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골목상권 깬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글로컬타운30' 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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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형배 당선인·중기부 차관 등 20여 명 간담회
개별 지원 한계 극복하고 자생력 갖춘 로컬브랜드 생태계 구축 정조준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출범을 목전에 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침체된 지역 경제의 심장 박동을 다시 뛰게 할 새로운 경제 성장 엔진으로 ‘로컬브랜드’와 ‘골목상권’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는 26일 광주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I-PLEX에서 ‘사람과 소비가 다시 모이는 전남·광주 글로컬타운30 간담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는 26일 광주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I-PLEX에서 ‘사람과 소비가 다시 모이는 전남·광주 글로컬타운30 간담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과거 단발성 보조금 지급에 그쳤던 낡은 소상공인 지원 프레임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지역의 고유한 색깔을 입힌 자생적인 상권 생태계를 구축하는 이른바 ‘글로컬타운30’ 프로젝트를 민관 합동으로 본격 가동하며 지역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단순 보조금 넘어선 '상권 생태계'의 진화

그동안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쏟아부은 수많은 소상공인 지원 정책들은 대부분 개별 점포의 간판을 교체해 주거나 소규모 바우처를 지급하는 식의 단편적인 ‘핀셋 지원’에 머물러 왔다.

이러한 방식은 당장의 급한 불을 끄는 데는 효과적일지 모르나, 정작 사업 기간이 종료되면 상권의 자생력이 금세 시들해지거나, 상권이 조금 살아날 만하면 치솟는 임대료에 기존 원주민 상인들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현상을 막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한계와 비판에 직면해 왔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이러한 고질적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글로컬타운30’이라는 혁신적인 마스터플랜을 꺼내 들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특정 가게 몇 곳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골목상권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유기적 생태계로 키워내는 데 있다. 단순히 길을 넓히고 건물을 짓는 물리적 인프라 정비를 넘어,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 콘텐츠와 강력한 브랜딩 전략을 결합하고, 이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민간 협력체계를 단단하게 구축하여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이 이뤄지는 ‘골목 산업 모델’을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 로컬기업 현장 목소리, "전담 인프라 확충 시급"

이러한 혁신적인 밑그림을 현실로 구체화하기 위해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는 26일 광주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I-PLEX에서 ‘사람과 소비가 다시 모이는 전남·광주 글로컬타운30 간담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행정 관청의 일방적인 정책 하달이 아닌, 실제 현장에서 땀 흘리는 경제 주체들의 날 것 그대로의 목소리를 시정에 곧바로 담아내기 위한 밀착형 소통 행보의 일환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과 안도걸 국회의원을 비롯해, 정부 측 핵심 인사로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제2차관과 광주·전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지역 상권을 든든하게 떠받치고 있는 로컬브랜드 기업인과 소상공인 대표 등 20여 명이 자리해 열띤 토론의 장을 펼쳤다.

참석한 기업인들은 탁상행정으로는 알 수 없는 뼈아픈 현장의 애로사항들을 여과 없이 쏟아냈다. 이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사장되지 않도록 로컬브랜드 육성을 돕는 전담 지원체계의 조속한 마련, 기업이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무사히 넘길 수 있는 성장 단계별 맞춤형 정책자금 지원, 영세한 규모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공용 제조 및 물류 인프라의 확충 등을 강력히 건의했다. 더불어 콘텐츠 기획 및 마케팅 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와 상권을 이끌어갈 민간 운영 주체의 자율성을 확실하게 보장해 줄 것을 행정 당국에 촉구했다.

■ 민형배 당선인 "창의성 중심의 지속 가능한 지원"

참석자들의 건의 사항을 꼼꼼히 메모하며 경청한 민형배 당선인은 행정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표명했다. 민 당선인은 “골목상권 부활의 성패는 단순히 예산을 쪼개어 가게 몇 곳의 숨통을 틔워주는 1차원적인 지원 방식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다”고 명확히 진단했다. 이어 “외부에서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아오고, 상권 내에 오래 머물며 기꺼이 지갑을 열고, 그 매력에 이끌려 다시 방문하게 만드는 자생적이고 강력한 상권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민 당선인은 “새롭게 출범하는 통합특별시는 일회성 보조금 지급으로 생색내고 끝나는 과거의 구태의연한 지원 방식을 과감히 폐기할 것”이라며, “대신 우리 지역의 훌륭한 로컬브랜드들이 튼튼하게 성장하여 골목상권에 깊숙이 뿌리내릴 수 있는 완벽한 선순환 구조를 설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정책의 중심에는 항상 민간의 번뜩이는 창의성과 유연한 현장 실행력을 두고, 행정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쾌적한 공간 제공, 탄탄한 금융 지원, 다양한 판로 개척, 그리고 합리적인 제도 개선 등 든든한 조력자 역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 중앙-지방 원팀… 고유 문화 품은 골목상권 기대

지역 경제의 근간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약속도 든든하게 이어졌다. 이날 간담회에 중앙부처 대표로 참석한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제2차관은 지역 골목상권이 지닌 무한한 잠재력과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이 차관은 “지역의 골목상권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상업적인 공간을 넘어, 수십 년간 지역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다채로운 역사와 고유한 문화가 고스란히 축적되어 있는 가장 소중한 사회적 자산”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차관은 “중소벤처기업부 역시 지역만이 가진 대체 불가능한 고유의 브랜드 가치와 청년들의 로컬 창업 생태계, 그리고 지역 특화 관광 콘텐츠가 톱니바퀴처럼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튼튼한 상권 생태계가 성공적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고 통합특별시와 원팀이 되어 아낌없는 행·재정적 지원을 펼치겠다”고 굳은 다짐을 밝혔다. 사람과 자본이 수도권으로만 빨려 들어가는 지방 소멸의 위기 속에서, '로컬의 힘'을 믿고 '글로컬타운30'이라는 승부수를 띄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도전이 대한민국 지역 경제 부흥의 새로운 롤모델로 우뚝 설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