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김정은이 만든 새 질서…KBS ‘시사기획 창’이 짚은 한반도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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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사기획 창’, 강대국 힘의 논리가 만든 국제 질서 변화 조명
북핵 고도화·북러 밀착·남북 대화 단절 속 한국 외교 해법 모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이 국제 질서를 뒤흔든 가운데, 강대국의 힘의 논리가 한반도 안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쟁의 비극은 약소국과 민간인에게 집중됐고, 국제법과 규범은 점점 힘을 잃고 있다. KBS 1TV ‘시사기획 창’은 이른바 ‘빌런들의 전성시대’로 접어든 세계에서 한국이 어떤 외교·안보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짚는다.

KBS1 ‘시사기획 창’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KBS1 ‘시사기획 창’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30일 방송되는 KBS 1TV ‘시사기획 창’ 553회는 ‘원더풀 월드: 빌런들의 전성시대’ 편을 방송한다.

방송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을 통해 달라진 국제 질서의 민낯을 조명한다. 러·우 전쟁이 시작되자 피난길에 오른 한 우크라이나 어린이는 “저는 죽고 싶지 않아요. 이 모든 것이 가능한 한 빨리 끝나기를 바라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4년 뒤에도 비극은 다른 전장에서 되풀이됐다.

이란 전쟁 첫날 미군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은 이란의 한 초등학교에 떨어졌다. 백 명이 넘는 아이들이 숨졌고, 피 묻은 가방과 노트만 잔해 속에 남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군의 오폭을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힘이 규칙이 되는 시대

KBS1 ‘시사기획 창’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KBS1 ‘시사기획 창’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KBS1 ‘시사기획 창’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KBS1 ‘시사기획 창’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두 전쟁에는 공통점이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거나 세계 질서를 움직이는 강대국이 국제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면서 자신보다 약한 나라를 공격했다는 점이다. 과거 국제사회가 내세웠던 규범과 명분은 전쟁 앞에서 힘을 잃었고, 현실 정치의 언어는 더 노골적으로 변했다.

방송은 이를 “힘이 규칙이 되는 야만의 시대”로 규정한다. 강대국이 스스로 만든 국제 질서를 상황에 따라 흔들고, 약소국은 외교적 선택지를 잃어가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도 주요하게 다뤄진다. 그는 약소국인 우크라이나 정상에게는 거친 압박을 가한 반면, 침략국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는 레드카펫을 깔아주며 환대했다. 미국 중심 질서와 동맹의 신뢰가 예전처럼 작동하지 않는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는 장면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만 믿었다가는 큰일 나는 시대가 됐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국제 질서가 법과 규범보다 힘과 거래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분단국가인 한국은 더 복잡한 안보 방정식을 마주하게 됐다.

발등의 불이 된 한반도

KBS1 ‘시사기획 창’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KBS1 ‘시사기획 창’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달라진 세계 질서의 파장은 한반도에도 도달했다.

북한은 이미 핵을 보유한 상태에서 중국이라는 혈맹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으로 러시아라는 또 다른 뒷배까지 확보했다. 북중러 밀착 구도가 강해지는 사이, 한반도 주변 안보 환경은 더욱 불안정해졌다.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다시 문을 걸어 잠갔다. 그 사이 핵 능력은 더 고도화됐고, 남북 간 최소한의 대화 채널도 사라졌다.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며 남북 관계를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전면에 등장한 점도 주목된다. 후계 구도와 관련한 해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 체제의 장기 전략과 핵 보유 국가로서의 자신감을 동시에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대화가 끊긴 상태에서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군사분계선과 서해, 접경 지역에서 작은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관리할 채널이 부족하면 긴급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 방송은 세계 질서 변화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한반도의 실질적 위험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박철언 전 장관이 말한 남북 대화의 경험

‘시사기획 창’은 과거 남북 관계의 극단적 대치와 대화 전환 사례도 되짚는다.

1983년 아웅산 폭탄 테러 사건 당시 북한은 순방 중이던 우리나라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다. 남북 관계는 전쟁 직전까지 치달았다. 하지만 이듬해 북한은 우리 측에 수해 물자를 전달했고, 이는 남북 비밀 회담과 대화 국면으로 이어졌다.

방송은 이 극적인 전환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박철언 전 장관에게 묻는다. 박 전 장관은 전두환·노태우 정부 시절 7년 가까이 대북 밀사로 남북 문제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이른바 ‘6공화국의 황태자’로 불리며 북방정책과 남북 비밀 접촉의 핵심에 있었던 인물이다.

박 전 장관은 “이념에 대한 광신 시대는 이미 지나간 지 오래다. 민족 문제에 있어선 보수, 진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익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외교 노선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현재 한반도 상황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남북 관계가 극도로 얼어붙었더라도 외교는 결국 움직일 공간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과거에도 전쟁 직전의 긴장 속에서 대화의 문이 열렸다면, 지금 역시 냉정한 현실 인식과 실리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다.

북미 대화는 다시 시작될 수 있을까

KBS1 ‘시사기획 창’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KBS1 ‘시사기획 창’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이재명 대통령은 좀처럼 풀리지 않는 남북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노력해서 바늘구멍이라도 뚫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미 대화 재개를 먼저 추진하고, 이를 통해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조건은 쉽지 않다. 북한은 핵 능력을 고도화했고, 러시아와의 군사·외교적 연계를 강화했다. 미국 역시 자국 우선주의와 강대국 거래 외교를 앞세우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과거처럼 비핵화와 체제 보장이라는 큰 틀만으로 협상판이 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북미 대화가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북한은 국제 제재와 경제난 속에서 외부와의 협상 카드를 필요로 할 수 있고, 미국 역시 동북아 전략 차원에서 북한 문제를 관리해야 한다. 문제는 한국이 그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고,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역할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방송은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과 함께 한국 외교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살펴본다.

빌런들의 전성시대, 한국 외교의 새 문법

KBS1 ‘시사기획 창’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KBS1 ‘시사기획 창’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이문영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우리의 선택과 무관하게 지금 세계는 ‘빌런들의 전성시대’로 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어 이를 냉정하게 인식하고, 기존과 전혀 다른 외교의 문법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이는 더 이상 선의와 규범만으로 국제 질서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강대국은 자국 이익을 노골적으로 앞세우고, 동맹도 조건과 비용에 따라 재조정된다. 약소국과 중견국은 원칙을 말하되 현실적인 생존 전략도 동시에 세워야 한다.

한국은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이자, 북핵 위협을 직접 마주한 나라다. 동시에 미국과 안보 동맹을 맺고 있고, 중국·러시아와도 경제·안보적으로 얽혀 있다. 어느 한쪽만 바라보기 어려운 구조다.

‘시사기획 창’은 세계 질서가 흔들리는 격변기 속에서 한국이 어떻게 국익을 지키고, 멈춰 선 남북 관계를 다시 움직일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진다. 힘이 규칙이 되는 시대일수록 감정적 구호보다 냉정한 판단과 실용적 전략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다.

KBS1 ‘시사기획 창’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KBS1 ‘시사기획 창’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KBS 1TV ‘시사기획 창’ 553회 ‘원더풀 월드: 빌런들의 전성시대’는 30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 해당 글은 아무 대가 없이 작성됐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