공인들은 이미 심각한 경영난에 처한 상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홈플러스 납품 중소상공인 150개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는 76.7%에 달했다.
받지 못한 납품 대금 규모는 극단값을 제외한 평균으로도 7억7400만원에 이르렀다. 5억원 이상을 받지 못한 기업도 40.7%로 집계됐다. 특히 납품일로부터 60일을 초과해 정산이 지연되고 있다는 응답이 98.0%에 달해, 정산 지연이 일부 업체의 문제가 아니라 거래 관계 전반에 걸친 구조적 문제였음을 보여준다.
소상공인이 떠안은 이중고
정산 지연은 단순히 돈을 늦게 받는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소상공인들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정산 지연으로 원부자재 구입 대금과 하도급 대금 결제가 밀리고, 신제품 개발과 인건비 지급까지 늦어지는 상황을 겪고 있다. 필수 운영자금이 부족해지면서 대출로 버텨야 했고, 그 대출에 대한 상환 부담까지 떠안게 된 업체도 상당수다.
김희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납품 중소기업들의 생존이 담보돼야 홈플러스의 정상화도 가능하다"며 "홈플러스 경영 위기에 일말의 책임도 없는 만큼 마땅히 이들 기업의 생존이 최우선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홈플러스 사태의 책임을 누구보다 적게 진 협력업체들이 오히려 가장 먼저, 가장 크게 피해를 떠안고 있다는 현실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