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광양항, 까다로운 벌크선 LNG 벙커링 상용화 활짝

작성일

9만 톤급 벌크선 대상 LNG 1,050톤 주입 및 철광석 17만 6,000톤 하역 동시 성공
2023년 실증 넘어 글로벌 친환경 허브 항만으로 본격 도약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국제해사기구(IMO)의 강력한 온실가스 배출 규제로 인해 전 세계 해운·항만 업계가 ‘친환경 선박연료’ 전환이라는 거대한 격변기를 맞이하고 있다.
여수광양항만공사(사장 최관호)는 지난 6월 21일부터 22일까지 양일간에 걸쳐 광양항 원료부두에서 9만 톤급 대형 벌크선을 대상으로 약 1,050톤 규모의 친환경 선박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 여수광양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사장 최관호)는 지난 6월 21일부터 22일까지 양일간에 걸쳐 광양항 원료부두에서 9만 톤급 대형 벌크선을 대상으로 약 1,050톤 규모의 친환경 선박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 여수광양항만공사

기존의 벙커C유 대신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액화천연가스(LNG)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항만 경쟁력의 핵심은 선박이 짐을 내리는 동시에 연료를 주입할 수 있는 ‘LNG 벙커링’ 역량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대 산업 클러스터를 품고 있는 여수광양항이 가장 까다롭다고 알려진 벌크선을 대상으로 대규모 LNG 벙커링과 하역 동시 작업을 완벽하게 성공해 내며 글로벌 친환경 항만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고 있다.

■ 실증 넘어 진짜 상용화 무대로… 여수광양항의 눈부신 도약

여수광양항만공사(사장 최관호)는 지난 6월 21일부터 22일까지 양일간에 걸쳐 광양항 원료부두에서 9만 톤급 대형 벌크선을 대상으로 약 1,050톤 규모의 친환경 선박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단순히 연료만 주입한 것이 아니다. 이번 작업의 핵심은 선박에 실려 있던 막대한 양의 제철용 원료인 철광석 약 17만 6,000톤을 육상으로 하역하는 작업을 벙커링과 ‘동시에’ 한 치의 오차 없이 수행했다는 점이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이미 지난 2023년 10월, 국내 최초로 여수광양항 원료부두에서 LNG 벙커링 실증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이번 성과는 과거의 성공적인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적, 제도적 안전성을 완벽하게 검증해 낸 뒤, 올해 처음으로 원료부두에서 실시된 ‘실제 상용화 LNG 벙커링’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제 여수광양항이 본격적인 친환경 선박연료 벙커링 상용화 마켓으로 웅장한 도약의 닻을 올린 것이다.

■ 컨테이너선보다 훨씬 까다로운 '벌크선' 한계 넘었다

이번 벙커링 작업이 해운항만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또 다른 이유는 그 대상 선박이 다름 아닌 ‘벌크선(산적화물선)’이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규격화된 박스를 싣는 컨테이너선이나 자동차 전용 운반선의 경우, 하역 작업과 연료 주입 구역이 비교적 명확히 분리되어 있어 동시 작업이 수월한 편이다.

그러나 철광석이나 석탄 등 포장되지 않은 화물을 선창에 쏟아붓고 퍼내는 벌크선은 이야기가 전혀 다르다. 선박의 구조적 특성상 벙커링 선박이 접근하기 까다롭고, 거대한 하역 크레인이 쉴 새 없이 오가는 상황에서 극저온(-162℃)의 폭발 위험성을 지닌 LNG를 선박 간(Ship-to-Ship) 방식으로 안전하게 주입해야 한다. 먼지가 날리는 혹독한 하역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만일의 스파크나 안전사고를 완벽히 통제해야만 가능한 고난도 작업이다. 여수광양항은 철저한 현장 안전 관리 시스템과 하역사, 벙커링 선사 간의 치밀한 사전 조율 등 고도의 항만 운영 역량을 십분 발휘하여 이 어려운 과제를 완벽하게 풀어냈다.

■ 하역과 벙커링 '동시 진행'… 해운사 물류비용 획기적 절감

하역 작업과 LNG 연료 공급을 동시에 수행하는 이른바 ‘SIMOPS(Simultaneous Operations)’의 성공은 항만을 이용하는 글로벌 해운사들에게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안겨준다. 과거에는 화물 하역을 마친 선박이 벙커링 전용 터미널로 이동하거나, 하역과 벙커링을 순차적으로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선박의 항만 체류 시간(Turnaround Time)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해운업계에서 시간은 곧 막대한 체선료와 직결된다.

여수광양항이 벌크선에 대한 동시 하역 및 벙커링 상용화 체계를 완벽하게 갖추게 됨에 따라, 광양항에 기항하는 선박들은 화물을 내리면서 곧바로 다음 항해를 위한 든든한 친환경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항만의 회전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물류 효율을 극대화하여, 향후 전 세계 주요 친환경 선박들을 여수광양항으로 끌어들이는 강력한 유인책이자 경쟁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글로벌 친환경 허브 항만 향한 최관호 사장의 뚝심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친환경 항만 인프라 구축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공사는 LNG뿐만 아니라 향후 무탄소 선박연료로 각광받는 메탄올과 암모니아 등 차세대 친환경 연료 공급망 확보를 위한 마스터플랜도 선제적으로 구상하고 있다. 종합 항만으로서의 위상과 기능이 나날이 다변화되고 있는 시점에 맞춰, 어떠한 친환경 선박이 들어오더라도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현장의 벙커링 작업을 진두지휘한 최관호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은 “작업 난이도가 가장 높다고 평가받는 대형 벌크선을 대상으로 1,000톤이 넘는 막대한 양의 LNG 공급과 대규모 화물 하역 작업을 동시에 완벽하게 수행함으로써, 여수광양항이 지닌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연료 공급 안전성과 운영 역량을 국제 사회에 확실하게 입증해 냈다”고 자평했다. 이어 최 사장은 “이번 성공적인 상용화 실적을 발판 삼아 앞으로도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 체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고도화하여, 여수광양항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허브 항만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든 임직원이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한 포부를 천명했다. 바다를 무대로 한 친환경 에너지 패권 경쟁 속에서, 여수광양항의 혁신적인 행보가 대한민국 항만 산업의 밝은 미래를 열어젖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