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이름·객실번호까지 알렸는데"... 코드제로 현장서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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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제로 발령 상태서 경찰 출동 CCTV 공개…유족 "초동대응 부실" 주장
지난해 경남 창원의 한 모텔에서 중학생 2명이 목숨을 잃은 살인사건 당시 경찰의 초동 대응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유족들은 경찰이 시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긴급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도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창원 모텔 중학생 살인사건 경찰 초동대응'이라는 제목의 CCTV 영상이 퍼졌다. 해당 영상은 피해자 측이 확보한 자료로 사건 당시 출동한 경찰관들이 모텔 계단을 올라가는 장면이 담겼다.
유족 측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는 경찰 긴급 대응 최고 단계인 '코드 제로(Code 0)'가 발령된 상태였다. 코드 제로는 살인, 흉기 난동, 인질극 등 시민의 생명이 즉각적인 위험에 처한 상황에 적용되는 비상 대응 단계다. 최단 시간 내 현장에 도착해 상황을 제압하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피해 학생들은 흉기에 찔린 상황에서도 두 차례 112에 신고해 모텔 이름과 객실 번호를 정확하게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공개된 CCTV에는 경찰관들이 비교적 느린 걸음으로 계단을 오르는 모습이 담겨 있었고 이를 본 시민들 사이에서는 "코드 제로 상황이 맞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온라인에서는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는 상황인데 너무 여유로워 보인다", "피해자 가족이 영상을 보면 억장이 무너질 것 같다", "본인 가족이었어도 저렇게 대응했겠느냐"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일각에서는 CCTV 영상만으로 당시 현장 상황 전체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친구 구하러 갔다가 참변
사건은 지난해 12월 3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의 한 모텔에서 발생했다. 20대 남성 A 씨가 10대 남녀 3명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모텔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숨졌다. 피해 학생 3명 가운데 2명은 사망했고 1명은 중상을 입었다.
조사 결과 피해 학생들은 A 씨에게 감금된 친구를 구하기 위해 모텔을 찾았다가 범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래 친구를 돕기 위해 현장을 찾았던 중학생들이 목숨을 잃으면서 사건 당시 큰 충격을 안겼다.

범행 전에도 위험 신호
가해자 A 씨는 과거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과 보호관찰을 받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성범죄자알림e에는 창원시 의창구의 한 고시원에 거주하는 것으로 등록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해당 주소지에 살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 약 5시간 전에는 교제하던 20대 여성의 집에 흉기를 들고 찾아가 특수협박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경찰은 약 2시간 동안 조사를 진행한 뒤 긴급체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귀가 조치했다.
당시 경찰은 A 씨가 보호관찰 대상자라는 사실도 확인했지만 관련 내용을 보호관찰소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 씨가 같은 날 중학생들에게 흉기를 휘두르면서 초기 대응과 사전 관리 모두 부실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유족, 국가 상대 손배소 제기
유족들은 경찰의 초동 대응과 보호관찰 관리 체계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유족 측은 범행 이전 여러 위험 신호가 있었음에도 공권력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사건 발생 당시에도 긴급 상황에 걸맞은 현장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CCTV 영상까지 논란에 불을 붙이면서 경찰의 초동 대응 적절성 여부와 보호관찰 대상자 관리 실태를 둘러싼 논쟁은 다시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