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축구, 곧 있을 아시안컵 조편성 다시 봤더니…역대급 꿀조에 편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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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년 만의 우승 기회, 최적 조 편성도 흔들리는 이유는?
한국 축구가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탈락이라는 기대 이하 결과를 만들어낸 가운데, 이제 축구팬들 시선은 곧 열릴 2027 아시안컵으로 향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이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베트남, 아랍에미리트(UAE), 예멘과 함께 E조에 배정됐다. 대진표만 놓고 보면 67년 만의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이 갖춰졌다. 하지만 정작 이 소식을 접한 축구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조 편성의 호재와 별개로 대표팀 안팎에 쌓인 악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운 좋게도 껄끄러운 상대는 다 피했다
AFC는 지난 5월 한국시각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살와 궁전에서 2027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조 추첨식을 진행했다. 2027 대회는 내년 1월부터 2월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다. 24개국이 4개 팀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고, 각 조 1~2위와 3위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16강에 합류하는 방식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의 마지막 아시안컵 우승은 1956년 1회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다. 이후로는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직전 2023년 대회에서는 4강에서 요르단에 0-2로 패해 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이번 조 추첨 결과는 여러모로 유리하게 짜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순위 25위로 E조에서 가장 높은 순위다. 2위 요르단전 패배의 기억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요르단은 물론 이라크, 카타르 등 중동의 까다로운 팀들을 모두 피했다. 숙적 북한도 다른 조에 편성됐다.

숫자로 보면 이보다 완벽할 수 없는 대진
E조에 속한 세 팀과 한국의 상대 전적을 보면 격차가 뚜렷하다. 베트남은 FIFA 랭킹 99위로, 한국은 베트남을 상대로 17승 6무 2패를 기록 중이다. 베트남의 아시안컵 최고 성적은 2007년과 2019년 대회의 8강 진출이다. 현재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은 김상식 감독이 잡고 있다.
UAE는 랭킹 68위로 세 상대 중 가장 껄끄러운 팀으로 꼽힌다. 1996년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력이 있어 다크호스로 분류된다. 다만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13승 5무 3패로 앞선다. 랭킹 140위의 예멘은 조별리그 진출이 최고 성적이며, 한국은 예멘을 상대로 2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다.
아시안컵 최다 우승국(4회)인 일본은 F조에서 카타르, 타이, 인도네시아와 겨룬다. 북한은 B조에서 우즈베키스탄, 바레인, 요르단과 함께 편성됐다. 이날 추첨자로는 2026 AFC 여자 아시안컵 결승전 주심을 맡았던 김유정 국제심판이 나섰다.
전체 조 편성은 다음과 같다. A조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오만, 팔레스타인이다. B조는 우즈베키스탄, 바레인, 북한, 요르단이다. C조는 이란, 시리아, 키르기스스탄, 중국이다. D조는 호주, 타지키스탄, 이라크, 싱가포르다. E조는 대한민국, UAE, 베트남, 예멘이다. F조는 일본, 카타르, 타이, 인도네시아다.

그런데 왜 팬들은 웃지 못하나, 월드컵 대참사의 그림자
조 편성과 관련해 축구팬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는 이유는 대표팀이 처한 현실 때문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은 멕시코, 체코, 남아공과 함께 조를 이뤘다. 역대 가장 수월한 조 편성이라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결과는 1승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이었다. 최종 성적은 48개국 중 34위에 그쳤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첫 출전 이후 72년 한국 축구 역사에서 가장 낮은 순위다.
이 결과에 책임을 지고 홍명보 감독은 지난달 29일 사퇴했다. 홍 감독은 선수 시절과 지도자 시절을 통틀어 한국 축구의 상징적 인물이었지만, 2014년 브라질 대회에 이어 같은 국가대표팀을 두 차례나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으로 이끈 세계 최초의 감독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기고 물러났다.

사령탑 없는 대표팀, 남은 시간은 단 6개월
현재 한국 대표팀은 감독이 없는 상태다. 아시안컵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6개월 남짓이다. 그 안에 새 감독을 선임하고, 전술을 다시 세우고, 월드컵 탈락으로 떨어진 선수단의 사기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통상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에만 수개월이 걸리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이 넉넉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축구팬들이 ㅎ녀재 가장 궁금해할 부분은 결국 신임 감독 선임 시점과 방식일 것이다. 대한축구협회가 국내 감독을 선임할지, 외국인 감독을 선임할지, 임시 체제로 대회를 치를지에 따라 준비 기간과 전력 구성이 크게 달라진다. 과거 사례를 보면 외국인 감독 선임은 통상 협상과 행정 절차에만 두세 달가량 소요된 경우가 많았고, 국내 감독을 내부에서 발탁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빠르게 체제를 갖출 수 있었다. 다만 이번 협회의 선임 절차와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또 하나 관심이 쏠릴 부분은 주축 선수단 구성이다. 월드컵 탈락 이후 세대교체 여부, 부상 선수 복귀 시점, 유럽파 선수들의 소집 가능 일정 등이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부분은 신임 감독 선임 이후 구체적인 소집 명단이 나와야 윤곽이 잡히는 사안이다.
정리하면 이번 조 편성 자체는 객관적 전력, 상대 전적, 회피한 대진 모두에서 한국에 유리하게 짜였다. 문제는 대진표 밖에 있다. 월드컵 역대 최저 성적, 감독 공석, 6개월이라는 촉박한 준비 기간이 겹치면서 '쉬운 조'라는 호재가 오히려 부담으로 읽히는 상황이다. 시험 문제는 쉽게 나왔지만 정작 시험을 치를 선수단과 감독 체제가 정비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한축구협회가 얼마나 신속하고 투명하게 후속 절차를 밟느냐에 따라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국 축구가 67년 만의 우승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할지, 또 한 번의 부진으로 이어질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새 감독은 어떤 절차로 뽑힐까
대한축구협회의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은 통상 기술위원회의 후보군 검토와 면접을 거친 뒤 이사회 의결로 최종 확정되는 구조로 진행돼왔다. 국내파와 해외파 후보를 동시에 검토하는 경우가 많았고, 외국인 감독을 선임할 때는 계약 조건 협상에 추가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이번에도 협회가 후보군을 얼마나 빠르게 압축하느냐에 따라 실제 선임 시점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아시안컵 본선은 조별리그 3경기를 마친 뒤 16강부터 토너먼트로 전환되는 방식이다. 각 대표팀은 통상 대회 개막 수 주 전 최종 엔트리를 확정해 제출해야 한다. 새 감독이 선임되는 시점이 늦어질수록 유럽파 선수 소집과 전술 훈련에 할애할 수 있는 실전 기간은 그만큼 줄어드는 구조다. 결국 감독 선임 발표 시점 자체가 이번 대표팀의 준비 수준을 가늠할 첫 번째 지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