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넘는 순간 번호판 찍힌다…경기도에 전국 최초로 생기는 ‘단속 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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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의정부 3곳서 7일부터 이륜차 소음감시카메라 시범 운영
105dB 넘으면 번호판 촬영…당장은 과태료 대신 안내장 발송

경기도가 배달 오토바이 소음 민원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이륜차 소음감시카메라를 시범 운영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배달 서비스 이용이 늘면서 주거지 주변 오토바이 소음 민원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식당가와 주택가가 맞닿은 지역에서는 저녁 시간대와 심야 시간대에 배기음과 급가속 소음이 반복돼 주민 불편이 커지는 상황이다. 창문을 열기 어렵다는 민원까지 이어지자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이륜차 소음감시카메라 시범 운영에 나선다.

경기도는 오는 7일부터 성남시 수정구 2곳과 의정부시 1곳 등 모두 3곳에서 이륜차 소음감시카메라를 시범 운영한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배달문화 확산과 함께 오토바이 소음 민원이 급증하자 무인 장비를 활용한 상시 감시 체계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번 사업에는 도비 3억 4000만 원이 투입된다. 카메라 설치 지역은 소음감시카메라 설치 요구가 많았던 민원 집중 지역을 중심으로 선정됐다. 성남시에는 대왕판교로 고등삼거리~토끼마당삼거리 구간 양방향에 설치됐고 의정부시에는 시민로 송산교차로 인근 신곡교 방향에 설치됐다.

105dB 넘으면 번호판 촬영

이륜차 소음감시카메라. / 경기도 제공
이륜차 소음감시카메라. / 경기도 제공

이륜차 소음감시카메라는 소음 발생 위치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소음도를 측정하는 장비다. 소음 측정기와 고해상도 영상 장비 등이 함께 탑재돼 일정 기준을 넘는 소음이 감지되면 해당 오토바이 번호판을 촬영한다.

시범 운영 기준은 105데시벨(dB)이다. 이는 열차가 지날 때 철도변에서 발생하는 소음 100데시벨보다 큰 수준이다. 경기도는 오토바이의 빠른 이동성과 불규칙한 운행 특성 때문에 기존 인력 중심 단속으로는 소음 발생 시간대와 지점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보고 무인 감시 장비 도입을 추진했다.

다만 시범 운영 기간에 카메라에 찍혔다고 곧바로 과태료가 부과되지는 않는다. 현행 소음진동관리법은 단속반이 현장에서 소음을 측정한 뒤 수치와 초과 횟수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소음 측정 방법에 소음감시카메라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경기도는 기준을 초과한 오토바이에 직접 처분을 내리는 대신 소음 개선 안내장을 발송할 계획이다. 이번 시범 운영은 단속보다 데이터 확보와 제도 개선 근거 마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6년 새 민원 8배 가까이 증가

이륜차 안전검사 및 사용검사.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이륜차 안전검사 및 사용검사.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경기도가 소음감시카메라를 도입한 배경에는 급증한 이륜차 소음 민원이 있다. 도내 이륜차 소음 민원은 2019년 152건에서 2021년 807건으로 늘었고 2023년에는 1184건까지 증가했다. 2025년에도 1181건을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플랫폼 기반 배달서비스 이용이 늘면서 주거지와 상가 밀집 지역을 오가는 오토바이도 함께 증가했다. 특히 야간과 심야 시간대에 배기음과 급가속 소음이 반복되면서 주민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이어졌다. 단순 교통 소음이 아니라 수면 방해와 생활환경 악화 문제로 번졌다는 점에서 지자체 차원의 대응 요구도 커졌다.

경기도는 이번 시범운영을 통해 고소음 이륜차의 운행 특성과 발생 지역, 시간대 등을 분석할 방침이다. 축적한 자료는 향후 이륜차 소음관리 정책 수립에 활용된다. 도는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소음감시카메라를 활용한 무인 소음관리 체계 도입을 위한 법·제도 개선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경기도 이륜자동차 소음 관리 조례’와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수립한 ‘경기도 이륜자동차 소음관리계획 2025~2029’에 따라 추진된다. 이 계획은 이륜차 소음 문제를 장기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경기도 차원의 종합 대책이다.

박대근 경기도 환경보건안전과장은 “이번 소음감시카메라 도입은 전국 최초로 시도되는 과학적 소음관리 모델”이라며 “24시간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이륜차 소음으로 불편을 겪는 도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105dB 넘겨도 당장 과태료는 어렵다

양방향 무인 단속 장비 / 뉴스1
양방향 무인 단속 장비 / 뉴스1

현행 규정상 이륜차 소음 단속은 배기소음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소음진동관리법상 이륜자동차 운행차 배기소음 허용기준은 105dB(A)이다. 다만 이 기준이 모든 오토바이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제작·인증 당시 측정된 배기소음 값에 5dB(A)를 더한 수치가 105dB(A)보다 낮으면 해당 수치가 운행차 허용기준이 된다. 출고 당시 상대적으로 조용한 차량으로 인증된 이륜차는 더 낮은 기준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단속은 현장 측정을 전제로 한다. 단속반이 소음측정기를 들고 현장에서 오토바이를 멈춰 세운 뒤 정해진 방식으로 배기소음을 측정해야 기준 초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허용기준을 넘긴 사실이 확인되면 초과 정도와 위반 횟수 등에 따라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이륜차 소음이 짧은 순간에 발생하고 곧바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배달 오토바이는 골목과 간선도로를 빠르게 이동하고 운행 시간대도 일정하지 않다. 주민이 소음 민원을 제기해도 단속반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차량이 지나간 뒤인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 소음 발생 순간과 단속 시점이 맞아야 하는 구조라 민원 체감도에 비해 단속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급가속이나 불법 개조 배기장치로 인한 소음은 순간적으로 크게 발생한다. 그러나 현행 방식은 단속 대상 차량을 특정하고 정차시킨 뒤 측정해야 하므로 주행 중 발생한 소음을 곧바로 처분으로 연결하기 어렵다. 소음감시카메라가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카메라가 소음 발생 지점과 차량 번호를 함께 기록하면 고소음 운행이 반복되는 시간대와 장소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현재 법령에는 소음감시카메라가 측정한 수치를 곧바로 과태료 처분 근거로 삼는 규정이 없다. 시범 운영에서 105dB을 넘긴 오토바이가 포착되더라도 당장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 이유다. 경기도는 우선 안내장을 보내 계도하고, 축적된 측정 자료를 바탕으로 무인 소음 단속이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을 건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