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기획하고 행정이 돕는다!" 전남광주, 100대 창업도시 밑그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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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 제1회 '특별시민과의 대화' 성료
200여 창업인 모여 AI·여성·재도전 등 현장 밀착형 정책 릴레이 제안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광주와 전남이 하나로 뭉쳐 거대한 초광역 경제권을 형성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차기 시정의 나침반이 될 정책 밑그림 그리기 작업이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이하 기획위)는 지난 19일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제1회 ‘특별시민과의 대화’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이하 기획위)는 지난 19일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제1회 ‘특별시민과의 대화’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닫힌 회의실이 아닌 뜨거운 창업 현장 한가운데서 시민들의 날 것 그대로의 목소리를 듣는 파격적인 소통 행보가 시작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이 되는 '시민주권 정부' 첫발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이하 기획위)는 지난 19일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제1회 ‘특별시민과의 대화’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100대 창업도시 함께 설계하다’라는 원대한 타이틀을 내건 이번 간담회는 심각한 청년 인구 유출과 낡은 지역 산업 구조의 침체라는 이중고를 타개하고, 지역 경제의 든든한 허리 역할을 할 ‘지속 가능한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는 소수의 관료나 전문가가 아닌, 정책의 수요자인 시민들이 직접 정책 형성 과정에 참여하는 '시민참여형 열린 정책 발굴'의 역사적인 첫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그 상징성이 크다.

이날 행사장에는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을 필두로 정은승 기획위원장, 하상용 창업지원네트워크 이사장, 임현택 산업경제위원회 위원 등 차기 시정의 핵심 인사들이 대거 총출동했다. 이들을 맞이한 것은 지역의 내일을 책임질 200여 명의 벤처 기업 대표, 예비 창업가, 그리고 관련 기관 실무자들이었다.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이하 기획위)는 지난 19일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제1회 ‘특별시민과의 대화’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이하 기획위)는 지난 19일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제1회 ‘특별시민과의 대화’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민형배 당선인은 확고한 시정 철학을 담은 인사말로 행사장의 열기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민 당선인은 “제가 선거 기간 내내 강조했던 ‘시민주권 정부’의 본질은, 시민이 삶의 주체로서 정책을 직접 결정하고 행정은 그 결정을 묵묵히 뒷받침하는 시스템”이라고 역설하며, “오늘은 제가 마이크를 잡고 답변을 하기보다는 여러분의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하는 데 온전히 집중하겠다. 현장에서 겪는 뼈아픈 어려움과 반짝이는 제안들을 가감 없이 마음껏 쏟아내 달라”고 주문했다.

■ "광주의 하이테크 + 전남의 자원 = 세계 유일무이 창업 모델"

기획위의 조타수를 맡은 정은승 위원장 역시 통합의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며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대한 굳은 의지를 피력했다. 정 위원장은 “광주가 보유한 최첨단 AI 및 하이테크 산업 역량과, 전남이 품고 있는 풍부하고 질 좋은 농수산 자원을 하나로 융합한다면 전 세계 그 어떤 도시에서도 흉내 낼 수 없는 강력하고 새로운 창업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이어 “새롭게 출범할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거침없이 세계 무대로 나아가는 화려한 창업의 날개를 달 수 있도록, 제가 가진 모든 경험과 역량을 아낌없이 쏟아붓겠다”고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본격적인 대화의 시간이 시작되자, 현장 곳곳에서 실전 경험에서 우러나온 날카롭고 다채로운 정책 제안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가장 먼저 도마 위에 오른 화두는 단연 ‘우수 인재 확보’ 문제였다. 전남으로 본사를 이전해 기업을 이끌고 있는 한 대표는 “광주·전남 지역 내 대학들에 훌륭한 글로벌 유학생과 청년 인재들이 넘쳐나지만, 정착할 만한 인프라가 부족해 졸업과 동시에 상당수가 수도권으로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산·학·관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글로벌 인재들의 취업과 지역 정착을 끝까지 책임지는 강력한 원스톱 지원 체계 구축을 시급한 과제로 제안했다.

■ 패자부활전 허용하는 실리콘밸리식 문화 이식해야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실패를 용인하는 성숙한 창업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컸다. 한 청년 창업가는 “창업의 세계에서 실패는 성공으로 가기 위한 값진 경험인데, 우리는 한 번 넘어지면 재기하기가 너무 힘들다”며 “단순히 지원금을 주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뼈아픈 실패를 딛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든든한 사회적 안전망과 함께, 선후배 창업자들 간에 멘토링과 성장 기회를 끈끈하게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밖에도 지역 특성을 십분 살린 세밀한 맞춤형 정책들이 줄을 이었다. 전남의 풍부한 해양 자원을 활용한 수산업 분야 청년 창업가들을 위한 전용 정책 자금의 획기적인 확대, 그리고 광주의 고도화된 기술력과 전남의 1차 산업 자원을 접목한 이른바 ‘지역 특화 융복합 창업 모델’의 전략적 육성 필요성이 강력하게 대두되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중장기적인 대안도 제시됐다.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기업가 정신과 창업 역량을 체계적으로 길러주는 선진국형 창업 교육의 정규화,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다시 꿈을 펼칠 수 있는 촘촘한 맞춤형 여성 창업 지원 정책, 첨단 AI 기업들의 생명줄과도 같은 고성능 GPU 및 연구 인프라의 파격적인 지원, 그리고 부가가치가 높은 소프트웨어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 전방위적이고 밀도 높은 제안들이 쏟아지며 간담회장을 뜨겁게 달궜다.

■ 민형배 당선인 "정부에 요구하라, 행정이 뒷받침할 것"

2시간 넘게 쏟아진 200여 명 창업인들의 절절한 목소리를 하나도 빠짐없이 메모하며 경청한 민형배 당선인은 강력한 실행 의지를 내비치며 화답했다.

민 당선인은 “오늘 여러분이 확인시켜 주셨듯, 창업은 우리 지역의 미래인 청년들이 고향에 머물게 하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산업과 양질의 일자리를 폭발적으로 창출해 내는 가장 확실하고 강력한 핵심 동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에서 쏟아진 현장의 피와 땀이 밴 소중한 목소리들은 단 한 줄도 허투루 넘기지 않고, 곧 출범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새로운 백년대계 창업 정책을 촘촘하게 설계하는 데 가장 우선적으로 뼈대에 반영하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아울러 민 당선인은 창업 생태계 구성원들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력히 주문했다. 그는 “앞으로 거대한 통합특별시가 본격적으로 출범하는 과정에서 창업을 둘러싼 행정적, 재정적 환경 또한 상상 이상으로 크게 요동치며 변화할 것”이라며, "이제는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알아서 무언가를 시혜적으로 베풀어 주기를 수동적으로 기다릴 시대가 아니다. 현장에서 필요한 것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적극적이고 당당하게 요구해 달라. 행정은 그 거대한 시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안고 뒤에서 든든하게 밀어주는 충실한 서포터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시민의 눈높이에서 새 시정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는 이날 창업 분야의 뜨거운 열기를 이어받아, 조만간 문화예술, 여성, 농림축산, 해양수산, 노동 등 지역 경제와 민생 전 분야에 걸쳐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특별시민과의 대화’를 전방위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시민의 제안이 곧 정책이 되는 새로운 행정 실험이 초광역 시대의 롤모델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