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방울 식혀준 꽃물결… 5만 인파 홀린 강진군 '보은산 수국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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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연예인 없이도 전년 대비 방문객 13% 폭증
물놀이·골목상권 연계로 지역 경제 살린 완벽한 '체류형 힐링 축제' 성공 궤도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여름의 초입, 찌는 듯한 가마솥더위마저 눈부시게 피어난 꽃향기 앞에선 그저 무색할 따름이었다.
강진군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강진읍 V랜드 일원에서 펼쳐진 이번 수국길축제에는 총 5만 4,338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 강진군
강진군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강진읍 V랜드 일원에서 펼쳐진 이번 수국길축제에는 총 5만 4,338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 강진군

전남 강진군 보은산 일대를 화려한 파스텔톤으로 물들인 ‘제4회 강진수국길축제’가 사흘간의 뜨거운 여정을 마치고 성대한 막을 내렸다. 그저 산책로를 따라 핀 흔한 꽃밭이라 치부하면 오산이다. 무려 5만 명이 넘는 구름 인파가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며, 남도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여름 최고 흥행 축제로 완벽하게 자리매김했다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 톱스타 없이도 대박 났다… 오직 '꽃의 힘'으로 빚어낸 기적

강진군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강진읍 V랜드 일원에서 펼쳐진 이번 수국길축제에는 총 5만 4,338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4만 8,174명)와 비교해 무려 13%나 훌쩍 뛰어오른 수치다. 이 기록이 더욱 놀라운 이유는, 통상적으로 지자체 축제의 이른바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대형 가수나 유명 연예인의 초청 공연이 전무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오로지 땀 흘려 가꾼 수국의 시각적 아름다움과 알찬 실속형 프로그램만으로 일군 성과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보은산의 싱그러운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촘촘하게 엮인 수국 정원과 초록빛 그린 터널, 그리고 발길 닿는 곳마다 세심하게 마련된 감성 만점 포토존은 소셜미디어(SNS) 세대의 취향을 정확히 관통했다. 인생 최고의 인증 사진을 남기려는 연인과 가족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지며, 자연 본연의 매력이 얼마나 거대한 집객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여실히 증명해 보였다.

■ 외국인 유학생도 반했다… 남녀노소 취향 저격 '오감 만족'

단순히 꽃만 구경하고 돌아가는 밋밋하고 정적인 행사에서 과감히 탈피해, 온몸으로 부딪히고 즐기는 동적인 체험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한 것도 신의 한 수가 되었다. 이번 축제 기간 중 각종 체험 행사에 참여한 인원은 무려 4,168명으로, 전년(1,835명) 대비 127%라는 경이로운 수직 상승을 기록했다.
강진군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강진읍 V랜드 일원에서 펼쳐진 이번 수국길축제에는 총 5만 4,338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 강진군
강진군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강진읍 V랜드 일원에서 펼쳐진 이번 수국길축제에는 총 5만 4,338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 강진군

현장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광주에서 지인들과 함께 산을 찾았다는 50대 여성 관광객은 "눈앞에 끝없이 펼쳐진 수국 물결을 보니 일상의 스트레스가 모두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가족 단위 피서객들의 만족도 역시 최고조에 달했다. 완도에서 어린 세 딸을 데리고 온 30대 주부는 "축제 기간에 맞춰 개장한 V랜드 물놀이장이 백미였다"며 "찜통더위 속에 아이들이 시원한 물분수 아래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는 모습을 보니 이곳을 찾아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활짝 웃었다.

푸른 눈의 이방인들마저 강진의 치명적인 매력에 흠뻑 빠졌다. 한국에서 유학 중인 미국인 바솔로뮤 파커 아만다 씨와 토드 콘클린 쇼니 씨는 "한국의 다채로운 풍광에 늘 감탄하지만, 이렇게 형형색색으로 만개한 다양한 종류의 강진 수국은 평생 잊지 못할 벅찬 감동의 물결을 선물해 주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 꽃구경 후엔 지갑 열렸다… 상인들 얼굴에 핀 '함박웃음'

축제의 진짜 성공 여부는 결국 지역 상권으로 얼마만큼의 낙수 효과가 흘러 들어갔느냐에 달렸다. 이번 축제는 숲속 행사장과 도심 골목상권을 교묘하게 연결하며 지역 경제에 거대한 활력을 불어넣는 '상생형 경제 축제'의 완벽한 모범 답안을 제시했다. 강진군은 축제장의 열기를 읍내로 고스란히 끌어오기 위해 ‘도깨비시장길 골목상권 활성화 행사’와 ‘오감통 자율상권 이벤트’를 유기적으로 맞물려 가동했다.

방문객들은 숲에서 수국의 향기를 만끽한 뒤, 자연스럽게 시내로 발걸음을 옮겨 지역 식당과 상점을 이용했다. 인천에서 방문한 60대 관광객이 "눈부신 수국을 담았으니, 이제 지인이 귀향한 마량항으로 넘어가 싱싱한 횟감으로 배를 든든히 채울 계획"이라고 밝힌 대목은 이번 축제의 훌륭한 체류형 소비 흐름을 대변한다.

여기에 공공배달앱 '먹깨비'의 파격적인 할인 이벤트와 상가 이용 금액을 지역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페이백 행사, 재치 있는 영수증 리뷰 인증 등 다양한 지갑 열기 프로젝트가 가동되면서 소비 심리에 불을 지폈다. 그 결과, 행사장 내 화훼농가 직거래 부스와 특산물 판매장 등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약 7% 이상 뚜렷하게 신장하며 상인들의 고단함을 달래주었다.

■ "여름 꽃축제의 신기원 열겠다"… 남도 대표 축제로 우뚝 선 강진

화려한 수국 아치 걷기로 팡파르를 울렸던 축제는 수국길 동행 퍼포먼스, 가든 음악회, 솜사탕 쇼와 마술 공연, 숲속 트레킹 스탬프 투어 등 쉴 틈 없이 쏟아지는 짜릿한 기획들로 사흘을 꽉 채웠다. 특히 무더위 속 걷기만 하는 지루함을 날려버린 '워터 붐! 수국 수호대 서바이벌' 물총 싸움은 짜릿한 킬러 콘텐츠로서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목공 체험, 캘리그라피 키링 만들기, 느린 우체통 등 소소한 아날로그 감성까지 놓치지 않았다.

행사를 성공적으로 진두지휘한 강진원 강진군수는 눈부신 흥행 돌풍에 강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강 군수는 "올해로 4번째를 맞이한 수국길축제가 이제는 그 어떤 화려한 이벤트 없이도 오직 뷰티풀한 꽃의 본질과 지역 상권의 조화를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 여름 꽃축제로 확고하게 뿌리를 내렸다"고 자평했다. 이어 "지금의 놀라운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내년에는 강진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한층 더 파격적이고 독창적인 콘텐츠를 발굴하여 전국 방방곡곡의 관광객들이 앞다투어 찾아오는 '관광 수도 강진'의 신기원을 반드시 이룩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여름의 열기를 삼켜버린 5만 인파의 함성 속에서, 내년 보은산이 피워낼 더 커다란 수국의 마법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