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32명 사망, 절반은 8월에 발생…여름철 반복되는 뜻밖의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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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다슬기 채취 중 32명 사망…사망자 수 매년 증가세
사망자 81%가 60대 이상·외지인 비율 59%…8월에 사고 절반 집중
여름철 하천과 계곡에서 다슬기를 채취하다 숨지는 사고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무더운 여름이면 계곡과 하천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다슬기를 한 줌씩 건져 올리는 재미는 여름철 대표 풍경 중 하나다.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물가에 앉아 다슬기를 잡고 즉석에서 해감해 먹는 즐거움을 기억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보기에는 평온해 보이는 하천과 계곡이 순식간에 사고 현장으로 바뀌는 경우가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3~2025년 최근 3년간 여름철 다슬기 채취 중 발생한 사망자는 모두 32명으로 집계됐다. 다슬기 채취는 비교적 가벼운 여가 활동으로 여겨지지만 물속 지형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고 바닥이 미끄러운 경우가 많아 인명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최근 3년간 32명 사망…8월에 사고 집중
2023년 7명이던 사망자는 2024년 11명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14명까지 늘었다. 월별로는 8월이 16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어 6월 9명, 7월 7명 순이었다. 본격적인 휴가철과 맞물려 하천과 계곡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시기에 사고도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경북에서 10명이 숨져 전체의 31.3%를 차지했다. 경남 6명, 충북 5명, 강원 4명, 전북 3명, 충남 2명이 뒤를 이었다. 경기와 대전에서도 각각 1명씩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고 피해자는 해당 지역 주민보다 외지인이 더 많았다. 거주지 기준으로 관외 거주자는 19명으로 전체의 59.4%였다. 지역민은 11명으로 34.4%였고 나머지 2명은 거주지가 확인되지 않았다. 하천 지형에 익숙하지 않은 외지인이 수심 변화나 물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물에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연령대별로는 고령층 피해가 두드러졌다. 60대 이상 사망자는 26명으로 전체의 81.3%를 차지했다. 다슬기를 채취할 때는 허리를 숙인 채 물속을 오래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균형을 잃거나 갑자기 깊어진 수심을 만나면 젊은 층보다 대처가 늦어질 수 있어 고령층은 더 큰 위험에 노출된다.
얕은 하천도 순식간에 위험…최근 사고도 이어져

소방청 통계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2024년부터 2025년까지 6∼8월 다슬기 관련 수난사고 구조 출동 건수는 모두 134건이었다. 이 기간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충북 영동군 매곡면의 한 하천에서는 다슬기를 잡던 60대 여성이 물에 빠졌다. 함께 다슬기를 잡던 지인이 구조했지만 의식이 희미한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이 여성은 다슬기를 잡던 중 갑자기 넘어지면서 깊은 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에는 충남 금산군의 한 하천에서 다슬기를 잡던 5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함께 다슬기를 잡던 일행이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남성을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다슬기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하천과 계곡의 특성 때문이다. 겉으로는 얕고 잔잔해 보여도 물속에는 갑자기 깊어지는 곳이 있을 수 있다. 이끼가 낀 돌은 쉽게 미끄러지고 물살이 센 구간에서는 한 번 넘어지는 것만으로도 몸을 가누기 어렵다. 다슬기 채취에 집중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위험한 지점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음주·야간 채취 금물…구명조끼 착용해야

야간 채취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다슬기는 야행성으로 알려져 늦은 저녁이나 밤에 채취에 나서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어두운 하천에서는 수심과 지형을 확인하기 어렵다. 사고가 발생해도 주변에서 발견하거나 구조 요청을 하기 쉽지 않다.
술을 마신 상태에서 물에 들어가는 행동도 특히 위험하다. 음주 후에는 판단력과 균형 감각이 떨어진다. 물살이 약해 보이는 곳에서도 발을 헛디디거나 넘어지면 곧바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행안부는 다슬기 채취 사고 예방수칙을 마련하고 주의를 당부했다. 술을 마신 뒤나 날이 어두워진 뒤에는 채취를 삼가야 하며 물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다른 사람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 구명조끼 착용도 필수 안전수칙으로 제시됐다.
소방당국도 혼자 물에 들어가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채취 중에는 수시로 허리를 펴고 주변 지형과 자신의 위치를 확인해야 하며 일행과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구명조끼를 착용하면 갑자기 넘어지거나 깊은 곳에 빠졌을 때 최악의 상황을 줄일 수 있다.
여름철 다슬기 채취는 해마다 많은 사람이 즐기는 활동이지만 최근 통계는 작은 부주의가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지형에 익숙하지 않은 외지인과 60대 이상 고령층은 물에 들어가기 전 안전장비와 동행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