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0-4 대패… 결국 눈물 흘리며 협회 비판 '폭탄 발언' 나선 튀니지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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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경기 만에 감독 경질' 막장 행정이 부른 참사

조별리그 단 2경기 만에 9골을 얻어맞으며 2패를 기록한 튀니지가 이번 대회 ‘최악의 팀’이라는 오명을 쓸 위기에 처했다. 축구협회의 막가파식 행정이 초래한 참사 앞에, 결국 현역 대표팀 선수가 국민들을 향해 눈물의 사과와 함께 협회를 향한 폭탄 발언을 쏟아냈다.

실점하고 아쉬워 하고 있는 튀니지 선수 / 'JTBC News' 유튜브
실점하고 아쉬워 하고 있는 튀니지 선수 / 'JTBC News' 유튜브

튀니지 축구대표팀은 지난 21일(한국시간) 오후 1시, 멕시코 몬테레이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일본에 0-4로 완패했다. 경기 결과만큼이나 내용도 참혹했다. 90분 내내 튀니지는 일본의 공세에 완벽히 농락당했다. 단 한 차례의 유효 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했으며, 축구 통계 전문 매체가 산출한 기대득점(xG)은 고작 0.01점에 불과했다. 앞서 치른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1-5로 대패했던 튀니지는 이틀 연속 4골 차 패배라는 수모를 겪으며 조별리그 탈락이 최종 확정됐다.

사실 튀니지의 몰락은 예견된 인재(人災)였다. 아프리카 지역 예선 당시 튀니지는 H조에서 9승 1무, 22득점 무실점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냈다. 공수의 완벽한 밸런스를 자랑하며 본선에서의 돌풍을 예고했던 팀이었다. 그러나 튀니지 축구협회는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내렸다. 예선을 완벽하게 지휘한 감독을 지난 1월 돌연 해임하고, 사브리 라무시 감독을 성급하게 사령탑에 앉혔다.

새로 부임한 라무시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6개월이었다. 자신만의 전술을 녹여내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고, 결과는 본선 첫 경기인 스웨덴전 1-5 대패로 이어졌다. 그러자 튀니지 축구협회는 또다시 악수를 뒀다. 월드컵 고작 1경기를 치른 감독을 대회 도중 즉각 경질하는, 세계 축구 역사상 유례없는 결정을 내린다.

유튜브 'KBS News'

이후 협회는 무직 상태였던 에르베 르나르 감독을 소방수로 급파했다. 르나르 감독이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이끌고 ‘우승국’ 아르헨티나를 꺾는 이변을 연출한 명장이라 할지라도, 부임 단 5일 만에 팀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조직력이 완전히 와해된 상태에서 마주한 일본전 0-4 대패는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었다.

막가파식 행정의 피해는 고스란히 그라운드 위 선수들의 몫이 됐다. 일본전 직후 스포츠 매체 ‘엑스트라 타임’과 인터뷰를 가진 수비수 알리 압디는 참았던 분노를 터뜨렸다. 압디는 "우리는 하나의 팀으로서 호흡을 맞출 시간조차 없었다. 기존에 쌓아왔던 모든 전술과 체계를 한순간에 없애고, 급하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서로 발 한 번 제대로 맞춰보지 못한 선수들이 한 팀이 되어 월드컵이라는 세계 최고의 무대를 치러야 했다"면서 무계획으로 일관한 축구협회의 행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인터뷰 도중 감정이 북받친 압디는 결국 눈물을 글썽이며 " 먼 곳까지 찾아와 응원해 주시고, TV로 지켜보며 기대하셨을 튀니지 국민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다. 정말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압디는 철저한 계획하에 월드컵을 준비한 상대국 일본을 언급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일본을 봐라. 일본은 지난 2022년 우리와 맞붙었던 선수들이 대부분 그대로 다시 나와 조직력을 자랑한다"고 지적한 뒤, "반면 우리는 매 대회마다 선수들이 바뀌고, 감독이 갈아치워진다. 이런 환경에서는 결코 발전할 수 없다"며 체계 없는 대표팀 운영 방식을 강하게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