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성, 日 모리야스 ‘90도 인사’ 사진 올렸다…홍명보 겨냥한 뼈아픈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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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90도 인사 vs 침묵, 같은 탈락 다른 마무리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과 일본의 여정이 모두 끝난 가운데, 탈락 이후 두 대표팀 사령탑의 태도가 축구 팬들 사이에서 비교 대상으로 떠올랐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새벽 조현우 등 선수들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 축구팬들 야유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새벽 조현우 등 선수들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 축구팬들 야유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특히 축구 해설가 박문성 위원이 일본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90도 인사’ 사진을 공유하며 남긴 짧은 글이 큰 반향을 낳고 있다.

박 위원은 특정 인물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메시지는 조별리그 탈락 뒤 사퇴 과정에서 논란을 빚은 홍명보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을 떠올리게 했고, 팬들 사이에서는 “정곡을 찔렀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모리야스 감독, 브라질전 패배 뒤 팬들에게 허리 숙였다

일본은 30일 한국 시간 미국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브라질에 1-2로 역전패했다.

일본은 전반 선제골을 넣으며 피파랭킹 6위 브라질을 흔들었다. 그러나 후반 동점골을 내줬고,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허용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25년 7월 15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 뉴스1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25년 7월 15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 뉴스1

결과는 탈락이었다. 하지만 경기 뒤 포착된 장면은 달랐다.

모리야스 감독은 경기장을 찾은 일본 팬들을 향해 허리를 깊게 숙였다. 패배 직후였지만, 미국까지 와서 응원한 팬들에게 감사와 사과의 뜻을 전한 것이다.

ESPN FC도 해당 장면을 조명했다. 관중석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리야스 감독의 사진을 올리며, 팬들을 존중하는 모습이라는 취지로 전했다.

박문성이 공유한 사진 한 장…“그게 그렇게 어려운가”

박문성 위원은 자신의 SNS에 모리야스 감독의 사진을 올렸다.

그는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일본이 브라질에 역전패해 탈락하자 경기장에 응원하러 온 팬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를 했다”고 적었다.

이어 덧붙인 말이 축구 팬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우리가 바라는 게 큰 것이 아니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

짧은 문장이었지만 무게는 작지 않았다. 박 위원은 직접적으로 홍명보 전 감독의 이름을 쓰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홍 전 감독의 사퇴 기자회견, 귀국 과정에서의 침묵 논란이 이어진 직후였다는 점에서 해석은 한 방향으로 모였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뉴스1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뉴스1

팬들도 즉각 반응했다.

누리꾼들은 “볼수록 멋진 감독이다”, “끝까지 멋진 퇴장”, “대인배다”, “진정한 승자의 태도”, “참 씁쓸하다”, “시작도 과정도 끝맺음도 중요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홍명보 전 감독, 사퇴 발표 뒤 질문 없이 떠났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며 탈락했다.

멕시코,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같은 조에 묶인 한국은 비교적 유리한 조라는 평가를 받았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핵심 전력을 보유했다는 점에서도 기대가 컸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은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고, 홍명보 전 감독은 탈락 직후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열린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에서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뒤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열린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에서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뒤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홍 전 감독은 29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에 위치한 대표팀 베이스캠프 훈련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준비한 입장문을 읽은 뒤 별도의 질의응답 없이 회견장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장면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홍 전 감독이 입장문을 바지 뒷주머니에 넣고,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퇴장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팬들 사이에서 비판이 나왔다.

귀국길에서도 논란은 이어졌다. 홍 전 감독은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돌아왔지만,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현장을 빠져나갔다.

같은 탈락, 다른 마무리…팬들이 더 아파한 이유

모리야스 감독도 졌다. 일본도 탈락했다.

그러나 그는 패배 직후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고, 기자회견에서는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그는 “선수들은 모든 걸 쏟아부었다”며 선수단과 스태프를 감쌌고, “승리를 선물하지 못했다. 감독인 제 역량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 탈락 이후 설명보다 침묵이 더 크게 남았다.

팬들이 분노한 지점도 단순히 패배 자체만은 아니었다.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결과도 뼈아팠지만, 그 이후 팬들과 마주하는 방식이 더 큰 상처로 남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 축구팬들 아유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 축구팬들 아유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박문성 위원의 글이 확산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가 말한 “우리가 바라는 게 큰 것이 아니다”라는 문장은 거창한 성과를 요구한 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끝까지 응원한 팬들을 향한 설명, 사과, 책임 있는 태도만큼은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였다.

월드컵은 성적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탈락 이후의 태도, 팬을 대하는 방식, 책임을 말하는 자세까지 평가의 일부가 된다.

모리야스 감독의 90도 인사 사진 한 장이 한국 축구 팬들에게 더 뼈아프게 다가온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