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이 '2명' 없어서 결국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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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전 1 대 0 충격패…69% 점유율도 막은 '92라인' 부재의 대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남아프리카공화국 A조 최종전이 끝났다. 스코어는 0대 1. 대한민국 남아공 월드컵 최종전에서 한국은 볼 점유율 69%로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쥐었지만,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패했다. 숫자만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다. 그런데 경기 흐름을 차근차근 뜯어보면 패인은 선명하게 드러난다.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단 두 명, 손흥민과 이재성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한국 축구 최강 '92라인'. / 뉴스1
한국 축구 최강 '92라인'. / 뉴스1

홍명보의 승부수 그리고 '그 대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일정 최종전인 25일 경기에서 홍명보 감독은 예상 밖의 카드를 꺼냈다. 체코전 교체 투입 후 역전골을 터뜨린 오현규를 최전방 선발로 세우고, 손흥민을 교체 명단으로 내린 것이다. 손흥민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부터 출전한 이래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오현규의 월드컵 선발 출전 역시 이번이 처음이었다.

선발 라인업은 골키퍼 김승규, 수비 라인에 이한범·김민재·이기혁·설영우, 미드필드에 황인범·백승호·이태석, 공격진에 황희찬·이강인·오현규로 구성됐다. 멕시코전에서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이재성은 이날도 벤치를 지켰다. 홍 감독이 오현규 선발을 승부수로 던진 배경에는 체코전에서의 강렬한 임팩트가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승부수는 팀 전술 구조의 두 축을 동시에 뽑아내는 선택이기도 했다.

손흥민 없으니 '공간'이 사라졌다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공격이 작동하는 원리를 이해하려면 손흥민이라는 선수의 전술적 기능을 먼저 알아야 한다. 손흥민은 단순히 골을 넣는 스트라이커가 아니다. 그가 최전방에 서는 순간 상대 수비수 두세 명이 자동으로 그를 따라붙는다. 이 당기는 힘, 전술적 중력(Gravity) 덕분에 이강인·황희찬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난다. 손흥민이 측면으로 빠지거나 수비 라인 뒤를 향해 달리는 움직임 하나만으로 상대 수비 블록 전체가 재편된다.

(위쪽)남아공전 선발 라인업-(아래쪽)교체 라인업.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위쪽)남아공전 선발 라인업-(아래쪽)교체 라인업.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오현규는 다른 유형의 스트라이커다. 박스 안에서의 마무리 능력과 논스톱 슈팅 감각은 체코전에서 이미 검증됐다. 그러나 수비수들을 끌고 다니며 공간을 여는 역할,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 라인 전체를 밀어붙이는 압박형 움직임에서는 손흥민과 명백히 다른 특성을 가진다. 오현규가 나쁜 선수라는 뜻이 아니다. 그는 손흥민과 다른 방식으로 기능하는 선수고, 이날 대표팀이 요구한 역할과의 간극이 있었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남아공전 전반 내내 대한민국 공격진 앞에는 닫힌 공간만 있었다. 이강인이 볼을 받아도 연결할 공간이 없었고, 황희찬이 측면에서 돌파를 시도해도 안으로 연결되는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슈팅 8개, 유효슈팅 3개. 69%의 점유율이 만들어낸 결과치고는 초라한 수치였다.

이재성 없이 '빌드업'이 막혔다

현재 대한민국 미드필드 최선의 조합은 황인범과 백승호다. 황인범의 공간 침투와 전방 패스 능력은 이미 여러 경기에서 검증됐다. 그런데 이 조합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전제 조건이 있다. 백승호의 탈압박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보완해줄 선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가 전방 압박을 가해올 때 백승호 혼자 이를 풀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고, 그렇다 보니 전방에서 누군가 내려와 빌드업에 가담해줘야 팀 전체의 공격이 흐름을 탄다.

체코전과 멕시코전에서 이 역할을 이강인과 이재성이 번갈아 맡았다. 이재성이 중앙과 2선 사이를 부지런히 오르내리며 패스 루트를 열어주는 동안, 이강인은 공격적인 위치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 분업이 정상적으로 작동했을 때 대한민국 공격은 비로소 전방까지 볼이 연결됐다.

남아공vs대한민국 경기 기록.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남아공vs대한민국 경기 기록.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한민국 경기에서 이재성은 다시 벤치였다. 이강인 혼자 빌드업 가담과 공격 전개를 동시에 소화해야 했다. 상대 입장에서는 이강인 한 명만 집중적으로 견제하면 됐다. 이강인은 전반 내내 체력을 소모하며 전방과 후방을 오갔지만 그 결과로 만들어진 결정적 장면은 거의 없었다. 왜 톱에서 뛰는 공격수들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는지는 이 구조를 보면 설명된다. 전방까지 볼이 연결되지 않으니 공격수들이 할 수 있는 게 없었던 것이다.

올라간 측면 수비…역습의 빌미

홍 감독은 전반 초반 공격적인 압박을 위해 양쪽 측면 수비수를 높이 올렸다. 빌드업이 원활하게 작동하는 상황이라면 유효한 선택이다. 그러나 빌드업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측면 수비수까지 올라가자 구멍이 생겼다. 패스 연결이 끊기는 순간마다 측면 뒷공간이 비었고, 남아공은 그 빈 공간을 날카롭게 찔러 들어왔다.

남아공은 볼 점유율 32%에도 불구하고 슈팅 13개, 유효슈팅 4개, 키패스 10개를 기록했다. 대한민국이 720번 패스를 시도해 643번을 성공시키는 동안, 남아공은 338번의 패스 시도 중 277번만 성공시켰다. 그런데도 기대득점(xG)은 남아공 1.1, 대한민국 1.0으로 효율에서 남아공이 앞섰다. 볼을 많이 갖고 있다고 경기를 이기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이날 경기가 다시 한번 보여줬다.

전반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 홍 감독은 측면 수비수를 다시 내렸다. 역습 위협은 어느 정도 잦아들었지만 이번엔 공격 숫자 자체가 부족해졌다. 역습도 안 되고, 조직적인 공격 장면도 만들지 못하는 교착 상태가 이어졌다.

후반 교체 그러나 너무 늦었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홍 감독은 교체 카드를 꺼냈다. 황희찬을 빼고 손흥민을 투입했고, 이태석을 옌스 카스트로프로, 백승호를 김진규로 교체했다. 이후 김민재가 종아리 부상으로 박진섭으로 교체됐고, 오현규 자리에 조규성이 들어오며 5장의 교체 카드가 모두 소진됐다. 홍 감독은 경기 후 "김민재는 종아리 부상이 있어 교체를 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4일(현지 시각)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피치를 향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 뉴스1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4일(현지 시각)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피치를 향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 뉴스1

손흥민이 들어온 뒤 경기 분위기는 달라졌다. 공간을 여는 움직임이 생기고 전방 연결 패스도 조금씩 살아났다. 그러나 한국은 이미 후반 18분 타펠로 마세코에게 실점한 상태였다. 남아공 왼쪽 측면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받은 마세코가 패널티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선제 실점 이후 한국은 추가 시간까지 이렇다 할 날카로운 공격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추가 시간 박진섭의 헤딩 시도가 남아공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최종 스코어 0대 1로 경기가 끝났다.

홍 감독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선제 실점을 당하면서 선수들이 경기를 운영하는 데 조급한 부분이 있었다. 선제 실점이 아쉬웠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아쉬웠다. 감독인 내 책임이다"라고 말했다.

세트피스·수비 통계로 본 경기 전체

세트피스와 파울 관리에서도 양 팀의 차이가 드러났다. 대한민국은 코너킥 6개를 얻어내며 남아공(4개)보다 많은 기회를 가졌지만, 코너킥에서 결정적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프리킥 기회는 남아공이 9개로 대한민국(7개)보다 많았다. 남아공은 공격 상황에서 3번의 오프사이드 함정에 걸렸고, 대한민국은 오프사이드를 단 한 차례도 기록하지 않았다.

수문장 싸움에서는 대한민국 김승규가 3개의 선방을 기록하며 남아공의 역습을 막아냈다. 남아공 골키퍼도 2개의 선방으로 한국의 몇 안 되는 결정적 기회를 차단했다. 파울은 대한민국이 9개, 남아공이 7개였으며 옐로카드는 양 팀 각각 1장씩, 퇴장은 없었다. 대한민국의 기대도움(xA)은 1.6으로 남아공(0.75)보다 높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의 마무리 정확도와 공간 활용 효율에서 실패했다.


한국 축구 '92라인' 이재성과 손흥민. / 뉴스1
한국 축구 '92라인' 이재성과 손흥민. / 뉴스1

'92라인'이 대표팀 구조에서 가지는 무게

대한민국 경우의 수를 논하기 전에, 이번 남아공전이 보여준 더 근본적인 문제를 짚을 필요가 있다. 손흥민과 이재성, 두 선수가 동시에 빠졌을 때 팀 전술 구조 자체가 얼마나 달라지는지가 이날 경기에서 확인됐다. 두 선수 모두 1992년생, 이른바 '92라인'이다.

손흥민은 최전방에 서는 것만으로 상대 수비 블록을 재편하는 선수다. 그가 만드는 공간 안에서 이강인과 황희찬의 파괴력이 극대화된다. 이재성은 화려한 스탯과는 거리가 있지만 팀이 돌아가게 만드는 선수다. 중앙과 2선 사이를 끊임없이 오르내리며 패스 루트를 열고, 전방 압박의 타이밍을 잡고, 동료들이 공격에 집중할 수 있도록 허드렛일을 도맡는다. 이재성이 빠진 미드필드는 황인범 혼자 모든 무게를 짊어지거나, 이강인이 소모적인 역할까지 떠안아야 하는 구조가 된다.

황희찬·김민재·황인범 등 96라인이 전성기 주축으로 자리 잡고, 이강인·배준호 등 차세대 재능들이 치고 올라오는 사이, 92라인은 두 세대를 잇는 연결점이기도 하다. 손흥민이 미디어의 집중포화를 흡수하는 구조 안에서 후배 선수들이 부담 없이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이재성의 훈련 태도와 자기관리는 젊은 미드필더들에게 기준점이 된다. 이번 남아공전은 그 '황금 가교'가 동시에 빠졌을 때 팀이 어떤 모습이 되는지를 90분 동안 보여준 경기였다.


고개 떨군 이강인. / 뉴스1
고개 떨군 이강인. / 뉴스1

한국 32강 경우의 수, 아직 닫히지 않았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구조는 이전 대회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됐고, 12개 조 각 1·2위 24팀이 직행 티켓을 받는다. 여기까지는 단순하다. 변수는 그다음에 있다. 12개 조에서 각각 나오는 3위 팀 12개를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그 가운데 상위 8팀에게만 추가 32강 티켓을 준다. 이른바 와일드카드 방식이다.

한국 32강 진출 가능성은 A조 3위가 확정됐다고 해서 자동으로 닫히는 구조가 아니다. 12개 조 3위 12팀 중 8팀이 살아남고 4팀만 탈락한다. 한국 32강 경우의 수가 복잡해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같은 승점을 갖고도 탈락할 수 있고, 전혀 다른 조의 스코어 하나가 한국의 생존을 결정할 수 있다.

남아공에게 진 이후 아쉬워하는 한국 축구국가대표 선수들. / 뉴스1
남아공에게 진 이후 아쉬워하는 한국 축구국가대표 선수들. / 뉴스1

3위 팀 간 순위 산정 방식은 명확한 우선순위를 따른다. 첫 번째 기준은 승점이다. 동률이면 골득실, 그래도 같으면 총 득점 수로 판단한다. 이 세 기준을 모두 통과하고도 가려지지 않으면 페어플레이 지수, 즉 경고·퇴장 누적이 적은 팀이 앞선다. 이마저 동일하면 최후 수단으로 추첨이 적용된다. 골 하나, 경고 한 장이 한국 32강 대진과 일정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 32강 일정과 한국 32강 대진표가 확정되려면 다른 조의 결과가 모두 나와야 한다. 한국 32강 상대 역시 이 과정을 거쳐야 정해진다. 한국 32강 진출시 어떤 팀과 붙게 될지는 와일드카드 배정 방식과 대진 추첨 결과에 달려 있다. 한국 32강 대진이 어떻게 짜이든, 지금 이 순간 한국 32강 진출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다만 자력으로 A조 2위를 확정하고 직행 티켓을 손에 쥐는 것과, 다른 조 결과에 운명을 맡기는 것 사이의 온도 차는 분명하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일정 마지막 경기인 남아공전 패배는 그 선택지 하나를 스스로 닫은 결과였다.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의 32강 행방은 이제 다른 조의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만 알 수 있게 됐다.

2026 월드컵 일정 A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일정)

2026 월드컵 일정 A조 결과 정리.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2026 월드컵 일정 A조 결과 정리.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2026년 06월 12일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오전 4시 / 멕시코 시티 스타디움 / 2 : 0 멕시코 승리

2026년 06월 12일 대한민국 체코 오전 11시 /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 / 2 : 1 대한민국 승

2026년 06월 19일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오전 1시 / 애틀랜타 스타디움 / 1 : 1 무승부

2026년 06월 19일 멕시코 대한민국 오전 10시 /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 / 1 : 0 대한민국 패
2026년 06월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한민국 오전 10시 / 몬테레이 스타디움 / 1 : 0 대한민국 패

2026년 06월 25일 체코 멕시코 오전 10시 / 멕시코 시티 스타디움 / 3 : 0 멕시코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