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남은 마일리지도 쓴다…대한항공 스카이패스, 42년 만에 달라진 쓰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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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스카이패스, 항공 멤버십 부문 ‘국가서비스대상’ 4년 연속 수상

대한항공의 상용고객 우대 프로그램 스카이패스가 ‘국가서비스대상’ 항공 멤버십 부문에서 4년 연속 대상을 받았다. 항공권을 많이 타야만 의미가 크던 마일리지가 최근에는 항공권 일부 결제, 여행 상품, 쇼핑 바우처 등으로 쓰임새를 넓히며 항공사 멤버십 경쟁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A321 neo 항공기 모습. / 대한항공 제공
A321 neo 항공기 모습. /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은 스카이패스가 ‘2026 국가서비스대상’ 항공 멤버십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고 25일 밝혔다. 시상식은 전날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렸다. 국가서비스대상은 산업정책연구원이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동아일보,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이 후원하는 행사다.

이번 수상으로 스카이패스는 2023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항공 멤버십 부문 수상 기록을 이어갔다. 대한항공은 우수회원 등급별 서비스, 마일리지 사용처 확대, 마일리지 복합 결제 서비스, 보너스 항공권 프로모션 등에서 고객 편의성을 높인 점이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스카이패스는 올해 시행 42주년을 맞은 대한항공의 대표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회원은 대한항공과 제휴 항공사, 호텔, 쇼핑, 금융, 문화 관련 제휴처 등을 이용하며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다. 적립한 마일리지는 보너스 항공권, 좌석 승급, 대한항공 직영 프레스티지 라운지 이용, 제휴 호텔 예약, 마일리지 몰 상품 구매 등에 쓸 수 있다.

과거 항공 마일리지는 ‘비행기를 많이 타는 사람의 혜택’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용카드, 온라인 쇼핑, 호텔 예약, 면세점, 생활 서비스와 연결되며 일상 소비와 여행 소비를 잇는 포인트 자산으로 쓰이고 있다. 항공사가 멤버십 프로그램을 단순한 고객 보상 수단이 아니라 장기 고객을 붙잡는 플랫폼으로 키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량 마일리지도 쓰게 만든 ‘캐시 앤 마일즈’

대한항공의 회원 마일리지 등급인 스카이패스 / 뉴스1
대한항공의 회원 마일리지 등급인 스카이패스 / 뉴스1

스카이패스 변화의 중심에는 마일리지 사용 문턱을 낮춘 서비스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캐시 앤 마일즈’다. 이 서비스는 대한항공 일반 항공권을 살 때 항공 운임 일부를 마일리지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마일리지가 보너스 항공권을 살 만큼 충분하지 않은 고객도 보유 마일리지를 항공권 구매에 활용할 수 있다.

마일리지 제도에서 소비자가 가장 자주 느끼는 불편은 ‘조금 모자라서 쓰지 못한다’는 점이다. 보너스 항공권은 노선, 좌석 등급, 성수기 여부에 따라 필요한 마일리지가 달라지고 인기 노선은 좌석 확보도 쉽지 않다. 캐시 앤 마일즈는 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서비스다. 전액 마일리지 결제가 아니어도 현금 결제분을 일부 줄일 수 있어, 적은 마일리지를 가진 고객도 체감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보너스 핫픽’도 같은 맥락의 서비스다. 보너스 항공권 구매가 가능한 노선을 고객이 한눈에 확인하고 일부 노선에는 마일리지 할인 혜택까지 적용하는 방식이다. 대한항공은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통해 대상 노선과 출발 기간을 안내하고 있다. 일본, 중국·동북아, 동남아, 북미, 유럽·중동, 대양주, 국내선 등 노선별로 할인 폭과 조건이 달라진다.

항공권 외 사용처도 늘었다.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마일리지 몰에서는 대한항공 굿즈와 각종 바우처를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다. 제휴 호텔, 여행, 쇼핑, 문화 서비스와 연결된 사용처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올해 6월 기준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 제휴처는 네이버, 교보문고, 기내 면세 등을 포함해 81곳, 사용 제휴처는 35곳이다.

항공사들이 멤버십에 공들이는 이유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제공

항공사 멤버십은 이제 항공권 판매만큼 중요한 경쟁 무대가 됐다. 전 세계 항공업계는 팬데믹 이후 여객 수요 회복과 함께 부가 매출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수하물, 좌석 지정, 라운지, 프리미엄 좌석, 제휴 카드, 마일리지 판매 등 항공권 외 수익원이 커지면서 멤버십의 가치도 커졌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25년 세계 항공업계 여객 매출이 6930억 달러에 달하고, 부가 매출은 1440억 달러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사가 멤버십과 포인트 생태계를 강화하는 배경에는 이런 흐름이 있다. 항공권 가격 경쟁만으로는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반복 소비를 유도하는 구조가 중요해졌다.

국내 항공 수요도 회복을 넘어 확장 국면에 들어갔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 여객 실적은 7407만 1475명으로 개항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9년 실적을 웃돈 수치다.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 수요가 살아나고 장기 연휴, K콘텐츠 인기에 따른 방한 수요가 겹치며 공항 이용객이 늘었다.

여객 수요가 늘면 마일리지 적립과 사용 수요도 함께 커진다. 여행 횟수가 늘어난 고객은 항공권 구매와 제휴 소비를 통해 마일리지를 쌓고 다음 여행에서 항공권 할인이나 좌석 승급, 라운지 이용 등으로 혜택을 체감한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고객이 다시 같은 항공사를 선택하도록 만드는 순환 구조가 된다.

다만 마일리지는 현금과 다르다. 항공사별 약관, 유효기간, 좌석 상황, 제휴 조건에 따라 실제 사용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일리지 적립률만 볼 게 아니라 언제,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쓸 수 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특히 가족 합산, 탑승 후 적립, 제휴 항공사 적립 가능 여부, 보너스 항공권 세금·유류할증료 부담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아시아나 통합 이후 더 커질 스카이패스 영향력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대한항공 스카이패스는 앞으로 더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과정에서 마일리지 제도 역시 단계적으로 정리된다. 대한항공은 기존 아시아나클럽 마일리지를 합병 후 10년간 별도로 운영하고 통합일 이후 새로 적립되는 탑승·제휴 마일리지는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적립된다고 안내한 바 있다.

이 구조는 기존 아시아나항공 고객에게도 중요한 변화다. 항공 보너스를 이용하려고 장기간 마일리지를 모아온 고객은 기존 마일리지의 사용 기한과 사용처를 확인해야 한다. 동시에 통합 이후 새로 쌓이는 마일리지는 스카이패스 체계 안에서 관리되기 때문에 대한항공의 제휴처, 등급 혜택, 보너스 항공권 좌석 운영 정책이 더 많은 국내 항공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항공사 멤버십은 단순한 포인트 제도를 넘어 소비자의 여행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특정 항공사 마일리지를 모으기 시작하면 같은 항공사를 반복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제휴 카드나 제휴 쇼핑몰 이용으로 생활 소비까지 이어진다. 항공사가 마일리지 사용처를 넓히는 것은 고객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자사 서비스 안에서 소비 접점을 늘리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들이 마일리지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에게 중요한 기준은 ‘얼마나 쌓였느냐’보다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에 있다. 보너스 항공권을 계획하는 고객이라면 성수기와 비성수기, 노선별 공제 마일리지, 좌석 상황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보유 마일리지가 많지 않은 경우에는 캐시 앤 마일즈, 마일리지 몰, 제휴 바우처처럼 소량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사용처를 살펴보면 실질적인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장기간 연락처를 변경하지 않았거나 회원번호를 여러 개 갖고 있는 고객은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숨은 마일리지 찾기’ 메뉴에서 계정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