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남는 AI 컴퓨팅 되판다…주가 9% 급등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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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남는 AI 컴퓨팅 되팔아 투자금 회수…주가 9~10% 급등
코어위브·네비우스 주가는 12% 급락, 스페이스X 전략과 닮은꼴

메타, 남는 AI 컴퓨팅 되판다…주가 9% 급등한 사연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메타, 남는 AI 컴퓨팅 되판다…주가 9% 급등한 사연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메타(Meta)가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쓰고 남는 AI 컴퓨팅 파워를 외부에 판매하는 클라우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블룸버그(Bloomberg)가 이 소식을 처음 보도했고, CNBC의 짐 크레이머(Jim Cramer)가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 소식이 전해진 7월 1일(현지시각) 메타 주가는 CNBC 기준 9% 가까이 뛰었고, 더디코더(the-decoder)는 10%가량 급등했다고 전했다. 메타는 그동안 AI 인프라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지만 정작 자사 AI 모델 수요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클라우드 진출은 그 투자금을 회수할 새로운 카드로 해석된다.

왜 지금 클라우드 사업인가

메타는 4월 투자자들에게 올해 자본지출(capex)로 최대 1,450억 달러를 쓰겠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구축과 AI 모델 학습·대규모 워크로드 운영에 필요한 GPU 확보에 들어가는 돈이다. 테크크런치(TechCrunch)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메타가 향후 AI 인프라에 쏟기로 약속한 금액은 1,829억 달러에 달한다. 루이지애나·오하이오주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최고경영자는 오하이오 프로젝트 규모가 맨해튼과 비슷할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올해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렇게 확보한 컴퓨팅 파워를 다 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픈AI(OpenAI)가 챗GPT를 내놓은 뒤 모델 개발사들이 컴퓨팅 파워 확보 경쟁을 벌여왔고 수요가 공급을 앞선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메타는 오히려 남는 용량을 떠안게 된 셈이다. 외부 판매를 통해 투자금 일부라도 회수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원시 컴퓨팅이냐, 모델 접근권이냐 / AI 생성 이미지
원시 컴퓨팅이냐, 모델 접근권이냐 / AI 생성 이미지

원시 컴퓨팅이냐, 모델 접근권이냐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메타는 두 가지 방식을 놓고 검토 중이다. 하나는 코어위브(CoreWeave)식으로 가공하지 않은 '원시(raw)' 컴퓨팅 파워 자체를 파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아마존웹서비스(AWS)처럼 자사 인프라에 올라간 AI 모델에 대한 접근권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후자의 경우 최근 공개한 폐쇄형(closed-weight) 모델 '뮤즈 스파크(Muse Spark)'도 판매 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테크크런치는 전했다.

뮤즈 스파크는 스케일AI(Scale AI) 출신 알렉산더 왕(Alexandr Wang)이 주도해 내놓은 메타의 첫 모델이다. 4월 공개 당시 메타는 이를 두고 AI 조직을 원점부터 재정비한 첫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런데도 이번 클라우드 사업 논의에서는 자체 모델을 키우는 것보다 남는 하드웨어를 되파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테크크런치는 구글·오픈AI와 달리 메타가 자사 AI 모델·서비스에서 뚜렷한 수요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메타는 실적 발표에서 메타 AI나 라마(Llama) 관련 매출도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스페이스X가 먼저 걸어간 길

메타의 이번 행보는 스페이스X(SpaceX)가 자회사 xAI를 통해 몇 주 전 내놓은 전략과 닮아 있다. 5월 초 스페이스X는 앤트로픽(Anthropic)과 계약을 맺고 자사 콜로서스1(Colossus 1) 데이터센터의 모든 컴퓨팅 용량을 판매하기로 했다. 이후 구글, 리플렉션AI(Reflection AI)와도 비슷한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더디코더에 따르면 xAI가 초지능 모델 학습용으로 구매했던 GPU 용량을 임대해주는 대가로 앤트로픽으로부터 월 12억5,000만 달러, 구글로부터 월 9억2,000만 달러를 받는 계약이 성사됐다.

테크크런치는 메타가 같은 전략을 택한 것을 두고 AI 경쟁의 승자가 최고 성능 모델을 만드는 쪽이 아니라 데이터센터를 소유한 쪽이 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다만 이는 컴퓨팅 수요가 계속 유지되고 데이터센터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전제에서만 성립한다. 일부 회의론자들은 AI 인프라 확충 경쟁이 빠르게 감가되는 칩에 의존한 거품을 만들고 있다고 경고해왔다. AI 기업들이 최종 사용자 매출로 조 단위 투자를 정당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된 상태다.

경쟁 구도와 남은 과제

메타가 뛰어들려는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구글, 코어위브 등이 이미 자리를 잡은 곳이다. 신규 진입 소식만으로도 파급력은 즉각적이었다. 소식이 전해진 뒤 네오클라우드(neocloud) 업체로 분류되는 코어위브와 네비우스그룹(Nebius Group) 주가는 CNBC 기준 나란히 약 12% 급락했다. 메타 같은 대형 플랫폼이 유휴 인프라를 무기로 시장에 들어오면 기존 클라우드 전문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메타 측은 CNBC의 확인 요청에 즉답하지 않았다. 원시 컴퓨팅 판매와 모델 접근권 판매 중 어느 쪽을 택할지, 신규 사업이 정확히 언제 어떤 형태로 출범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더디코더에 따르면 메타는 엔비디아(Nvidia) GPU를 가장 많이 사들인 기업 중 하나이며, 대규모 정리해고를 거치며 최대 1,450억 달러 규모의 올해 AI 인프라 투자 자금을 마련했다. 이런 메타가 대규모 인프라를 앞세워 클라우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올린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조 단위 투자 경쟁을 벌이는 업계 전체의 셈법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