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주년 앞둔 경찰관의 비극…유서 남기고 사망, 경찰 '직장 내 갑질 의혹'
작성일
아침이 두렵다던 경찰관...경찰청 직장 내 갑질 의혹 수사
수도권의 한 경찰관이 결혼 1주년을 불과 며칠 앞두고 유서를 남긴 채 숨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유서에는 업무상 어려움과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으며, 경찰은 직장 내 갑질 의혹을 포함한 정확한 사망 경위 파악에 나섰다.
지난 19일 YTN이 단독보도한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수도권의 한 경찰서에서 근무하던 경찰관 A씨는 지난 17일 오전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 상황 등을 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A씨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도 발견됐다. 유서에는 앞으로 몇 년 뒤 고향으로 내려가 아내와 함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며 살아갈 미래를 생각하며 버텨왔지만 더 이상 견디기 어렵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함께 자신이 심적으로 매우 지쳐 있었다는 점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 후반부에는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자신의 일로 인해 동료들이 감사 대상이 되거나 불이익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특정 간부를 언급하며 자신이 이런 글을 남기더라도 해당 인물에게는 불이익이 없을 것이라고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 이유로는 해당 간부가 본청에 인맥이 많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아침이 오는 게 두렵다"…유족이 전한 생전 고통
유족에 따르면 A씨는 약 3개월 전 인사 발령 이후 새로운 부서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특별한 어려움을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약 한 달 전 새 과장이 부임한 이후부터 심리적 부담을 호소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배우자에게 "아침이 오는 것이 두렵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평소 성실하게 근무하던 A씨가 급격하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혼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 계획을 세우던 A씨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주변 동료들과 가족들의 충격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직장 내 괴롭힘 여부 집중 조사
현재 경기남부경찰청은 내부 감찰에 착수한 상태다. 감찰 부서는 동료 직원들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며 실제로 직장 내 괴롭힘이나 부당한 업무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특정 간부의 갑질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경찰 역시 유서 내용과 주변 진술 등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망 경위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최근 공공기관과 기업에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직장 내 괴롭힘 문제와도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특히 경찰 조직은 강한 상명하복 문화와 높은 업무 강도 등으로 인해 구성원들의 정신건강 관리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직장 내 괴롭힘은 법적으로 어떻게 규정될까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부터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고 있다. 근거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규정돼 있다.
법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행위를 하면서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정의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반복적인 폭언과 모욕, 부당한 업무 배제, 과도한 업무 부여, 공개적인 질책, 사생활 침해 등이 있다. 다만 단순한 업무 지시나 정당한 인사권 행사까지 모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되면 사용자는 사실관계를 조사해야 하며, 피해자 보호 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의무가 있다. 최근에는 공공기관과 공무원 조직에서도 유사한 기준을 적용해 감찰과 징계 절차를 진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번 사건 역시 유서에 언급된 내용이 실제 조직 내 부당행위와 관련이 있는지, 또는 다른 요인이 함께 작용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경찰은 감찰 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련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