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프로그램' 3위 멋진 신세계, 2위 신입사원 강회장, 1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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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 침해 문제, 전 세계 45개국 정상 석권한 이유
한국 로컬 소재가 글로벌 히트작으로…작품 성공 비결

이번 달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방송프로그램은 과연 무엇일까.

2026년 6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방송프로그램에 뽑힌 작품. / 넷플릭스 제공
2026년 6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방송프로그램에 뽑힌 작품. / 넷플릭스 제공

한국갤럽이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좋아하는 방송영상프로그램' 조사를 진행해 30일 발표했다. 해당 발표에 따르면 넷플릭스 웹드라마 '참교육'이 선호도 10.7%로 1위에 올랐다.

한국갤럽은 2013년 1월부터 매월 이 조사를 진행해왔으며, 2023년부터는 TV 채널뿐 아니라 온라인영상서비스 콘텐츠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했다. 해당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CATI)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총 9494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1000명이 응답을 완료했고, 응답률은 10.5%, 접촉률은 45.1%로 집계됐다.

'참교육' 1위, 넷플릭스 통산 여섯 번째 1위작

1위에 오른 '참교육'은 지난달 5일 전편 10화가 한꺼번에 공개된 작품이다. 동명 웹툰이 원작이며, 교육부장관 최강석(이성민)이 설립한 교권보호국 소속 감독관 나화진(김무열), 임한림(진기주), 봉근대(피오)가 학교 폭력과 교권 침해를 비롯한 패륜 행위를 저지르는 학생, 교사, 학부모를 가차 없이 응징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존 법과 제도로는 보호받지 못한 피해자들을 대신해 교권보호국이 초법적 권한을 동원해 가해자들에게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설정이 시청자들에게 강한 카타르시스를 안겼다는 분석이다.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 학교 현장의 교권 침해 문제를 사회적 화두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따른다.

'참교육' 스틸컷. 주연 김무열. / 넷플릭스 제공
'참교육' 스틸컷. 주연 김무열. / 넷플릭스 제공

한국갤럽 조사가 OTT 콘텐츠로 범위를 넓힌 2023년 이후, 넷플릭스 자체 제작 프로그램이 1위에 오른 사례는 이번이 여섯 번째다. 2023년 3월 '더 글로리'가 14.8%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이어 2024년 10월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7.8%), 2025년 1월 '오징어 게임 시즌2'(5.6%), 2025년 2월 '중증외상센터'(5.1%), 2025년 3월부터 5월까지 세 달 연속 1위를 차지한 '폭싹 속았수다'(4월 11.7%로 최고치)에 이어 '참교육'까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3년 1월 조사 시작 이후 선호도 10%를 넘은 드라마는 '참교육'을 포함해 모두 13편이다. '내 딸 서영이'(KBS2, 2013년 2월 12.2%), '별에서 온 그대'(SBS, 2014년 2월 11.5%), '기황후'(MBC, 2014년 4월 11.8%), '왔다! 장보리'(MBC, 2014년 9월 12.1%), '태양의 후예'(KBS2, 2016년 3월 12.3%), '도깨비'(tvN, 2017년 1월 12.6%), 'SKY 캐슬'(JTBC, 2019년 1월 13.0%),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ENA, 2022년 8월 16.4%), '재벌집 막내아들'(JTBC, 2022년 12월 16.6%), '더 글로리'(넷플릭스, 2023년 3월 14.8%), '눈물의 여왕'(tvN, 2024년 4월 13.1%), '폭싹 속았수다'(넷플릭스, 2025년 4월 11.7%)가 그 명단이다. 예능 부문 역대 최고 기록은 2015년 1월 '무한도전'(MBC)의 16.0%로, 당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 특집 방송이 폭발적인 화제를 모았던 시기다.

'신입사원 강회장' 2위, 회장님이 신입사원 된 사연

2위는 선호도 3.4%를 기록한 JTBC 주말드라마 '신입사원 강회장'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최성그룹 회장 강용호(손현주)의 자식들인 강재경(전혜진), 강재성(진구)이 저지른 뺑소니 교통사고의 피해자인 축구선수 황준현(이준영)의 몸에 강용호 회장의 영혼이 깃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막내딸 강방글(이주명), 한때 감사팀 에이스였던 박봉기(이성욱), 충직한 복심 이상재(김종태) 등과 함께 회사를 지키고 불의에 맞서는 판타지 복수극 형식이다.

'신입사원 강회장' 스틸컷. / JTBC 제공
'신입사원 강회장' 스틸컷. / JTBC 제공

사업의 신으로 불리던 회장이 운동선수 출신 말단 신입사원이 되어 조직을 다시 경험하게 되는 계급 역전 설정이 가장 큰 흥행 요소로 꼽힌다. 가까이 돌보지 못했던 가족과 주변 관계, 과거의 과오를 돌아보는 성찰의 서사가 깔려 있으면서도, 로맨스 없이 웃음을 유발하는 현실 밀착형 직장 처세 코드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냈다는 평가다. 이 작품은 2022년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던 '재벌집 막내아들'의 원작자 산경 작가가 쓴 동명 웹소설이 원작이다. '재벌집 막내아들'이 2022년 12월 16.6%라는 역대 최고 수준의 선호도를 기록했던 만큼, 같은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이목이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멋진 신세계' 공동 3위

3위는 두 작품이 나란히 차지했다. 진세연(공주아), 박기웅(양현빈) 주연의 KBS2 주말극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와 6월 20일 종영한 임지연(신서리·강단심), 허남준(차세계) 주연의 SBS 금토극 '멋진 신세계'가 각각 3.0%로 공동 3위에 올랐다. '멋진 신세계'는 이달 조사 시점에 이미 종영한 작품임에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 눈에 띈다.

5위는 함은정(오장미), 오현경(채화영) 주연의 MBC 저녁 일일극 '첫 번째 남자'(2.4%)로, 이 작품 역시 종영을 앞두고 있다. 6위는 자연 다큐멘터리 '나는 자연인이다'(2.3%)가 차지했으며, 7위는 MBC 싱글라이프 예능 '나 혼자 산다'(2.2%)다. 8위는 ENA와 SBS Plus가 공동 제작한 연애 리얼리티 예능 '나는 SOLO(솔로)'(2.1%)가 올랐다. 9위는 tvN 수요일 밤 토크쇼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윤종훈(고결), 엄현경(조은애) 주연의 KBS1 저녁 일일극 '기쁜 우리 좋은 날'이 1.9%로 공동 순위를 기록했다.

'2026년 6월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프로그램 톱10'.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2026년 6월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프로그램 톱10'.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월드컵 중계방송도 순위권 진입, 과거 대회와 비교하면

해당 조사 기간이 북중미 월드컵 초반과 겹치면서 JTBC와 KBS의 월드컵 중계방송이 각각 1.8%로 공동 11위에 올랐다. 월드컵 중계방송이 순위권에 드는 현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 12월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는 MBC 중계방송이, 2018년 6월 러시아 월드컵 때는 지상파 3사 중계방송이 모두 순위권에 진입한 바 있다. 이달 조사에서는 지상파 3사 중 JTBC와 KBS 두 곳만 순위에 올랐다는 점에서 중계 채널별 시청 분산이 이전 대회보다 더 뚜렷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외 20위권에는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이 고르게 이름을 올렸다. JTBC 요리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since 2014'가 1.4%로 13위를 기록했다. 박지훈(강성재), 이홍내(윤동현) 주연의 TVING·tvN 월화극 '취사병 전설이 되다', 신하균(정호명), 오정세(봉제순/불개), 허성태(강범룡) 주연의 MBC 금토극 '오십프로', SBS의 육아 관찰 예능 '미운 우리 새끼'가 각각 1.2%로 공동 14위에 올랐다. 국내 최장수 버라이어티 예능으로 꼽히는 '런닝맨'(SBS)과 '리얼야생로드버라이어티' 콘셉트의 '1박 2일 시즌4'(KBS2)는 각각 1.1%로 공동 17위를 차지했다. 지난 5월 종영한 남성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무명전설'(MBN)과 부부 갈등을 다루는 '이혼숙려캠프'(JTBC)는 각각 1.0%로 공동 19위에 자리했다.


글로벌 히트 친 넷플릭스 '참교육'. / 넷플릭스 제공
글로벌 히트 친 넷플릭스 '참교육'. / 넷플릭스 제공

한국적 소재로 전 세계 45개국 정상 찍은 '참교육', 어떻게 가능했을까?

'참교육'은 한국의 교육 현장과 교권 추락이라는 지극히 로컬한 소재를 다뤘음에도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 TV쇼 부문에서 3주 연속 1위를 기록했고, 전 세계 45개국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국내 시청자들의 호응을 넘어 해외 시청자들까지 끌어들인 이른바 '참교육 열풍'의 배경에는 몇 가지 핵심 요인이 있다.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전 세계가 공통으로 안고 있는 사회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는 점이다. 극중 가상 기관인 교권보호국의 설정 자체는 한국적이지만, 이들이 다루는 사건인 학교 폭력, 청소년 범죄, 악성 학부모의 갑질, 교육 시스템 붕괴는 국가를 막론하고 현재 전 세계가 공통으로 겪는 고질적 문제다. 실제로 대만에서는 이 드라마가 흥행한 이후 정치권에서 '교사 권익 보장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단순한 오락 콘텐츠 소비를 넘어 실제 사회적 논의로 이어진 사례다.

두 번째 요인은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한 다크 히어로 형식의 전개다. 현실 법 제도의 허점을 비웃는 불량 학생, 부패한 교사, 이기적인 학부모 같은 빌런들을 주인공 나화진(김무열)이 합법과 위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직접 처단하는 구조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법적 처벌 수위가 약해 답답함을 느꼈던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선을 넘은 인물들을 가차 없이 응징하는 직관적인 전개는 국가와 문화를 초월한 대리만족을 안겼다는 분석이다. 미국 매체 포브스도 이 작품을 올해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로 꼽으며 높은 몰입감의 오락성을 평가했다.

'참교육' 스틸. / 넷플릭스 제공
'참교육' 스틸. / 넷플릭스 제공

세 번째 요인은 웹툰 원작이 갖춘 검증된 서사와 속도감이다. '참교육'은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원작 자체가 이미 글로벌 웹툰 시장에서 탄탄한 인지도를 쌓아둔 상태였다. 웹툰 특유의 빠른 전개와 매회 확실한 인과응보 구조, 개성 강한 캐릭터 디자인이 넷플릭스 플랫폼을 통해 영상으로 구현되면서 전 세계 시청자들의 몰아보기를 유도했다는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제작진과 배우들의 조합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소년심판'을 통해 청소년 범죄를 날카롭게 다룬 바 있는 홍종찬 감독의 연출력과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쓴 이남규 작가의 필력이 결합하면서, 단순한 액션물을 넘어 사회 고발성 메시지의 깊이를 더했다. 나화진 역의 김무열을 비롯해 이성민, 진기주, 표지훈 등 연기파 배우들의 앙상블도 작품 몰입도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거론된다.

결국 '참교육'의 흥행은 한국적인 교육 사회 문제라는 특수한 소재 안에, 정의 구현과 사이다 액션이라는 전 세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코드를 완성도 높게 담아낸 결과로 풀이된다.

'참교육' 빌런들의 나화진을 향한 감사 인사. / 유튜브, Netflix Korea 넷플릭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