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이 홍명보 문제라면, 한국경제 파탄 원인은 이재명 대통령” 오늘자 장동혁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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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탈락 책임 논쟁,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을 둘러싼 파장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 대통령이 홍명보 전 감독을 향해 인사 실패를 지적하자, 장 대표는 같은 논리로 대통령의 경제 정책 실패를 비판하며 맞받아쳤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 뉴스1

장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하자 이 대통령이 또 부리나케 글을 올려 '무능한 사람을 지휘관으로 선발하면 결과는 뻔하다'고 했다"며 "이 대통령이 거울을 보면서 본인에게 해야 할 말인 것 같다"고 비꼬았다.

그는 곧이어 "축구대표팀의 문제가 홍명보 감독의 문제라고 지적한다면 대한민국 경제 파탄의 근본 원인은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라며 "이제라도 경제 정책을 근본적으로 대전환해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대표가 이 같은 발언을 내놓은 배경에는 전날 이 대통령이 올린 글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8일 오후 본인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게시글을 공유하면서 "결국 인사가 만사임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고 적었다. 앞서 최 장관은 대표팀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속이 상한다. 무엇이 우리의 발목을 잡은 근원이었는지 논의들을 정리할 때"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 글에 이어 "국민들을 허탈하게 한 이번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는 조직과 인사의 실패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능력보다 네 편 내 편을 더 중시해 무능한 사람을 지휘관으로 선발하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며 "공사구별을 못 하고 공익보다 사익을 앞세우는 엉터리 인사가 가능한 것은 인사권자에 대한 감시, 견제, 문책이 불가능하거나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홍명보 전 감독은 물론 의사결정 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대한축구협회를 동시에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또 "국민들께 깊은 실망을 안겨드린 점 매우 송구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히는 한편,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체육 행정 개혁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월드컵 출전에도 많은 국민 혈세와 국가적 지원역량이 투입되는 만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이번 사태의 정확한 상황, 원인 분석, 재발 방지와 개선을 위한 대책을 꼼꼼하게 챙겨 주시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대한체육회나 축구협회 같은 체육단체들이 소수의 대의원에 의한 간접선거 방식 대신 체육인 전체가 참여하는 직선제를 도입하도록 행정지도를 지시했으며, 현재 잘 이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이 대통령의 메시지를 접한 장 대표는 곧장 비판에 나섰다. 그는 "세계 최고 역량을 갖춘 우리 청년들은 일자리를 못 찾아 전업 자녀 신세가 됐다. 손흥민을 벤치에 앉혀 놓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경쟁국들이 구조조정과 노동 개혁에 박차를 가하는데 우리는 노란봉투법으로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 낡은 전술로 빌드업에 실패한 대표팀 모습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뛰어난 선수들 덕분에 국가대표팀 문제가 감춰졌듯 반도체 덕분에 당면한 위기를 덮고 있을 뿐"이라며 "작전 실패가 드러났는데도 감독이 끝내 고집부린다면 감독 교체 외에 다른 해결책은 없다"고 주장했다.

경제 현안과 관련해서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움직임을 정조준했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이 또 추경을 들고나왔다. AI(인공지능)용 GPU니, 서민 지원이니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있지만 결국 지지율 폭락하니 현금 풀어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율이 1천540원을 넘나들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웃도는 상황에 추경으로 돈을 더 풀면 환율은 더 오르고 물가는 더 폭등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장 대표는 "지금은 추경할 때가 아니다. 불이 났으면 소화기를 써야지, 기름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며 "추경으로 지지율 끌어올릴 생각 그만하고 진짜 민생 정책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직 사퇴를 발표하는 홍명보 감독 / 뉴스1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직 사퇴를 발표하는 홍명보 감독 / 뉴스1

홍명보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48개국이 참가하는 확대된 본선 방식 아래 A조 조별리그를 치렀다. 1승 2패의 성적으로 조 3위에 머물렀고, 각 조 3위 팀들 간 순위 경쟁에서 32강 진출선인 8위 안에 들지 못해 탈락이 확정됐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한 것은 2018년 러시아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역대 월드컵에서 한국이 조별리그 탈락을 겪은 것은 1954년 스위스, 1986년 멕시코, 1990년 이탈리아, 1994년 미국, 1998년 프랑스, 2006년 독일,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 대회에 이어 이번이 아홉 번째다. 대표팀을 이끈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탈락 직후인 28일 오전(현지 시각) 멕시코 사포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