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부터 월드컵 한국 축구 경기 못 볼 수도...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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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업계 관계자들 우려 목소리

2026 북중미 월드컵 국내 중계권을 확보한 JTBC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지불해야 할 방송권료 일부를 제때 납부하지 못한 정황이 드러나 토너먼트 중계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앙그룹 계열사들의 회생절차 신청 여파가 전방위로 확산하는 가운데 막대한 중계권료 부담과 재판매 난항으로 촉발된 재무 위기가 국가적 스포츠 이벤트의 방송 차질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23일 스포츠월드는 복수의 방송 및 스포츠마케팅 업계 관계자들을 취재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JTBC는 최근 FIFA 측과 월드컵 중계권료 지급 일정 및 향후 방송 지속 방안을 놓고 긴밀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계권료 부담과 광고·재판매 수익 부진이 겹치면서 상당한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중계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조율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재무 리스크는 해외 언론을 통해서도 구체화했다. 일본 매체 JNN은 당일 보도에서 "JTBC는 급등하는 방영권료와 권리판매가 난항에 빠져 지난주 일본의 민사재생에 해당하는 절차에 들어갔다"라며 "관계자 취재를 통해 JTBC가 이번 대회의 방영권료의 일부를 대회 주최자인 FIFA 측에 지불할 수 없는 것을 알게 됐다. 기일까지 지불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한국에서 29일부터 시작되는 토너먼트(32강) 이후 TV 중계가 인정되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JNN 측이 이와 관련해 JTBC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사측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JNN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현재 JTBC 담당자가 스위스에 가서 중계를 할 수 있도록 FIFA와 협상하는 단계"라고 덧붙여 막판 협상이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중계권료 미납 논란의 핵심 원인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독점권 확보 경쟁이 불러온 승자의 저주와 재판매 시장의 실패로 꼽힌다.
JTBC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의 국내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뒤 비용 보전을 위해 지상파 방송사들과 재판매 협상을 벌여 왔다. 그러나 매수자인 MBC·SBS와의 협상은 금액 이견으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결국 KBS와만 공동 중계 성격의 계약을 체결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이번 월드컵은 지상파 3사 체제가 아닌 JTBC와 KBS를 중심으로만 국내 중계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회수가 불가능할 정도로 치솟은 원가다. JTBC는 앞서 지상파 3사와의 협상 과정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료 전체 규모가 1억 2500만 달러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 약 1900억원에 이르는 액수다. 방송업계에서는 월드컵과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중계권 확보에 투입된 천문학적인 비용이 중앙그룹 전반의 유동성을 고갈시킨 핵심 요인으로 지목한다.
실제로 JTBC는 지난 12일 206억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만기 내에 상환하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이후 중앙홀딩스,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등 그룹 내 핵심 계열사들과 함께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방송 콘텐츠 제작과 극장 사업, 그리고 무리한 스포츠 중계권 투자가 맞물려 그룹 전체의 재무 건전성이 붕괴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중앙그룹 측은 앞서 법정 관리 신청 직후 대형 스포츠 중계를 포함한 주요 방송 사업은 중단 없이 정상 운영한다는 방침을 밝혔고, 중계권료 역시 계약 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납부하고 있다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따라서 실제 권리금 미지급 규모와 FIFA의 계약 해지 및 송출 중단 같은 규범적 제재가 현실화할지 여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