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익률 500%의 신화?” 리딩방 사기꾼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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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톡방이 폭파되기 전 '증거의 박제'가 최우선이다.
- '빛의 속도로 계좌를 묶는 것'이 급선무다.
- 형사 절차에서의 '합의 압박'과 실효적인 배상 제도를 활용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추천한 종목이 연일 상한가를 치고, 단톡방 회원들의 수익 인증 캡처가 쏟아지는 걸 보니 눈이 뒤집히더군요." 최근 필자의 사무실을 찾은 한 피해자의 고백이다.
청유법률사무소 대표 권민성 변호사 / 사진=위키트리DB
청유법률사무소 대표 권민성 변호사 / 사진=위키트리DB

그는 평생 모은 퇴직금과 대출금까지 영혼을 끌어모아 총 1억 5,000만 원을 입금했다. 업체가 자체 개발했다는 호화로운 화면의 HTS(모바일·PC 투자 프로그램)에는 수억 원의 가상 수익이 찍혀 있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수익금을 출금하려 하자 업체는 "세금과 수수료로 3,000만 원을 더 입금해야 출금이 가능하다"며 말을 바꿨다. 추가 입금을 거부하자마자 그는 단톡방에서 강제 퇴장당했고, 매일 소통하던 매니저는 잠적했다. 화면 속 수억 원의 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최근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불법 주식 리딩방에 대한 규제와 처벌 수위가 대폭 강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교묘해진 리딩방 사기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유명 주식 유튜버를 사칭하거나 공모주 대리 청약을 빌미로 가짜 투자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만드는 수법은 이제 전형적인 공식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미 덫에 걸려 돈을 송금한 상황이라면 손을 놓고 자책만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사기꾼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골든타임 대응법'을 숙지하고 빠르게 움직인다면 돈을 돌려받을 기회는 분명히 존재한다.

첫째, 단톡방이 폭파되기 전 '증거의 박제'가 최우선이다.

사기꾼들은 수사망이 좁혀오면 단톡방을 삭제하고 가짜 HTS 사이트를 폐쇄한다. 이들이 잠적하기 전에 리딩방 대화 내용 전체, 바람을 잡던 회원들의 ID와 대화, 입금 계좌번호, 업체가 보낸 명함이나 사업자등록증 등을 모조리 캡처하고 PDF 파일로 저장해 두어야 한다. 이 흔적들이 향후 수사기관에서 사기 혐의를 입증할 핵심 무기가 된다.

둘째, '빛의 속도로 계좌를 묶는 것'이 급선무다.

과거에는 리딩방 사기가 투자 자문 서비스(용역)를 제공하는 형태를 띠고 있어, 은행권에서 보이스피싱과 같은 즉각적인 지급정지를 거절하는 실무상 장벽이 있었다. 그러나 법 개정(통신사기피해환급법)으로 인해 가짜 HTS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허위 정보로 돈을 가로채는 리딩방 사기 역시 즉각적인 금융사기 피해 접수 및 지급정지 신청이 가능해졌다. 피해를 인지한 순간 망설이지 말고 112나 은행 고객센터를 통해 범죄 계좌부터 묶어야 한다. 이후 자본시장법 위반 및 형법상 사기죄 성립 요건을 정교하게 구성한 고소장을 신속히 접수하고 민사상 압류 절차를 병행하여, 사기꾼들이 돈을 완전히 빼돌릴 길목을 완벽히 차단해야 한다.

셋째, 형사 절차에서의 '합의 압박'과 실효적인 배상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다.

고소장이 접수되어 주동자나 대포통장 명의인이 특정되면, 이들은 무거운 형사 처벌을 피하거나 감형을 받기 위해 피해자에게 합의를 제안해 오는 경우가 많다. 이때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정당한 피해 금액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만약 합의가 원활하지 않더라도 재판 과정에서 '형사 배상명령 신청'을 활용하면, 별도의 까다롭고 무거운 민사 소송을 거치지 않고도 형사 재판부의 판결을 통해 법적 배상 조치를 받아낼 수 있는 강력한 카드가 된다.

"설마 내가 사기를 당하겠어?"라는 방심이 피해자를 만든다. 그러나 사기를 당한 것보다 더 위험한 것은 '이미 늦었다'는 포기와 절망이다. 사기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피해자의 침묵과 시간 끌기다. 그들이 단톡방을 지우고 흔적을 감추기 전에, 법률 전문가의 손을 잡고 신속하고 단호하게 법적 칼날을 겨누어야 내 소중한 자산을 지켜낼 수 있다.

청유법률사무소 대표 권민성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