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부터 2032년까지 매년 1세씩 정년 늘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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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생부터 소득 공백 없이 정년 65세로"

법정 정년을 65세까지 연장하는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노동계가 2028년부터 매년 1세씩 정년을 늘려 2032년부터 65세 정년을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1972년생부터는 퇴직 후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 발생하는 소득 공백을 사실상 없앨 수 있다.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홍배·이용우 의원, 진보당 정혜경 의원과 양대노총이 연 '65세 법정 정년연장 쟁점과 입법 개정 방향 국회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은 이병훈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이 여는 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홍배·이용우 의원, 진보당 정혜경 의원과 양대노총이 연 '65세 법정 정년연장 쟁점과 입법 개정 방향 국회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은 이병훈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이 여는 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23일 박홍배·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혜경 진보당 의원과 함께 국회의원회관에서 '65세 법정 정년연장 쟁점과 입법 개정 방향' 토론회를 열고 정년연장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65세 정년연장의 쟁점과 가능성 그리고 실현을 위한 과제’란 주제로 발표한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2028년부터 정년을 매년 1세씩 연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따르면 2028년 61세, 2029년 62세, 2030년 63세, 2031년 64세를 거쳐 2032년부터 정년 65세가 적용된다.

정 교수는 이 방안의 가장 큰 장점으로 퇴직과 연금 수령 사이에 발생하는 소득 공백 축소를 꼽았다.

현재 법정 정년은 만 60세지만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단계적으로 상향되고 있다. 1969년 이후 출생자는 만 65세부터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근로자가 퇴직 후 수년간 별다른 소득 없이 지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정 교수는 "정년연장이 제안된 가장 큰 이유는 고령 노동자의 소득 공백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특위안대로라면 1976년생까지 소득 공백이 발생하는 만큼 이를 가급적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특위안'은 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방안이다. 이 안은 2029년부터 2년마다 1세씩 정년을 연장해 2037년에 65세 정년에 도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 교수는 또 다른 대안도 제시했다. 2028년 정년연장을 시작해 초반에는 2년마다 1세씩 올리고 이후 속도를 높여 2035년 65세에 도달하는 방식이다.

노동계는 이날 토론회에서 정년연장 논의의 핵심이 노후 소득 보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소득 크레바스는 노인빈곤율 OECD 1위라는 대한민국의 민낯과 직결된 구조적 문제"라며 "정년연장은 이 크레바스를 메우는 가장 직접적이고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류 사무총장은 정년연장이 청년 일자리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노동시장은 정해진 파이를 세대끼리 나눠 갖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라며 "청년들이 외면하는 것은 불안정하고 처우가 열악하며 미래가 보이지 않는 일자리"라고 주장했다.

이어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 누구나 오래 일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정년연장 과정에서 고령 노동자에게 별도 취업규칙을 적용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방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정년연장이 개인적 요구에 의한 것이 아닌 만큼 다른 노동자와 다른 차별적 처우 또는 불이익이 있을 수 있는 별도의 취업규칙 요구는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정부·여당이 재고용 문제까지 직접 관여할 경우 정년연장과 재고용이 혼재돼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년연장에 따른 청년 고용 감소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도 제안됐다.

정 교수는 공공부문의 경우 정년이 연장된 인원에 대해 추가 정원을 인정하고, 민간부문은 노사정이 공동으로 일자리상생기금을 조성해 청년 채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기업 부담을 고려해 정년연장 근로자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여건 차이를 반영한 단계적 시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금체계 개편 문제도 언급됐다. 정 교수는 정년연장 이전과 동일한 기준으로 일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고 임금피크제는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1본부장은 "정치적·경제적 고려만 하다가 정년연장 입법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며 "노령연금 지급개시연령 상향과 연계해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금 등 노동조건 변경은 노사합의 결정 방식이 존중돼야 한다"며 "정년연장으로 인한 청년 고용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청년 채용과 연계한 기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병훈 전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노호창 호서대 교수,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 이상철 한국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 엄대섭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과장 등이 참석해 정년연장 방향과 보완 대책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