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걱정 없는 함평"… 주민참여형 인지강화 쉼터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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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증 치매 어르신 대상 맞춤형 프로그램 '뇌총총+업(UP) 쉼터' 본격 운영
동네 이웃이 직접 치매안심관리사로 나서 촘촘하고 따뜻한 밀착 돌봄망 구축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초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며 치매가 개인이나 한 가정의 비극을 넘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전남 함평군이 지역 사회의 따뜻한 연대를 바탕으로 치매 극복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나섰다.
전남 함평군보건소 산하 치매안심센터는 다음 달 23일까지 센터에 정식으로 등록된 경증 치매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인지능력 향상과 우울감 해소를 위한 ‘뇌총총+업(UP) 쉼터’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 함평군
전남 함평군보건소 산하 치매안심센터는 다음 달 23일까지 센터에 정식으로 등록된 경증 치매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인지능력 향상과 우울감 해소를 위한 ‘뇌총총+업(UP) 쉼터’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 함평군

단순히 행정 기관 주도의 일방적인 의료 지원을 넘어, 같은 마을에 거주하는 친숙한 이웃 주민들이 직접 돌봄의 주체로 나서는 혁신적인 주민참여형 프로그램을 도입해 굳게 닫혀있던 치매 어르신들의 마음의 문을 열고 있다.

■ 지역 주민이 이웃 돌보는 '따뜻한 동행'

25일 전남 함평군 보건소에 따르면, 보건소 산하 치매안심센터는 다음 달 23일까지 센터에 정식으로 등록된 경증 치매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인지능력 향상과 우울감 해소를 위한 ‘뇌총총+업(UP) 쉼터’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이번 프로그램이 기존의 치매 예방 교실과 가장 뚜렷하게 차별화되는 점은 바로 ‘치매안심관리사’의 적극적인 활용이다. 함평군은 전라남도 및 광역치매센터와 손잡고 지역 내 실정에 밝고 봉사 정신이 투철한 일반 주민들을 선발하여 전문적인 치매 교육을 이수하게 한 뒤 치매안심관리사로 전격 양성했다.

낯선 의료진이나 요양보호사가 아닌, 평소 오가며 인사를 나누던 친숙한 동네 이웃이 관리사로 나서 어르신들을 돌보기 때문에 환자들이 느끼는 심리적 거부감과 불안감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환자들은 자신에게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지역사회 생활환경 속에서 이웃과 함께 호흡하며 자연스럽게 인지 건강을 관리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돌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 인지 강화부터 정서 안정까지… 다채로운 맞춤형 프로그램

이번 ‘뇌총총+업(UP) 쉼터’는 대상 어르신들의 체력과 집중력을 고려하여 주 2회씩, 총 10회차의 밀도 있는 과정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되었다. 프로그램 진행 시 치매안심관리사와 치매안심센터 전담 인력이 2인 1조 등 다각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여 어르신들의 활동을 1대1로 세심하게 돕는다.

매 회차 프로그램이 시작될 때마다 관리사들은 어르신들의 혈압, 혈당 등 기본적인 신체 건강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고, 밤새 별고는 없으셨는지 다정하게 안부를 물으며 정서적인 상태까지 면밀히 살핀다. 이어서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고 뇌 혈류량을 증가시키는 '뇌신경 체조', 집에서도 스스로 인지 훈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재택교육 문제 풀이 활동' 등 뇌 기능을 활성화하는 체계적인 훈련이 진행된다.

특히 어르신들의 오감을 자극하고 잃어버린 활력을 되찾아 주기 위해 흙과 식물을 만지는 원예치료, 손끝의 감각을 일깨우는 공예치료, 내면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미술치료 등 다채로운 비약물적 인지 자극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마련되어 참여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 치매 중증화 막는 '골든타임' 사수 총력전

의료계 전문가들은 치매 발병 초기인 '경증' 단계를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으로 꼽는다. 이 시기에 적절한 인지 재활 훈련과 지속적인 사회적 교류가 동반되지 않으면 순식간에 중증 치매로 악화되어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고통과 사회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함평군은 바로 이 점에 주목하여 이번 쉼터 사업을 기획했다. 쉼터 프로그램은 단순히 치매 증상의 악화를 막는 방어적인 차원을 넘어, 어르신들이 집 밖으로 나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대화하고 웃는 과정 자체에 큰 의미를 둔다. 규칙적인 외출과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단절되었던 사회적 교류를 다시 이어가고, 무언가를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을 미각, 촉각, 시각 등 다양한 감각을 통해 느끼게 함으로써 우울증을 예방하고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긍정적인 선순환 효과를 거두고 있다.

■ 보건소 "조기 발견·지속 관리로 치매 친화 도시 조성"

이번 주민 주도형 치매 돌봄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안착은 초고령화 시대 농어촌 지자체가 나아가야 할 모범적인 복지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함평군은 단기적인 지원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의 무거운 짐을 지역사회가 함께 나누어 질 수 있도록 치매 복지 인프라를 더욱 촘촘하게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심화섭 함평군 보건소장은 “치매는 불치병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에 숨길 것이 아니라, 조기 발견과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얼마든지 진행을 늦추고 건강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심 소장은 “우리 함평군의 치매 환자와 가족들이 고립되지 않고 지역사회라는 따뜻한 울타리 안에서 이웃과 더불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다양한 인지 건강 프로그램과 밀착형 돌봄 서비스를 앞으로도 쉼 없이 고민하고 전폭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굳은 의지를 밝혔다.

한편, 든든한 건강 파수꾼 역할을 수행 중인 함평군 치매안심센터는 만 60세 이상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무료 치매 조기 검진 사업을 필두로, 발굴된 치매 환자의 체계적인 등록 및 사례 관리, 치매 치료 관리비 지원, 보호자들의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가족 교실 운영 등 군민의 체감도가 높은 다각적인 통합 서비스를 연중 활발하게 제공하며 '치매 친화적 함평 만들기'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