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에 매번 넣었는데… 절대 생으로 먹으면 안 되는 '이 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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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생으로 먹으면 안 되는 이유
볶음부터 파스타까지 제대로 먹는 법
명절상과 비빔밥 위에서 익숙하게 만나는 산나물이 있다. 쫄깃한 식감과 깊은 향으로 고기 못지않은 존재감을 내지만, 손질을 건너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고사리'는 반찬으로 올리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 있다.

고사리는 반드시 삶아야 한다
고사리는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은은한 향 덕분에 오랫동안 밥상에 올라온 산나물이다. 그러나 절대 날것으로 먹어서는 안 된다. 생고사리에는 프타퀼로사이드(ptaquiloside, PTA)라는 독성 성분이 들어 있다. 이 성분은 고사리가 가진 대표적인 천연 독성 물질로, 체내에 들어가면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 독성 성분이 포함된 생고사리를 인간에게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물질인 2B군으로 분류했다.
생고사리에는 비타민 B1을 분해하는 효소인 티아미나아제(thiaminase)도 들어 있다. 이 효소가 활성화된 상태로 섭취하면 신체 대사에 필요한 비타민 성분이 파괴될 수 있다. 여기에 생고사리 특유의 아린 맛과 쓴맛도 강해 그대로 먹으면 소화에 부담이 된다. 고사리를 산에서 뜯어 바로 무치거나 충분히 삶지 않은 상태로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고사리는 반드시 열을 가하고 물에 우려낸 뒤 조리에 사용해야 한다. 고사리 속 유해 성분은 열에 취약하고 물에 잘 녹는 성질이 있다. 끓는 물에 고사리를 넣어 20분 이상 삶으면 독성 성분의 상당 부분이 제거된다. 삶아낸 뒤에는 곧바로 양념하지 말고, 찬물에 담가 중간중간 깨끗한 물로 갈아주며 충분히 우려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야 독성과 아린 맛이 빠져 조리에 적합한 상태가 된다.
특히 야산에서 직접 채취한 고사리는 한층 더 주의해야 한다. 일반인은 고사리와 유사한 독초를 정확하게 구분하기 어렵고, 채취 직후에는 독성을 제거하는 전처리 과정이 전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직접 채취한 고사리일수록 삶고 우려내는 과정을 철저히 거쳐야 한다. 손질이 번거롭다면 마트나 시장에서 전처리를 마친 삶은 고사리를 고르는 편이 조리하기에 편리하다.

가장 익숙한 고사리나물 볶음
고사리를 어떻게 먹어야 할지 고민된다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요리는 '고사리나물 볶음'이다. 이미 삶고 물에 우려낸 고사리를 사용하면 집에서도 짧은 시간에 반찬을 만들 수 있다. 양념을 먼저 배게 하고 마지막에 뜸을 들이는 과정만 지키면 고사리 특유의 질긴 느낌을 덜고 촉촉한 식감을 살릴 수 있다.
삶은 고사리 200g 찬물에 가볍게 한두 번 헹군다. 씻은 고사리는 손으로 가볍게 쥐어 물기를 빼고, 먹기 좋은 5cm에서 6cm 길이로 자른다. 고사리나물 볶음은 불에 올리기 전 밑간을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손질한 고사리를 볼이나 팬에 담고 다진 마늘 0.5스푼, 국간장 1.5스푼, 들기름 1스푼을 넣어 조물조물 무친다.

국간장이 없다면 참치액이나 멸치액젓 1스푼으로 대신할 수 있다. 다만 국간장과 액젓은 염도가 높아 한 번에 많이 넣으면 나물이 짜질 수 있다. 처음에는 정량만 넣고, 조리 뒤 부족한 간을 보태는 방식이 좋다. 양념한 고사리는 약 5분간 그대로 두어 간이 속까지 배도록 한다.
밑간이 끝나면 팬을 중불에 올리고 고사리를 볶는다. 마늘 향이 올라오고 고사리 겉면에 들기름이 고르게 입혀질 때까지 2분에서 3분 정도 볶는다. 이후 물이나 쌀뜨물 3스푼에서 4스푼을 자작하게 붓는다. 팬 뚜껑을 덮고 약불에서 1분에서 2분 정도 뜸을 들이면 줄기가 한결 부드러워진다. 뚜껑을 연 뒤 송송 썬 대파를 조금 넣고 1분가량 더 볶는다. 불을 끈 다음 들기름 1스푼을 한 번 더 두르고 통깨를 뿌리면 고사리나물 볶음이 완성된다.
들기름 향 살린 고사리 파스타
고사리는 나물 반찬에만 쓰이지 않는다. 쫄깃한 식감과 깊은 향이 있어 파스타 면과도 잘 어울린다. 마늘, 들기름, 청양고추를 함께 쓰면 익숙한 재료만으로 색다른 한 끼를 만들 수 있다. 고사리 들기름 오일 파스타는 고사리의 향을 살리면서 면 요리의 가벼운 풍미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조리법이다.
1인분 기준으로 삶은 고사리 80g에서 100g, 스파게티 면 1인분, 통마늘 5알에서 6알, 청양고추 1개를 준비한다.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소금을 약간 넣은 뒤 물이 끓으면 스파게티 면을 넣어 7분에서 8분간 삶는다. 면을 삶는 동안 고사리는 약 4cm 길이로 자르고, 통마늘은 얇게 편으로 썬다. 청양고추는 송송 썰어둔다. 면이 익으면 건져내고, 면수는 한 국자 정도 따로 남긴다.

팬에 올리브유 1스푼과 들기름 1스푼을 두른 뒤 편마늘과 청양고추를 넣고 약불에서 볶는다. 마늘이 타지 않도록 불을 낮게 유지하면서 향을 낸다. 마늘이 노릇해지기 시작하면 고사리를 넣고 중불에서 약 2분간 볶는다. 고사리에 기름 향이 배면 삶은 면과 면수 1국자를 넣는다. 여기에 참치액이나 국간장 1스푼을 넣어 간을 맞춘다.
이후 불을 세게 올리고 면, 고사리, 소스가 고르게 섞이도록 1분에서 2분간 빠르게 볶는다. 국물이 자작하게 남을 정도가 되면 불을 끈다. 마지막에 들기름 1스푼에서 2스푼을 더 둘러 잔열로 섞고, 후추를 취향에 맞게 뿌리면 고사리 들기름 오일 파스타가 된다. 들기름은 마지막에 넣어야 향이 더 또렷하게 남는다.
바삭하게 즐기는 고사리 치즈전
고사리는 전으로 부쳐도 잘 어울린다. 잘게 썬 고사리를 반죽에 섞어 얇게 굽고 치즈를 올리면 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살아난다. 고사리 특유의 향이 부담스러운 사람도 치즈와 함께 먹으면 한결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막걸리나 가벼운 안주가 필요할 때 활용하기 좋다.

먼저 삶은 고사리를 깨끗하게 헹군 뒤 물기를 제거한다. 고사리는 칼로 잘게 다지듯 썬다. 부침가루와 물은 1대 1 비율로 섞어 반죽을 만들고, 여기에 다진 고사리를 넣어 가볍게 버무린다. 반죽이 너무 되직하면 팬에 넓게 펴기 어렵고, 너무 묽으면 뒤집을 때 찢어질 수 있다. 흐르되 형태가 잡히는 정도로 맞추는 것이 좋다.
달군 팬에 식용유를 넉넉히 두르고 반죽을 얇고 넓게 편다. 앞뒤가 노릇하게 익을 때까지 굽는다. 전이 바삭하게 익으면 그 위에 모차렐라 치즈를 취향껏 올린다. 이후 뚜껑을 덮고 약불에서 치즈가 녹을 때까지 뜸을 들인다. 이때 부침가루 자체에 간이 들어 있으므로 반죽에 소금을 따로 많이 넣지 않는 것이 좋다. 짠맛이 강해질 수 있어 별도 소금 간은 생략하거나 최소한으로 한다.
마늘 향 머금은 고사리 감바스
고사리는 감바스에도 잘 맞는다. 올리브유와 마늘 향을 머금은 고사리는 새우와 함께 씹을 때 풍성한 식감을 낸다. 고사리 감바스는 감바스 알 아히요에 삶은 고사리를 더한 방식으로, 빵을 곁들이면 한 끼나 안주로 활용하기 좋다.
팬에 올리브유를 자작하게 붓고 편으로 썬 마늘과 페페론치노를 넣는다. 약불에서 천천히 가열해 마늘 기름을 낸다. 마늘이 황금빛을 띠기 시작하면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새우를 넣는다. 여기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삶은 고사리를 함께 넣어 익힌다.
고사리는 올리브유와 마늘 향을 잘 머금는다. 씹을 때 버섯이나 고기처럼 느껴지는 식감도 있어 새우와 함께 먹기 좋다. 완성한 감바스는 구운 바게트나 식빵 위에 마늘, 새우, 고사리를 함께 올려 먹으면 된다. 토마토나 브로콜리가 있다면 조리 중간에 넣어 함께 볶아도 맛과 색감을 더할 수 있다.

고사리 고르는 법과 보관법
삶은 고사리를 구매할 때는 줄기의 굵기와 탄력을 살펴야 한다. 줄기 굵기가 일정하고 만졌을 때 힘이 있는 제품이 조리하기에 알맞다. 지나치게 굵은 것은 섬유질이 억세 식감이 질기고, 너무 가느다란 것은 조리 과정에서 쉽게 뭉개진다. 표면에 끈적거림이 없고 특유의 짙은 갈색이나 흑갈색이 선명한 제품이 신선하다. 국산 고사리는 수입산에 비해 대체로 줄기가 짧고 솜털이 많이 붙어 있는 특징이 있다. 다만 제품마다 상태가 다를 수 있으므로 고유의 색상과 냄새, 탄력을 함께 확인해야 정확하다.

조리 후 남은 고사리는 냉동 보관한다. 이때 고사리만 냉동실에 넣으면 해동 후 줄기가 질겨지고 식감이 떨어진다. 밀폐 용기나 냉동용 지퍼백에 고사리를 담은 뒤, 줄기가 자작하게 잠길 정도로 물을 함께 부어 얼려야 수분 증발을 막는다. 다시 사용할 때는 냉장실에서 천천히 해동하거나 찬물에 담가 녹이면 처음과 다름없는 부드러운 식감 그대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고사리는 우리에게 친숙한 나물이지만, 올바른 전처리가 필수인 식재료다. 충분히 삶아 유해 성분을 제거해야 반찬부터 이색 요리까지 폭넓은 조리가 가능하다. 생으로 먹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만 지킨다면 고사리 고유의 쫄깃한 식감과 깊은 풍미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