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 진출 기쁨도 잠시, 응원 관중 몰려 '압사'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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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첫 본선 진출의 기쁨이 비극으로, 요르단 응원전서 압사 사고 발생
숨을 못 쉬어 죽는 압사, 1㎡당 6명 이상이면 위험 수준
싱가포르 일간지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23일(한국시간)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던 팬들 사이에서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요르단 공안국(PSD)에 따르면 사고는 암만 중심부의 하셰미트 광장에서 발생했다. 이곳에는 요르단 대표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대규모 인파가 모여 있었다.
응급 구조대는 현장에서 압사 피해를 입은 9명을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그러나 부상자 가운데 1명은 치료 도중 숨졌고, 나머지 8명은 중상 또는 경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당국은 경기 관람을 위해 예상보다 많은 시민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극심한 혼잡이 발생했고, 인파 이동 과정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고가 더욱 안타까움을 주는 이유는 요르단 축구 역사상 가장 의미 있는 순간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요르단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을 통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비록 조별리그에서 오스트리아에 1-3으로 패한 데 이어 알제리에도 1-2로 역전패하며 2연패로 탈락했지만, 월드컵 본선 무대 자체가 국가적 축제였다.
실제로 월드컵 기간 동안 요르단 전역에서는 거리 응원전과 대형 전광판 관람 행사가 잇따라 열렸고, 수도 암만에는 대표팀 경기를 함께 보기 위한 시민들이 대거 몰렸다.
하지만 축제 분위기는 순식간에 비극으로 바뀌었다. 대표팀의 조별리그 최종 탈락이 확정된 날, 응원 현장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하면서 요르단 사회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는 대규모 스포츠 경기나 축제 행사에서 인파 사고 위험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정 공간에 수용 가능한 인원을 초과하는 군중이 몰릴 경우 작은 충돌이나 이동만으로도 연쇄적인 압박 현상이 발생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요르단 당국은 사고 원인과 안전 관리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하는 한편, 향후 대규모 야외 응원 행사에 대한 안전 대책을 재점검할 계획이다.

압사는 왜 이렇게 위험한가…“넘어져서가 아니라 숨을 못 쉬어 사망”
이번 요르단 사고를 계기로 압사 사고의 위험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압사라고 하면 사람들이 넘어지면서 깔려 죽는 상황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재난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규모 인파가 한꺼번에 밀집하면 사람의 몸이 사방에서 강하게 압박받게 된다. 이때 가장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은 호흡이다. 가슴과 복부가 압력을 받으면 폐가 제대로 팽창하지 못해 숨을 쉴 수 없게 된다. 결국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서 수 분 안에 의식을 잃고 심정지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실제로 압사 사고 사망자의 상당수는 외상보다는 '압박성 질식'으로 숨진다. 몸에 큰 상처가 없어 보여도 흉부가 지속적으로 눌리면서 호흡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특히 군중 밀도가 1㎡당 6명 이상이 되면 상황은 급격히 위험해진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떠밀리기 시작하고, 앞사람이 멈추거나 넘어지면 뒤에서 밀려오는 압력 때문에 연쇄적으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개인의 힘으로는 빠져나오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2022년 서울 이태원 참사도 대표적인 압사 사고 사례로 꼽힌다. 당시 좁은 골목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압박이 발생했고, 많은 희생자가 질식으로 목숨을 잃었다. 해외에서도 축구 경기장, 음악 축제, 종교 행사 등에서 비슷한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전문가들은 압사 위험이 느껴질 경우 억지로 앞으로 나아가거나 역행하려 하지 말고, 팔꿈치를 굽혀 가슴 앞에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사람이 몰리는 방향과 직각 방향으로 천천히 이동하는 것이 탈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대처보다 행사 주최 측과 당국의 사전 관리다. 출입구 통제, 실시간 인원 관리, 긴급 대피 동선 확보, 군중 흐름 분산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단 몇 분 만에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요르단 사고 역시 단순한 응원 행사 중 불운한 사고가 아니라, 수많은 인파가 한 공간에 집중될 때 얼마나 위험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축제와 응원의 열기가 순식간에 비극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군중 안전 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