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끌려가자마자 김민재 뺐다…남아공전 대참사 후 홍명보가 밝힌 이유
작성일
초반부터 밀리더니 후반 18분 결승 골 내줘...김민재는 직후 교체
홍명보호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무너졌다. 비기기만 해도 32강 직행 가능성이 높았던 경기에서 선제골을 내줬고, 끝내 0-1로 패하며 조별리그를 불안하게 마쳤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선을 끈 장면은 후반 20분 나왔다. 한국이 0-1로 끌려가기 시작한 직후, 수비의 핵심 김민재가 교체됐다. 부상 신호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던 상황이었기에 경기 직후까지 의문이 이어졌다.
0-1로 끌려가자마자 김민재 교체, 벤치도 술렁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5일 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남아공에 0-1로 패했다. 한국은 1승 2패, 승점 3으로 조 3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전반 내내 남아공의 압박과 빠른 역습에 고전했다. 득점 없이 전반을 마친 뒤 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손흥민, 옌스 카스트로프, 김진규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흐름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후반 18분 남아공 역습 상황에서 한국의 왼쪽 측면이 무너졌고, 반대편으로 전환된 공을 타펠로 마세코가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0-1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실점 직후 홍 감독은 다시 교체 카드를 꺼냈다. 후반 20분 김민재를 불러들이고 박진섭을 투입했다. 김민재는 굳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고,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에도 특별한 치료나 아이싱 없이 벤치에 앉아 있었다.
공격이 급한데 수비 핵심을 뺐다, 의문 커진 선택
김민재의 교체는 경기 흐름상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한국은 한 골을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일반적으로는 수비수를 줄이고 공격 자원을 추가하는 선택도 가능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김민재 대신 박진섭을 넣었다. 스리백 구조는 유지됐다. 박진섭은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한국은 동점골이 필요했지만, 동시에 추가 실점도 막아야 하는 불안한 처지에 놓여 있었다.
그래도 김민재는 대표팀 수비의 중심이다. ‘철기둥’으로 불리는 김민재가 0-1로 밀리는 시점에 빠지자 부상 여부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나왔다. 경기 중계 화면만으로는 정확한 사유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결과적으로 이 교체는 경기 후 가장 큰 질문 중 하나로 남았다. 한국이 반격에 실패하고 0-1로 패하면서 김민재 조기 교체의 배경에도 더 큰 관심이 쏠렸다.
홍명보가 밝힌 이유 “종아리 부상, 선수 보호 차원”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침통한 표정으로 방송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먼저 “선제 실점을 허용하면서 경기를 운영할 때 선수들이 조급함을 가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선제 실점 장면은 아쉽지만, 우리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총평했다. 하지만 관심은 곧바로 김민재 교체 이유로 향했다.
홍 감독은 김민재의 교체 배경에 대해 “종아리 부상이 있어서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0-1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나온 이른 교체였지만, 전술적 선택만은 아니었다는 의미다.
김민재 역시 경기 뒤 취재진 앞에서 직접 상태를 설명했다. 그는 “경기 도중 종아리가 조금 좋지 않아서 벤치에 알렸다”며 “그렇게 심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민재 “비겨도 되는 경기에서 져 죄송하다”

김민재는 부상보다 패배에 더 무거운 표정을 보였다. 한국은 남아공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32강 진출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그러나 선제 실점 이후 끝내 동점골을 만들지 못했다.
그는 “비겨도 32강에 오르는 상황에서 이기지 못하면서 어쩔 수 없이 경우의 수를 따지며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비겨도 되는 상황에서 져서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못 드리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대표팀 내부 분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민재는 “우리가 경기를 더 할 수도, 못 할 수도 있지만 오늘까지만 아쉬워하고, 경기할 기회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선수들끼리 잘 준비하자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더운 날씨 등 외부 요인이 경기력에 영향을 줬느냐는 질문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변명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음 경기가 생기면 모든 것을 쏟아야 하는 만큼 선수 개개인들이 잘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조 3위 추락…FIFA랭킹도 28위로 하락
이번 패배로 한국은 조별리그를 1승 2패, 승점 3으로 마쳤다. 각 조 1, 2위에 주어지는 32강 직행 티켓을 놓쳤고, 이제 12개 조 3위 중 상위 8개 팀에게 주어지는 와일드카드 가능성에 기대야 한다.
홍명보 감독은 마지막까지 32강 진출 불씨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팬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아쉬운 것은 전적으로 감독인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일정이 어떻게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오늘 경기 결과에 대해서는 감독인 내가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못 드리겠다”라며 책임을 통감했다.
남아공전 패배 여파는 FIFA랭킹에도 반영됐다. 한국은 기존 25위에서 28위로 세 계단 내려앉았고, 랭킹 포인트도 33.03점 감소한 1558.72점을 기록했다. 아시아축구연맹 소속 국가 중에서는 일본, 이란, 호주에 이어 네 번째 순위지만, 조별리그 최종전 패배의 충격은 랭킹에도 고스란히 남았다.
반면 한국을 꺾은 남아공은 FIFA랭킹을 6계단 끌어올려 54위까지 상승했다. 조별리그 3전 전승을 기록한 멕시코도 10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톱10에 진입했다. 한국은 이제 남은 조별리그 결과를 지켜보며 와일드카드 희망을 기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