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티베트 318 국도, 설산과 초원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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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둬산 고갯길·궁가산 티베트 가정식·거녜의 눈
눈 덮인 고개를 넘고, 설산 아래 마을에서 하루를 보내고, 초원 한가운데 푸른 호수를 만난다. 중국 청두에서 티베트 라싸로 이어지는 318 국도는 단순한 도로가 아니라 고원과 설산, 초원과 사람들의 삶을 차례로 통과하는 거대한 여정이다. EBS1 ‘세계테마기행’이 티베트로 향하는 하늘길 위에서 여행자들이 꿈꾸는 압도적인 풍경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따라간다.

30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하늘길 318, 티베트를 가다’ 2부 ‘천하제일, 하늘 비경’에서는 보이차 연구가 정경원 씨와 함께 본격적인 고원지대 여행을 이어간다. 여정은 티베트로 향하는 관문인 저둬산에서 시작해 궁가산 자락의 티베트 마을, 거녜산 아래의 푸른 호수 ‘거녜의 눈’, 야크들의 낙원이라 불리는 마오야초원까지 이어진다.
이번 편의 출발지는 궁가산 북단에 자리한 저둬산이다. 저둬산은 318 국도를 따라 티베트로 향하는 이들이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상징적인 고갯길이다. 이른 봄에도 산길에는 눈이 쌓여 있고, 해발 4000m가 넘는 고지대의 공기는 여행자들의 숨을 금세 가쁘게 만든다. 자동차로도 쉽지 않은 길이지만, 이곳에서는 자전거로 318 국도를 달리는 여행자들도 만날 수 있다.
저둬산 고갯마루에는 신성한 탑 초르텐이 서 있다. 여행자들은 이곳을 지나며 저마다의 바람을 남긴다. 누군가는 휴대용 산소통에 의지해 숨을 고르고, 누군가는 긴 여정의 무사함을 기원한다. 정경원 큐레이터 역시 초르텐을 세 바퀴 돌며 길 위의 모든 이들이 안전하게 꿈의 여정을 마치기를 바란다. 눈과 바람, 얇은 공기 속에서 하늘길 318이 왜 ‘인생에 한 번은 가봐야 할 길’로 불리는지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다.
고개를 넘어 도착한 곳은 궁가산으로 둘러싸인 티베트 마을이다. 이곳에는 지난 여행에서 인연을 맺었던 둥바짜시가 살고 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인연은 낯선 여행길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든다. 정경원 큐레이터는 둥바짜시의 집에서 하루를 머물며 동티베트 전통 가옥과 그 안에서 이어지는 생활문화를 들여다본다.
동티베트 전통 가옥은 층마다 쓰임이 다르다. 1층은 가축들이 머무는 공간이다. 아침이 되면 야크들은 초원으로 방목을 나가고, 집 안의 하루도 함께 시작된다. 3층에는 기도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 가족들은 매일 아침 기도를 올린다. 향나무 가지 등을 태우며 안녕을 비는 웨이쌍 의식은 티베트 사람들의 신앙과 일상이 얼마나 가까이 맞닿아 있는지 보여준다.
기도의 시간에는 소라 나팔 둥카르 소리도 울려 퍼진다. 둥카르는 티베트의 여덟 가지 보배 중 하나로 여겨지는 상징적인 물건이다. 깊고 긴 소리가 산과 마을 사이로 번지는 순간, 이곳의 기도는 개인의 소망을 넘어 세상의 평안을 바라는 마음으로 확장된다. 방송은 화려한 관광지보다 한 가정의 아침을 통해 티베트 문화권의 진짜 얼굴을 비춘다.
궁가산에서의 하루는 밥상에서도 이어진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위해 준비된 식탁에는 티베트 가정식이 오른다. 야크 육포와 버섯을 볶은 요리, 돼지고기와 송이버섯을 넣고 끓인 따뜻한 탕, 야크 젖으로 만든 요거트가 한 상을 채운다. 티베트 사람들의 주식인 참파도 빠질 수 없다. 참파는 보릿가루와 야크 버터 등을 뭉쳐 먹는 음식으로, 고원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담긴 대표적인 음식이다.
특히 궁가산에서는 참파를 특별한 방식으로 즐긴다. 익숙한 재료도 지역과 사람에 따라 다른 맛과 풍경을 만들어낸다. 방송은 한 끼 식사를 통해 고원의 혹독한 자연에 적응해 온 사람들의 지혜와, 손님을 맞는 따뜻한 마음을 함께 담아낸다.

다시 오른 318 국도는 티베트 문화권의 또 다른 성스러운 산, 거녜산으로 이어진다. 이곳에서 만나는 풍경은 ‘거녜의 눈’이다. 초원 한가운데 하늘을 바라보듯 자리한 푸른 호수는 대지의 눈동자라고도 불린다. 넓은 초원 위에 동그랗게 고인 호수는 마치 하늘을 그대로 품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거대한 산과 고요한 초원, 그 한가운데 놓인 푸른 물빛은 하늘길 318이 선사하는 가장 비현실적인 장면 가운데 하나다.
거녜의 눈을 뒤로하고 여정은 마오야초원으로 향한다. 마오야초원은 야크들의 낙원이자, 이 지역 사람들의 삶을 지탱하는 터전이다. 고산 초원 위로 야크들이 느릿하게 풀을 뜯고, 바람은 낮은 풀밭을 따라 길게 지나간다. 이곳에서 여행자는 예상치 못한 장면과 마주한다. 바로 야크의 출산 현장이다.
새끼를 낳은 어미 야크는 혀로 온몸의 분비물을 닦아내며 갓 태어난 생명을 돌본다. 초원 위에서 펼쳐지는 이 장면은 꾸며진 풍경이 아니라 고원의 삶 그 자체다. 잠시 뒤 새끼 야크는 처음으로 일어서려 한다. 다리가 풀려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고, 또 넘어지는 시간이 이어진다. 하지만 새 생명은 결국 초원 위에 첫발을 내딛는다. 웅장한 설산과 드넓은 길의 풍경 속에서, 가장 큰 감동은 오히려 작은 생명의 첫걸음에서 찾아온다.
‘세계테마기행-하늘길 318, 티베트를 가다’ 2부 ‘천하제일, 하늘 비경’은 318 국도 여행의 본격적인 고원 구간을 담아낸다. 해발 4000m를 넘나드는 저둬산의 고갯길, 궁가산 아래 티베트 가정의 아침, 거녜의 눈이라 불리는 신비로운 호수, 마오야초원에서 만난 야크의 탄생까지 길 위에서만 가능한 장면들이 이어진다. 하늘길 318은 이번 편에서 비로소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자연과 신앙, 삶과 생명이 함께 흐르는 길로 다가온다.
EBS1 ‘세계테마기행-하늘길 318, 티베트를 가다’ 2부 ‘천하제일, 하늘 비경’은 30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
※ 해당 글은 아무 대가 없이 작성됐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