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비닐하우스 구하라" 함평군, 폭염 선제 대응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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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엘니뇨발 역대급 무더위 예고에 농업기술센터 현장 밀착 기술지원 가동
차광막·안개 분무 등 온도 저감 신기술 보급으로 농가 피해 원천 차단 나셔

외부 기온이 30도 초반을 기록할 때,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시설하우스 안의 온도는 40도에서 최대 50도까지 치솟는다. 이러한 살인적인 폭염은 농작물의 생육을 멈추게 할 뿐만 아니라, 땀 흘려 일하는 농업인들의 건강과 생명까지 위협하는 가장 무서운 적이다. 특히 올여름은 전 세계적인 기상이변을 몰고 올 ‘슈퍼 엘니뇨’의 영향으로 평년을 훌쩍 뛰어넘는 역대급 무더위가 예고되어 있어 농가의 불안감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이처럼 벼랑 끝에 내몰린 시설원예 농가들의 시름을 덜어주기 위해 전남 함평군이 발 벗고 나섰다. 탁상행정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영농 현장으로 직접 뛰어든 함평군의 선제적인 기술지원 행보가 농촌 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 기후 위기 덮친 농촌, '슈퍼 엘니뇨' 폭염 경보
최근 기상청을 비롯한 국내외 기후 연구 기관들은 올여름 한반도에 예년보다 훨씬 길고 강력한 폭염이 닥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른바 '슈퍼 엘니뇨' 현상과 지구 온난화가 맞물리면서 빚어지는 이상 기후 현상이다. 이러한 이상 고온은 야외 노지에서 자라는 작물보다 비닐하우스 등 제한된 공간에서 재배되는 시설원예 작물에 더욱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온도가 적정 수준을 넘어서면 작물은 광합성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생리적 스트레스를 받아 꽃이 떨어지거나 열매가 제대로 맺히지 않는 생육 장해를 겪게 된다. 간신히 수확을 하더라도 모양이 일그러지거나 크기가 작은 기형과가 발생해 상품성이 크게 하락, 결국 농가의 막대한 경제적 손실로 직결된다. 이는 단순한 농가 차원의 문제를 넘어 신선 농산물의 공급 부족과 밥상 물가 폭등이라는 국가적 경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 탁상행정은 가라… 영농 현장 파고든 밀착 지도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함평군 농업기술센터는 지난달 29일부터 관내 시설원예 재배 농가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현장 밀착형 기술지원’에 돌입했다. 에어컨이 가동되는 시원한 군청 사무실에 앉아 천편일률적인 폭염 주의 안내문이나 발송하는 보여주기식 행정에서 벗어나, 뙤약볕이 내리쬐는 비닐하우스 현장으로 전문 지도사들을 급파한 것이다.
농업기술센터의 전문가들은 농민들과 직접 비닐하우스 내부를 살피며 현재의 시설 상태를 점검하고, 폭염에 대비한 가장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대처 방안을 조언하고 있다. 현장의 상황은 농가마다, 하우스의 위치와 구조마다 천차만별이기에 이러한 1대1 맞춤형 컨설팅은 농민들에게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군은 꼼꼼한 현장 지도를 통해 올여름 폭염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제로(0)’ 수준으로 끌어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 차광막부터 안개 분무까지… '온도 낮추기' 총력
현장을 누비는 기술지원팀은 펄펄 끓는 하우스 내부 온도를 효과적으로 낮추기 위한 다양한 과학적 관리 기법을 전파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선 강렬하게 내리쬐는 직사광선을 1차로 차단해 주는 차광막의 올바른 설치 시기와 비율을 지도하고 있다. 또한, 갇혀 있는 뜨거운 공기를 강제로 순환시켜 하우스 밖으로 배출해 내는 유동 팬의 적절한 가동 요령도 꼼꼼히 안내한다.
가장 눈길을 끌고 효과가 좋은 것은 '안개 분무시설(포그 시스템)'의 활용이다. 아주 미세한 물입자를 공기 중에 분사하여 물이 증발할 때 주변의 열을 빼앗아 가는 기화열 원리를 이용해 내부 온도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첨단 기술이다. 이와 함께 토양의 수분이 마르지 않도록 시간대별로 적정량의 물을 공급하는 관수 요령도 필수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특히 함평군의 대표적인 고소득 시설원예 작물인 고추, 토마토, 딸기 재배 농가를 대상으로는 각 작물의 생리적 특성에 딱 들어맞는 '작목별 고온기 맞춤형 재배 관리법'을 집중적으로 교육하여 기술의 실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 신기술 장비 보급으로 안정적 농업 생태계 구축
함평군의 행보는 일회성 기술 지도와 멘토링에만 그치지 않는다. 농업기술센터는 기후 위기 시대에 영세한 농가들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근본적인 인프라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군은 ‘고온기 안정생산 기반 구축 사업’과 ‘이상기상 대응 시설원예 신기술 시범사업’ 등 굵직한 국·도비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막대한 비용 탓에 개별 농가가 섣불리 도입하기 어려웠던 차광 스크린, 환기 제어 시스템, 안개 분무기 등 각종 온도 저감 신기술 장비들의 보급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현장 행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문정모 함평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올해 예고된 살인적인 여름철 무더위로부터 애써 키운 작물과 시설하우스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하고 세심한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문 소장은 이어 “우리 군은 앞으로도 갈수록 심화하는 이상기후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첨단 농업 신기술을 과감하게 도입할 것”이라며, “영농 현장 구석구석을 살피는 맞춤형 기술지원을 끊임없이 지속하여 우리 농민들이 어떤 날씨에도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튼튼하고 안정적인 농업 환경을 조성하는 데 모든 행정력을 쏟아붓겠다”고 굳은 결의를 밝혔다. 기상이변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농심(農心)을 살피는 함평군의 뚝심 있는 밀착 행정이 지역 농업의 백년대계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