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문 따고 들어간 그 순간…방 안에서 벌어진 일

작성일

압수수색 중 30대 피의자 추락해 숨져…절차상 문제 여부 조사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불법 촬영 혐의로 수사받던 30대 피의자가 경찰 압수수색 집행 도중 주거지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잠긴 문을 따고 들어선 순간 피의자가 창틀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영장 집행 절차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경기일보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46분 경기 용인시 수지구 한 아파트 13층에서 A 씨가 떨어졌다. A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30여 분 만인 오후 10시 17분께 사망했다.

A 씨는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고 당일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A 씨 주거지를 방문했으며, A 씨 아버지에게 영장 집행 사실과 범죄 내용을 설명했다.

이후 A 씨의 방으로 진입하려 했으나 문이 잠겨있었고, 문을 개방해 들어서는 순간 A 씨가 창틀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A 씨는 경찰이 들어오자 곧바로 뛰어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었는지를 포함해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이 피의자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할 때는 헌법상 적법절차의 원칙에 따라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엄격한 법적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118조에 따라 수사기관은 압수수색을 당하는 피의자 등에게 반드시 영장을 실물로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영장이 발부되었다는 사실을 말로만 전하거나 멀리서 보여주는 것은 위법이다. 또한 영장에 기재된 범죄 사실의 요지, 압수할 물건, 수색할 장소 등을 명확히 설명해 기습적인 수색으로 인한 방어권 침해를 막아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123조에 따라 주거지 압수수색 시에는 피의자 본인이나 가족, 관리인 등을 집행에 참여시켜야 한다. 피의자가 부재중이거나 문을 열어주지 않는 등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면 이웃 주민이나 지방공공단체의 직원을 참여인으로 세워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 A 씨의 아버지를 동석하게 한 것은 이 참여권 보장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절차에 해당한다.

형사소송법 제120조에 따라 영장 집행을 위해 문을 개방하거나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된 필요한 처분에 해당한다. 피의자가 진입을 거부하거나 잠적했을 때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행위 자체는 적법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필요 이상의 폭력을 행사하거나 기물을 과도하게 파손해서는 안 된다. 현장 상황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피의자의 자해·투신 가능성 등을 인지했다면 실질적인 위험 방지 조치를 해야 할 주의 의무가 발생한다.

또한 형사소송법 제125조에 따라 영장에 특별히 야간 집행을 허용한다는 문구가 기재되지 않았다면, 일몰 후에는 주거지에 들어가 압수수색을 할 수 없다.

다만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영장에 일몰 이후 집행을 허용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어 야간 집행 자체는 절차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향후 감찰 및 조사의 핵심 쟁점은 야간 집행 적법성이 아닌, 경찰이 투신 등 돌발 상황을 사전에 예측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충분히 수립했는가, 즉 현장에서의 주의 의무를 다했는가로 좁혀질 전망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