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팀 중 유일했다...홍명보 사퇴 와중에 '조별리그 베스트11' 꼽힌 한국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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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락팀 유일, 이강인 조별리그 베스트11 선정의 의미
메시·음바페와 한 줄, 이강인의 개인 역량 증명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로 한국 축구가 거센 후폭풍에 휩싸인 가운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이강인은 해외 매체가 선정한 조별리그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오현규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0대 1로 패배한 후 아쉬워하는 이강인을 위로하고 있다 / 뉴스1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오현규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0대 1로 패배한 후 아쉬워하는 이강인을 위로하고 있다 / 뉴스1

특히 이강인은 해당 명단에 포함된 선수들 가운데 조별리그 탈락팀 소속으로는 유일하게 뽑혔다. 홍명보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상황에서 나온 소식이라, 대표팀 전체의 실패 속에서도 이강인의 개인 경쟁력만큼은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탈락팀 중 유일하게 베스트11 선정

뉴스1 등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일정이 마무리된 뒤 자체 파워랭킹을 바탕으로 조별리그 베스트11을 발표했다. 매체는 조별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22명을 먼저 추린 뒤, 3-4-3 포메이션에 맞춰 골드팀(베스트11)과 실버팀(후보 베스트11)으로 나눴다.

이강인은 골드팀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함께 선정된 선수들은 페드리, 로드리(이상 스페인), 그라니트 자카(스위스)였다. 이름값만 놓고 봐도 세계 정상급 미드필더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이다.

더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강인이 조별리그 탈락팀 선수 중 유일하게 골드팀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아시아 선수로도 이강인이 유일했다. 한국이 32강 진출에 실패한 상황에서도 이강인의 경기력은 외신의 평가 기준에서 확실한 점수를 받은 셈이다.

로드리 다음이었다…미드필더 중 두 번째 높은 점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슈팅을 하고 있다 / 뉴스1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슈팅을 하고 있다 / 뉴스1

이강인은 이번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풀타임 출전했고, 도움 1개를 기록했다. 팀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개인 활약만큼은 뚜렷했다. 마르카가 공개한 파워랭킹에서 이강인은 23.96점을 받았다. 이는 24.82점을 기록한 로드리에 이어 미드필더 중 두 번째로 높은 점수였다.

마르카는 이강인의 선정에 대해 “많은 사람이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강인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여름 이적시장 영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유럽에서도 주목받고 있음을 전했다.

다만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서 이강인이 더 이상 점수를 쌓을 수 없다는 점도 짚었다. 매체는 “한국이 탈락하면서 이강인은 더 이상 점수를 쌓을 수 없다”면서도 “이번 베스트11에 포함된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대표팀의 탈락은 아쉬웠지만, 이강인의 존재감은 분명히 남았다는 의미다.

메시·케인·음바페와 함께 이름 올린 이강인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이강인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이 남아공을 상대로 0-1로 패배했다 / 뉴스1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이강인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이 남아공을 상대로 0-1로 패배했다 / 뉴스1

이번 조별리그 베스트11 골드팀의 면면은 화려했다. 공격진에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해리 케인(잉글랜드), 킬리안 음바페(프랑스)가 포진했다. 메시는 조별리그에서 6골을 기록하며 득점 단독 선두에 올랐다.

수비진에는 에므리크 라포르트(스페인), 가브리엘 마갈량이스(브라질), 얀파울 판 헤커(네덜란드)가 선정됐다. 골키퍼 자리에는 모스타파 쇼비르(이집트)가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은 이 명단에서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 대표팀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음에도 세계적인 선수들과 같은 라인업에 들어갔다는 점은 가볍게 볼 수 없는 성과다. 한국 축구가 대회 전체로는 실패했지만, 이강인 개인에게는 자신의 경쟁력을 다시 증명한 무대였다.

특히 이강인은 이번 대회에서 단순한 공격 옵션을 넘어 대표팀의 볼 운반, 전개, 세트피스, 중원 연결을 책임졌다. 경기 결과가 따라오지 않았을 뿐, 팀 공격의 방향을 만드는 과정에서 그의 영향력은 작지 않았다. 해외 매체의 베스트11 선정 역시 이런 경기 관여도와 완성도를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홍명보는 사퇴, 대표팀은 조용한 귀국길

이강인의 개인 성과와 별개로 대표팀 분위기는 무겁다. 한국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결과는 조별리그 탈락이었다. 체코에 2-1로 승리하며 출발은 나쁘지 않았지만,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달아 0-1로 패하며 A조 3위에 그쳤다. 조 3위 상위 8팀에게 주어지는 32강 진출권도 끝내 얻지 못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이강인이 28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 과달라하라에 위치한 대표팀 숙소를 나서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최종 순위 34위로 마무리했다 / 뉴스1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이강인이 28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 과달라하라에 위치한 대표팀 숙소를 나서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최종 순위 34위로 마무리했다 / 뉴스1

홍명보 감독은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뒤 이튿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홍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두 차례 월드컵 사령탑을 맡았지만, 두 번 모두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결과를 남겼다. 2024년 7월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됐던 그는 2027년 1월 아시안컵까지 계약돼 있었지만, 예정된 임기보다 반년가량 일찍 물러나게 됐다.

사퇴 기자회견 이후에도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홍 감독은 약 1분 30초 분량의 입장문만 읽은 뒤 취재진 질문을 받지 않았다. 실패 원인, 선수단 분위기, 향후 보완점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회견장을 떠난 점을 두고 비판이 이어졌다. 퇴장 과정에서 손을 주머니에 넣은 듯한 장면까지 포착되며 태도 논란도 불거졌다.

대표팀은 현지 시간 정오부터 각자 귀국길에 올랐다. 이강인은 홍 감독과 코칭·지원스태프가 포함된 본진에 합류해 조현우,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백승호, 김문환, 설영우 등과 함께 이동한다. 본진은 미국을 경유해 30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다. 다만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꾸준히 진행됐던 공항 귀국 행사는 따로 열리지 않는다.

한국 축구는 대회 실패라는 무거운 숙제를 안고 돌아오게 됐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이강인은 조별리그 탈락팀 중 유일하게 해외 매체 베스트11에 선정되며 자신의 이름값을 다시 입증했다. 대표팀 전체의 성적표는 초라했지만, 이강인의 월드컵은 적어도 개인 경쟁력 면에서는 분명한 흔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