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적 수익률 '위험 경고'에도…몸값 3700조로 투자자들 몰리고 있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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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매출 100배 과열” 경고에도… 머스크 '우주 AI' 비전에 주가 상승
기업가치 약 2조 4000억 달러(한화 약 3700조)로 평가받는 우주 기업 스페이스X를 둘러싸고 월가 금융투자업계에서 고평가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스페이스X의 현재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으나 시장 투자자들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제시한 '우주 기반 인공지능(AI)' 사업의 미래 비전에 더 큰 신뢰를 보내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의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Barron's)에 따르면 시장 투자조사업체 카일라시 콘셉츠(Kailash Concepts)는 최근 공개한 기업 분석 보고서를 통해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연간 매출액의 약 100배 수준에 달한다는 점을 정면으로 지적했다. 카일라시 측은 과거 전례를 바탕으로 이 같은 초고밸류에이션이 지닌 위험성을 경고했다.
카일라시는 보고서에서 "과거 매출 대비 10배 이상의 기업가치로 거래됐던 종목들의 추이를 살펴보면 약 3년 동안 3분의 2가량이 S&P500 지수 수익률을 밑돌았으며 평균 수익률 또한 지수보다 30%포인트 이상 낮았다"고 분석했다. 이를 과거 시장의 '재앙적인 수익률(catastrophic returns)' 사례로 규정했다. 이어 "매출 100배에 달하는 현재의 밸류에이션은 과거 위험 지표였던 10배보다도 다시 10배나 더 높은 수준"이라며, 스페이스X가 인정받고 있는 현재 가치의 대부분이 아직 실현되지 않은 미래 사업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에 기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카일라시는 스페이스X의 높은 기업가치를 지탱하는 핵심 근거인 '우주 AI 데이터센터' 구상에 대해서도 상당히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우주 AI 데이터센터는 머스크 CEO가 공언한 '우주 기반 AI 인프라 기업' 비전의 핵심 축이다. 지구 저궤도에 최대 100만 기의 AI 데이터센터용 위성을 배치함으로써 향후 2~3년 내에 지상에 존재하는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하이퍼스케일러)들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AI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대담한 구상이다.
이에 대해 카일라시는 "원대한 약속을 하는 것은 머스크 CEO의 분명한 강점이지만 문제는 그 약속을 온전히 지키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하나의 실패에서 또 다른 '대담한 아이디어'로 끊임없이 돌리는 머스크의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며 이런 우주 기반 AI 비전이 실제 현실화되지 못하거나 사업 추진이 대폭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투자자들이 머스크의 AI 관련 약속에 대해 지나치게 과도한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같은 날 글로벌 금융투자사인 다이와증권도 스페이스X에 대한 신규 종목 분석을 개시하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다이와증권은 스페이스X에 대해 '보유(Hold)' 투자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로 175달러를 제시했으며 전체 기업가치는 약 2조 4000억 달러로 평가했다. 다이와증권은 스페이스X가 보유한 우주 발사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경쟁력과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 그리고 AI 기업 'xAI' 사업의 성장성은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차세대 우주선 '스타십' 개발을 비롯해 스타링크 및 우주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투입돼야 할 막대한 자본 투자 부담과 높은 밸류에이션 수준 등을 피할 수 없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배런스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스페이스X를 공식 분석한 애널리스트는 총 13명이다. 이 중 과반인 7명이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최소 165달러에서 최대 310달러 선에 분포돼 있다. 반면 나머지 6명의 애널리스트는 '보유' 의견을 냈다. 금융투자업계에서 보유 의견은 매도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적극적인 추가 매수를 추천하지도 않는 중립적인 관점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시장 투자자들은 월가 전문가들의 이 같은 신중론과 고평가 경고에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스페이스X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8% 상승한 16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초기 공모가와 비교했을 때 약 2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월가의 잇따른 지적에도 불구하고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 사업이 스페이스X의 강력한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신뢰와 기대감이 꺾이지 않으면서 현재의 높은 기업가치를 견고하게 지탱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