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스타벅스 구호’ 사태 확산…보수단체, 야구협회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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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위·자유대한호국단 등 협회 인사 고발 예고
배재고는 구호 선창 학생 2명 생활교육위 회부 절차

배재고 야구부의 이른바 ‘스타벅스 구호’ 논란이 보수 성향 시민단체의 고발전과 정치권 공방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 앞에 배재고등학교 야구부를 비판하는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 뉴스1
지난 2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 앞에 배재고등학교 야구부를 비판하는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 뉴스1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가 ‘스타벅스 구호’ 논란으로 배재고 야구부에 중징계를 내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인사들을 경찰에 고발한다고 연합뉴스가 3일 보도했다.

서민위는 이날 오전 서울경찰청에 협회 인사들을 강요와 업무방해 등 혐의로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을 제출한다. 배재고 야구부에 대한 6개월 전국대회 출전 정지 징계가 과도하다는 취지다.

보수단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고발

보도에 따르면 서민위의 고발 대상에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과 부회장, 배재고 야구부의 6개월 전국대회 출전 정지 징계를 결정한 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인사들이 포함됐다.

서민위는 고발장에서 “선수들이 미성년자고 구호가 악의적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고교 3학년 주전들에게도 징계를 적용해 미래 선수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 일방적·불공정·불합리한 징계”라고 주장했다.

자유대한호국단도 이날 오전 서울경찰청에 비슷한 취지의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고발 대상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인사들이다.

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후보 캠프에서 상근부대변인으로 활동한 김혜지 전 서울시의원도 이날 협회 수뇌부 등에 대한 고발을 예고했다. 김 전 의원은 조롱성 응원 자체는 문제임이 분명하지만 배재고의 하반기 모든 대회 출전을 막는 징계는 협회의 월권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쟁점으로 확산

배재고 사태는 고발을 포함해 정치권 쟁점으로도 번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인사들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배재고에 대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징계를 놓고 “과도하고 폭력적”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배재고 앞에는 ‘민주주의는 죽었다’ 등 비판적 문구가 적힌 화환과 강경 보수 단체가 보낸 응원 화환이 동시에 세워지기도 했다.

징계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배재고 사태는 학교 스포츠 현장에서 발생한 조롱성 구호 문제를 넘어 시민단체 고발과 정치권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광주일고 측 “학생 나락 아닌 교육 회복”

이번 사태의 피해자인 광주일고 측은 철저한 진상 조사와 문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선수들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광주 서중·일고 총동창회는 2일 성명을 내고 협회의 엄중한 사태 인식을 반기면서도 “우리의 목적은 학생의 나락이 아닌 교육과 정의의 회복”이라고 밝혔다.

배재고 교직원과 야구부 학생, 학부모는 지난 1일 서울시교육청을 통해 광주일고 측에 직접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광주일고는 시험 기간이고 학생 심리 안정이 필요하다며 당일 방문은 재고해 달라고 답한 상태다.

지난 2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 앞에 배재고등학교 야구부를 비판하는 근조화환과 응원하는 화환이 놓여 있다.  / 뉴스1
지난 2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 앞에 배재고등학교 야구부를 비판하는 근조화환과 응원하는 화환이 놓여 있다. / 뉴스1

배재고, 학생 2명 생활교육위 회부

배재고는 문제의 구호를 외친 학생들에 대한 학교 차원의 징계 절차도 밟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배재고 야구부 방문 점검 결과 보고’ 자료에는 배재고가 문제의 구호를 선창한 학생 2명을 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한 내용이 담겼다.

배재고는 동조 학생을 추가로 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자료에는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배재고와 광주제일고 경기 당시 상황이 담겼다.

자료에 따르면 경기 8회 초 배재고 2학년 A 학생이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선창하자 다른 학생들이 동조해 후창했다. 이어 B 학생이 “탱크 데이”라고 외쳤다.

당시 광주제일고 코치는 학생들의 구호와 관련해 심판에게 항의했다.

배재고 수석코치는 학생들의 구호를 직접 듣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공수교대 때 더그아웃에서 광주제일고의 항의 내용을 확인한 뒤 학생들을 훈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종료 후 배재고 코치진은 광주제일고 더그아웃을 찾아 사과했다.

서울시교육청 방문 조사

논란이 불거지자 서울시교육청은 배재고를 방문해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가 담긴 자료를 바탕으로 배재고의 생활교육위원회 회부 절차와 당시 경기 상황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실을 통해 알려졌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구호가 학교 스포츠 현장에서 나온 역사 조롱성 발언이라는 점에서 학생 지도와 학교 내 혐오 표현 교육 문제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스타벅스 가야지” 구호가 발단

9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배재고와 광주제일고의 경기에서 배재고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섞은 응원가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 유튜브 '강릉야구TV '캡처, 뉴스1
9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배재고와 광주제일고의 경기에서 배재고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섞은 응원가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 유튜브 '강릉야구TV '캡처, 뉴스1

이번 논란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배재고와 광주제일고 경기에서 발생했다.

배재고 야구부 일부 학생 선수들은 경기 중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 데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 구호는 지난달 스타벅스 코리아의 이른바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을 연상케 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지며 비판을 받았다.

앞서 스타벅스 코리아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춰 텀블러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5·18 탱크데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을 빚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이후 배재고 야구부에 6개월 전국대회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배재고는 관련 학생 2명을 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고 동조 학생 추가 회부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