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후 처음으로 입 연 홍명보, 선수 기용·전술 문제 및 비판 여론에 대해 입장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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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조기 탈락... 협회 감독 선임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 제기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30일 새벽 조현우 등 선수들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공동취재단, 뉴스1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30일 새벽 조현우 등 선수들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공동취재단, 뉴스1

2026 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조기 귀국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남아프리카공화국전 손흥민 선발 제외 논란에 대해 결과론적인 비판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2일 채널A에 따르면 홍 감독은 귀국 다음 날인 1일 취재진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귀국 당일 별도의 인터뷰 없이 공항 입국장을 빠져나갔던 홍 감독은 짧은 인터뷰에서 선발 출전 선수 명단을 포함한 경기 준비 과정은 코치진과의 긴밀한 논의를 거쳐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선수 기용 문제에 대해 "경기하기 전에 우리가 펼쳐야 할 모델을 명확히 한다. 그건 내 생각뿐 아니라 우리 코치진과 전체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고 답했다.

한국 대표팀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서 무승부만 기록해도 A조 2위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극심한 경기력 부진 끝에 0-1로 패배했다. 주장 손흥민과 핵심 미드필더 이재성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한 결정을 두고 비판이 일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로 투입된 손흥민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재성은 끝내 결장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선수를 내보냈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서도 감독이 책임지는 게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전술적 실패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홍 감독은 "누구도 처음부터 잘됐다, 잘못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체코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손흥민 대신 들어간 오현규가 결승 골을 넣을 줄 모르지 않았나"며 선수 기용은 결과론적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이어 "그다음 멕시코전에서도 손흥민을 빼고 오현규를 투입했으나 그때는 안 됐다"며 "감독으로서 이런 상황이 힘든데, 경기장 안에 모든 걸 구현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게 잘 되면 좋은 감독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좋지 않은 감독이 된다. 결과란 게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전 패배로 A조 3위로 추락한 한국은 조 3위 국가 중 상위 8개 팀에 들지 못해 최종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홍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이 들끓었고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당시 축구 팬들로부터 거센 야유를 받았다.

홍 감독은 국민적 비판에 대해 "억울한 건 없다. 감독인 제가 책임지는 게 맞다"며 "준비한 과정에 비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부분은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탈락이 확정된 직후 홍 감독은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당시 그는 질의응답을 생략한 채 미리 준비한 입장문만 읽고 물러났다.

사퇴 기자회견과 귀국 현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회피했다는 지적에 대해 홍 감독은 "말을 아낀 게 아니라 제가 할 얘기는 그 전에 했다. 대회에 대한 총평은 남아공전 이후 밝혔다"며 "사전 협의를 통해 질문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밤새도록 생각하며 입장문을 직접 작성했다"면서 "국민께서 저한테 궁금한 게 뭐 있겠냐"고 되물었다.

채널A는 홍 감독이 선수단 내부 갈등 의혹 등 추가적인 질문은 일절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시스템에 대한 비판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홍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이후 5개월여의 표류 끝에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전력강화위원회는 외국인 감독 후보군과 협상을 벌였으나 무산됐고 결국 K리그 울산을 이끌던 홍 감독을 내정했다.

이 과정에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권한을 위임받아 독단적으로 선임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박주호가 개인 방송을 통해 선임 과정의 불투명성을 폭로하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축구협회 특정 감사를 지시하며 제재를 예고했다.

축구계 안팎에서는 이번 참사가 장기간 누적된 협회의 졸속 행정이 낳은 예견된 결과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