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망쳐놓고...” 홍명보 감독 사퇴 기자회견 직후 포착된 '이 행동', 말 나오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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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탈락 책임 지고 떠난 홍명보, 1분30초 기자회견이 논란인 이유
“죄송”이 아닌 “감사”로 끝낸 사퇴, 팬들이 느낀 것은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사퇴 발표 이후에도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성적 부진에 대한 사과와 책임 표명보다 더 크게 회자된 것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의 ‘퇴장 장면’이었다. 일부 팬들은 홍 감독의 마지막 태도가 기대했던 무게감과 달랐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분 30초 만에 끝난 사퇴 기자회견
홍명보 감독은 29일 오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에 위치한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입장을 밝혔다.
공식 기자회견장에 종이 두 장을 들고 등장한 홍 감독은 준비한 입장문을 읽었다. 그는 “축구를 사랑하고 대표팀을 응원해 주신 국민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난 오늘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며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다만 기자회견은 짧았다. 발표문 낭독은 약 1분 30초가량에 그쳤고,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은 없었다. 홍 감독은 자신의 입장을 밝힌 뒤 곧바로 자리를 떴다.
‘두 번째 월드컵 실패’로 끝난 홍명보호
홍 감독에게 이번 대회는 두 번째 월드컵 도전이었다.
그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이끌었지만 1무 2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뒤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12년 만에 다시 월드컵 무대에 섰지만 결과는 또 한 번 씁쓸했다.
대표팀은 체코와의 1차전에서 승리했지만,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이어 패하며 조별리그를 1승 2패로 마쳤다. 이후 3위 팀 간 순위를 따지며 32강 진출 가능성을 살폈지만 끝내 탈락했다.

홍 감독은 2024년 7월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당초 임기는 2027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까지였지만,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결과와 함께 7개월가량 먼저 물러나게 됐다.
논란 부른 건 ‘퇴장 장면’이었다
기자회견 직후 온라인에서 가장 크게 회자된 장면은 홍 감독의 퇴장 모습이었다.
홍 감독은 입장문 발표를 마친 뒤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가면서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손에 들고 있던 입장문을 정리하거나 주머니에 넣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지만, 월드컵 탈락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자리였던 만큼 작은 행동 하나에도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입장문 말미를 “죄송합니다”가 아닌 “감사합니다”로 끝낸 점을 두고도 아쉽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책임을 인정하는 자리였지만, 일부 팬들에게는 충분히 무겁고 절박한 태도로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튜버 감스트도 “대한민국 대표팀 그렇게 망쳐놓고 그냥 나 몰라라 하면 기분이 나아지냐”며 “질문도 안 받고, 마지막에 주머니에 손 넣고 나가는 것을 보라”고 비판했다.
대표팀은 조용히 귀국 예정
대표팀은 오는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홍 감독을 비롯해 조현우,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백승호, 김문환, 이강인, 설영우 등 일부 선수들은 멕시코 과달라하라를 떠나 미국을 경유해 한국으로 돌아온다.
다만 별도의 미디어 활동은 진행하지 않고 조용히 입국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해외에서 열린 월드컵을 마친 한국 대표팀이 공항 행사 없이 귀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 선수단장으로 함께한 박항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도 고개를 숙였다. 그는 “국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낸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축구협회는 뼈를 깎는 반성과 성찰로 다시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사퇴로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팬들이 원한 것은 단순한 퇴장이 아니라, 실패를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과정이었는지도 모른다. 짧은 기자회견과 말없이 빠져나간 마지막 장면이 더 오래 회자되는 이유다.
이하 홍명보 감독 사퇴 기자회견 전문
안녕하세요.
먼저 대한민국 축구를 사랑해 주시고 언제나 대표팀을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오늘 저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직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는 제게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감독을 맡기로 결정한 순간부터는 다른 이유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제게 맡겨진 책임을 끝까지 다하는 것, 그것이 제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저는 늘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습니다. 이 선택이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선택인가 대표팀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도 선수를 선택할 때도, 훈련을 준비하고 경기를 치를 때도 그 질문만큼은 놓지 않았습니다.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 모든 판단의 기준만큼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습니다.
감독이란 자리는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앞설 수 없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저는 설명보다 책임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끝내 보여드리지 못했습니다. 그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저에게 있습니다. 끝까지 함께해 준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지원 스태프 그리고 대표팀을 위해 묵묵히 헌신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를 내려놓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향한 마음까지 내려놓은 것은 아닙니다. 우리 대표팀이 다시 국민 여러분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