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군, 알 품은 어미 낙지 3500마리 방류…황금어장 부활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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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량만·여자만 일대 금어기 활용한 전략적 자원 회복 프로젝트 가동
2020년부터 누적 2만 4천여 마리 자연 품으로 돌려보내며 어민 소득 안정화 기여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최근 급격한 기후 변화와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연안 해역의 수산 자원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전남 보성군이 지역 어민들의 주력 소득원인 낙지 자원을 회복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보성군은 지난 23일 지역 내 황금어장으로 불리는 득량만과 여자만 해역 일대에 산란을 앞둔 포란(抱卵) 암컷 낙지 3,500여 마리를 방류했다. / 보성군
보성군은 지난 23일 지역 내 황금어장으로 불리는 득량만과 여자만 해역 일대에 산란을 앞둔 포란(抱卵) 암컷 낙지 3,500여 마리를 방류했다. / 보성군

단순히 어린 치어를 방류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알을 가득 품은 어미 낙지를 금어기에 맞춰 전략적으로 방류함으로써 자연 생태계의 복원력과 어업의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선도적인 수산 정책을 펼치고 있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 득량만·여자만에 생명력 불어넣는 대규모 방류 작전

보성군은 지난 23일 지역 내 황금어장으로 불리는 득량만과 여자만 해역 일대에 산란을 앞둔 포란(抱卵) 암컷 낙지 3,500여 마리를 방류하는 대규모 어족 자원 회복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4일 밝혔다.

청정 갯벌을 자랑하는 득량만과 여자만은 예로부터 질 좋은 낙지가 많이 잡히기로 유명한 해역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갯벌 낙지는 부드러운 식감과 뛰어난 맛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며 지역 어민들의 생계를 든든하게 책임져 온 효자 수산물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해수온 상승 등 걷잡을 수 없는 해양 환경의 변화와 어획 강도 증가가 맞물리면서 낙지 어획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에 보성군은 어민들의 위기감을 해소하고 붕괴되어 가는 해양 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해, 지자체 차원의 대대적이고 체계적인 수산 자원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이번 방류를 전격 기획했다.
보성군은 지난 23일 지역 내 황금어장으로 불리는 득량만과 여자만 해역 일대에 산란을 앞둔 포란(抱卵) 암컷 낙지 3,500여 마리를 방류했다. / 보성군
보성군은 지난 23일 지역 내 황금어장으로 불리는 득량만과 여자만 해역 일대에 산란을 앞둔 포란(抱卵) 암컷 낙지 3,500여 마리를 방류했다. / 보성군

■ 금어기 겨냥한 '골든타임'… 산란 성공률 및 생존율 극대화

이번 보성군의 낙지 방류 사업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바로 방류의 '타이밍'과 대상 '개체'의 특성에 있다. 군은 낙지 포획이 전면 금지되는 이른바 '금어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방류 사업을 진행했다. 금어기는 산란기의 어미와 어린 새끼들을 인간의 활동으로부터 완벽하게 보호하여 수산 자원이 자연적으로 번식할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한 필수적인 기간이다.

이러한 가장 안전한 시기에 맞춰, 보성군은 일반 낙지가 아닌 수십만 개의 알을 배 속에 가득 품은 '포란 암컷 낙지'만을 엄격하게 선별하여 바다로 돌려보냈다. 알을 품은 어미 낙지가 인위적인 어획의 위협이 전혀 없는 금어기 동안 갯벌 깊숙한 곳에 안전하게 둥지를 틀고 무사히 산란을 마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유도한 것이다. 해양수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식의 방류가 어린 낙지나 알을 직접 방류하는 것보다 자연 번식률 및 생존율을 월등히 높이고, 궁극적으로 득량만 일대의 수산 자원 증대 효과를 극대화하는 가장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생태 친화적 방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어민과 지자체가 한마음으로 뭉친 '보성형 낙지 목장'

이번 대규모 방류 작업은 행정관청의 일방적인 주도나 예산 집행에만 그치지 않고,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지역 어업인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 속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이날 현장에는 보성군 통발·복합협회 소속 회원들과 인근 어촌계 소속 어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모여 구슬땀을 흘렸다. 어민들은 자신들의 어선 5척을 직접 동원하여 포란 암컷 낙지들을 조심스럽게 싣고 낙지의 주요 서식처이자 산란장으로 가장 적합한 해역까지 직접 이동해 방류 작업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사실 보성군의 이러한 헌신적인 노력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군은 지난 2020년부터 바다 밑에 인공적인 산란 및 서식 환경을 정밀하게 조성하는 ‘낙지 목장 조성 사업’을 지역 수산 정책의 핵심 과제로 삼고 중점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특히 관내에 위치한 전문 종묘 배양장에서 가장 건강한 암수 낙지를 인위적으로 교접시켜 우량 포란 암컷 낙지를 직접 대량 생산해 내는 탁월한 기술력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총 2만 4,000여 마리에 달하는 포란 암컷 낙지를 바다에 방류하며 묵묵히 낙지 자원 회복의 탄탄한 기반과 매뉴얼을 다져왔다.

■ 해수부 공모사업 정조준… "풍요로운 미래 어장 약속"

보성군은 그동안 현장에서 축적된 생생한 노하우와 눈에 띄는 방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낙지 자원 회복 사업의 규모와 내실을 한층 더 키워나갈 야심 찬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훼손된 해양 생태계를 복원하고 지속 가능한 어장을 조성하는 일은 단기적인 이벤트성 성과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꾸준히 투자하고 관리해야만 비로소 온전한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확고한 판단에서다.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총괄한 보성군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갯벌의 산삼으로 불리는 낙지는 우리 지역 어업인들의 고단한 삶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근간이자 지역 경제 전반을 견인하는 핵심 수산 자원”이라고 그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앞으로도 바다를 지키는 현장 어민들의 생생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포란 낙지 방류 사업을 더욱 내실 있게 확대 추진하여, 어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지역 수산업의 거대한 부흥을 이끄는 데 든든한 행정적 버팀목이 되겠다”고 굳은 의지와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향후 해양수산부가 국가적 차원에서 주관하는 대규모 '낙지 목장 조성 관련 공모사업'에도 치밀하고 완벽한 계획을 세워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보성군 앞바다에 과학적이고 지속 가능한 선진 수산 자원 관리 체계를 단단히 구축하여 우리 어민들이 1년 365일 맘 놓고 조업하며 만선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풍요로운 '황금어장'을 반드시 완성해 후대에 물려주겠다”고 담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득량만과 여자만을 무대로 펼쳐지는 보성군의 집념 어린 '낙지 살리기 프로젝트'가 향후 어떠한 풍성한 결실을 맺어 지역 경제의 든든한 효자로 거듭날지 수산업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