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최종전 주심 공개…한국 축구에 '반가운 기억' 남긴 심판 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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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전 16강 확정 순간 함께한 파쿤도 테요 주심
남아공전 비기면 32강 확정
홍명보호의 조별리그 운명이 걸린 남아프리카공화국전 주심으로 4년 전 한국의 극적인 월드컵 16강 진출 경기를 맡았던 심판이 다시 배정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오는 25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주심으로 아르헨티나 출신 파쿤도 테요 심판이 배정됐다고 22일 밝혔다.
테요 심판은 2022년 12월 3일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한국과 포르투갈의 경기를 관장했다. 당시 한국은 경기 초반 포르투갈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전반 27분 김영권의 동점골과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의 역전 결승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한국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 축구 역사에 남은 극적인 경기의 휘슬을 잡았던 심판이 이번에는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다시 한국과 만나는 셈이다.
당시 한국과 포르투갈전에서는 한국 선수에게만 경고 2장이 나왔다. 이강인과 황희찬이 각각 경고를 받았다. 황희찬은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역전골을 터뜨린 뒤 상의 탈의 세리머니를 하면서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경기 흐름을 크게 흔드는 판정 논란은 없었고 한국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기적 같은 승리를 거뒀다.
4년 전 16강 확정전 주심, 이번엔 남아공전 맡는다

테요 심판은 2013년부터 아르헨티나 1부리그 프리메라 디비시온에서 활동해왔다. 국제 심판으로는 2019년부터 이름을 올렸다. 남미 무대에서 오랜 기간 경험을 쌓은 심판으로 강한 경기 관리 성향으로도 알려져 있다.
특히 테요 심판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아르헨티나 컵대회 ‘트로페오 데 캄페오네스’ 결승전에서 무려 선수 10명에게 퇴장을 명령해 세계 축구계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보카 주니어스와 라싱 클루브의 경기에서 양 팀 선수들이 충돌했고 테요 심판은 연장전까지 이어진 경기에서 레드카드를 대거 꺼내 들었다.
이 이력 때문에 테요 심판은 ‘한 경기 10명 퇴장’이라는 수식어로도 자주 언급된다. 다만 카타르 월드컵 한국과 포르투갈전에서는 경고 2장만 나왔고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앞서 담당한 경기에서 퇴장은 없었다.

테요 심판은 이번 대회에서 이미 한 차례 조별리그 경기를 맡았다. 지난 13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캐나다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조별리그 B조 경기에서 주심으로 나섰고 이 경기에서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 경고 3장, 캐나다에 경고 2장을 줬다. 양 팀 합산 경고는 5장이었다.
한국과 남아공전 부심진도 남미 심판들로 구성됐다. 테요 주심과 같은 아르헨티나 출신 후안 파블로 벨라티와 가브리엘 차데 심판이 부심으로 나선다. 특히 차데 부심 역시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과 포르투갈전에서 부심을 맡은 인물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주심뿐 아니라 부심 한 명까지 4년 전 역사적인 경기에서 함께했던 심판진과 다시 마주하게 됐다.
대기심은 콜롬비아 출신 안드레스 로하스 심판이 맡는다. 예비 부심은 같은 콜롬비아 출신 알렉산데르 구스만 심판이다.
비기기만 해도 32강, 지면 탈락 위기

이번 남아공전은 홍명보호의 조별리그 최종전이다.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체코를 2-1로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공동 개최국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0-1로 패하며 현재 1승 1패 승점 3으로 A조 2위에 올라 있다.
한국은 남아공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를 확정하고 32강 토너먼트에 오른다. 체코가 최종전에서 멕시코를 꺾더라도 한국과 체코의 승점이 같아질 뿐이고 1차전 맞대결에서 한국이 체코를 이긴 만큼 한국이 조 2위 자리를 지킬 수 있다.
하지만 남아공에 패하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한국은 1승 2패가 되고 남아공은 1승 1무 1패로 한국을 앞서게 된다. 여기에 체코가 멕시코를 꺾을 경우 한국은 조 4위까지 밀릴 수 있다. 조별리그 마지막 한 경기 결과에 따라 32강 진출 확정과 탈락 위기가 갈리는 셈이다.
한국으로서는 경기 운영뿐 아니라 판정 변수에도 세심하게 대비해야 한다. 테요 심판이 과거 대량 퇴장 경기로 화제를 모은 이력이 있는 만큼 불필요한 항의와 거친 충돌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조별리그 최종전은 양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경기라 신경전이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한국은 4년 전 테요 심판이 주심을 맡았던 포르투갈전에서 가장 극적인 월드컵 승리를 경험했다. 이번 남아공전에서도 같은 심판과 다시 만나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