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과 벽지로 전한 온기… 장흥군 농촌에 핀 '희망 보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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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군·광주여대 실내건축디자인학과 맞손, 3박 4일간 취약계층 노후 주택 개선
전공 살린 재능기부로 지역사회 돕는 완벽한 '민·관·학 협력 모델' 제시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장마와 폭염이 교차하는 변덕스러운 여름 날씨 속, 열악한 주거 환경으로 고통받는 농촌 지역 소외계층을 위해 행정과 대학, 그리고 민간단체가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장흥군은 농촌지역 주거취약계층의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추진 중인 ‘농촌취약계층 주거개선사업’을 광주여자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학과 봉사동아리 ‘About ID’ 학생들과 함께 실시했다. / 장흥군
장흥군은 농촌지역 주거취약계층의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추진 중인 ‘농촌취약계층 주거개선사업’을 광주여자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학과 봉사동아리 ‘About ID’ 학생들과 함께 실시했다. / 장흥군

전남 장흥군이 지역 내 저소득층 및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낡고 무너져가는 집을 안전하고 쾌적한 보금자리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특별하고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했다. 단순한 예산 지원을 넘어 미래의 건축 디자이너를 꿈꾸는 대학생들의 젊은 열정과 전문적인 재능기부가 더해지면서, 지역 사회에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일고 있다.

■ 민·관·학 뭉쳤다… 5600만 원 투입된 주거 복지 프로젝트

29일 장흥군에 따르면, 군은 농촌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인 주거 취약계층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농촌취약계층 주거개선사업'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나섰다. 이 사업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오랫동안 집수리를 엄두조차 내지 못해 비가 새거나 곰팡이가 피는 등 위생과 안전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저소득층과 고령자들에게 안락한 생활 환경을 되찾아주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올해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장흥군은 다솜둥지복지재단과 긴밀하게 손을 잡고 총 5,600만 원이라는 뜻깊은 사업비를 전격 확보했다. 이를 통해 관내 거주하는 저소득 주거취약계층 8가구를 엄선하여 맞춤형 주거환경 개선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관 주도의 일방적인 사업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사)장흥군새마을회, 한국농어촌공사 장흥지사, 그리고 광주여자대학교 등 민간과 학계, 공공기관 등 3개 기관 및 단체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이상적인 민·관·학 거버넌스 상생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 미래 디자이너들의 3박 4일 구슬땀… 광주여대 'About ID'

이번 주거개선 사업 현장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친 숨은 영웅들은 바로 광주여자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학과 소속의 전공 봉사동아리인 'About ID' 학생들이다. 학과 김홍배 교수의 열정적인 지도 아래 15명의 예비 디자이너들이 이번 뜻깊은 프로젝트에 기꺼이 도전장을 던지고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이들은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무려 3박 4일 동안 장흥군 관산읍, 대덕읍, 회진면 일대에 거주하는 저소득 어르신 4가구에 직접 베이스캠프를 꾸렸다. 한낮 수은주가 치솟는 푹푹 찌는 무더위 속에서도 학생들의 이마에 맺힌 구슬땀은 마를 새가 없었다. 낡고 색이 바랜 찢어진 벽지를 정성껏 뜯어내고 화사한 새 벽지를 바르는 꼼꼼한 도배 작업부터, 칙칙했던 외벽과 담장에 생기를 불어넣는 도장 작업,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게 방치되었던 낡은 시설물 보수, 그리고 집 안팎에 어지럽게 널려 있던 묵은 폐기물들을 말끔히 치우는 주변 환경 정비까지 전방위적인 집수리 활동이 쉼 없이 숨 가쁘게 전개되었다.

■ 전공 지식이 실전으로… 재능기부로 완성된 안락한 일상

학생들이 펼친 봉사의 손길은 단순히 몸으로 때우는 육체노동에 그치지 않았다. 학교 강의실에서 수년간 치열하게 배우고 갈고닦았던 실내건축디자인 전공 지식이 실제 현장에서 눈부시게 빛을 발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일상 동선과 신체적 어려움을 세심하게 분석하고 고려하여 물건과 가구의 공간을 재배치하고, 채광과 환기 등 쾌적한 주거의 기본 요건을 한 차원 향상시키는 디자이너로서의 전문적인 안목이 수리 과정 곳곳에 짙게 녹아들었다.

비가 새고 외풍이 심해 다가올 장마와 매서운 겨울이 두렵기만 했던 어르신들은 며칠 새 마법처럼 몰라보게 밝고 따뜻해진 집 안팎을 둘러보며 연신 환한 웃음과 고마움의 눈물을 지어 보였다. 참여한 학생들 역시 자신들이 가진 작은 재능과 배움이 누군가의 절박하고 위태로운 일상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는 과정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했다. 단순한 학점이나 화려한 취업 스펙으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값진 성취감과 진정한 이웃 사랑의 참된 의미를 가슴 깊이 새기는 시간이었다. 지역사회를 향한 대학생들의 숭고한 재능기부가 세대를 뛰어넘는 진심 어린 교감을 이끌어낸 것이다.

■ "소외된 이웃 곁으로"… 촘촘하고 든든한 주거복지망 약속

이번 봉사활동 현장을 총괄 진두지휘하며 제자들과 함께 굵은 땀방울을 아낌없이 쏟아낸 광주여자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학과 김홍배 교수는 벅찬 소회를 가감 없이 밝혔다. 김 교수는 "우리 학생들이 뙤약볕 아래서 육체적으로 고생하긴 했지만, 주거 환경이 극도로 열악하여 고통받던 어르신들의 소중한 보금자리를 우리 손으로 직접 개선하고 그분들이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그 어느 때보다 가슴 벅차고 보람찬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우리 대학이 상아탑 안에만 머물지 않고, 학생들이 가진 우수한 전공 역량을 십분 활용한 재능기부와 지역사회 밀착형 봉사활동을 쉼 없이 확대해 나가겠다"고 굳은 의지를 천명했다.

행정적 뒷받침을 아끼지 않은 장흥군 관계자 역시 든든한 청년 지원군을 향해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군 관계자는 "연일 푹푹 찌는 무더운 날씨와 열악한 현장 여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구슬땀을 흘리며 어르신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에 참여해 준 광주여대 학생들과 교수님, 그리고 뜻을 함께해 주신 모든 관계 기관분들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화답했다. 이어 "장흥군은 이번 눈부신 협력 성과를 확고한 발판 삼아 앞으로도 민·관·학 협력 네트워크를 한층 더 견고하고 촘촘하게 다져나갈 것"이라며 "주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 군민 누구나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편안한 노후를 영위할 수 있도록 빈틈없는 주거복지 향상에 군의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굳게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