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캠크닉' 매직… 광주 서구, 이웃사촌 르네상스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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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동 주민자치회·복지관 의기투합, 가족 사랑 확인하고 끈끈한 마을 공동체 회복 앞장

아파트 담벼락을 넘어 가족과 이웃이 함께 어우러지는 이른바 '캠크닉(캠핑과 피크닉의 합성어)' 행사가 주민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잃어버린 '이웃사촌'의 진정한 의미를 되살리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 삭막한 도심에 핀 웃음꽃, 5회째 맞은 '다독다독 캠크닉'
광주 서구(구청장 김이강) 동천동이 최근 지역 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서구에 따르면 지난 19일, 대자중학교 체육관에서는 아주 특별한 마을 축제가 펼쳐졌다.
동천동 주민자치회와 월드비전 무진종합사회복지관이 손을 맞잡고 야심 차게 준비한 ‘제5회 다독다독 캠크닉’이 성황리에 막을 내린 것이다. 이 행사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꽁꽁 얼어붙었던 지역 공동체의 결속력을 다지고, 가족 친화적인 마을 문화를 뿌리내리기 위해 지난 2022년 첫선을 보인 주민 주도형 특화 사업이다.
처음에는 작은 규모로 출발했지만, 이웃과 부대끼며 정을 나누는 프로그램의 진정성이 입소문을 타면서 어느덧 동천동을 대표하는 시그니처 축제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첫 행사부터 올해 열린 5회 차 행사까지 누적 참여자 수만 무려 62가정, 208명에 달할 정도로 주민들의 참여 열기가 매년 뜨거워지고 있다.
■ "사랑해, 고마워"… 눈물바다 된 가족 편지 낭독 시간
‘가족과 이웃이 함께 만드는 행복한 마을’이라는 훈훈한 슬로건 아래 열린 이번 5회 차 행사에는 총 7가정, 27명의 주민이 옹기종기 모여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 주최 측은 참가자들이 지루할 틈 없이 소통할 수 있도록 알찬 프로그램들을 빼곡히 준비했다. 가족의 환한 미소를 담아내는 액자 제작부터, 환경 보호의 의미를 되새기는 에코백 만들기와 탄소중립 실천 체험 등 다채로운 활동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여기에 실내에서 즐기는 이색적인 캠핑 다이닝과 땀 흘리며 뒹구는 미니 체육대회가 더해져 행사장의 열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참가자들의 가슴을 가장 뭉클하게 만든 백미는 ‘가족 편지 낭독’ 코너였다. 바쁜 일상에 치여 쑥스럽다는 핑계로 차마 전하지 못했던 진심을 편지에 담아 읽어 내려가는 순간, 행사장 곳곳에서는 감동의 눈물이 터져 나왔다.
고사리손으로 써 내려간 아이들의 감사 인사에 부모들은 눈시울을 붉혔고, 부모들 역시 자녀를 향한 무한한 응원과 애정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이 감동적인 장면을 함께 지켜보던 이웃 주민들 역시 자연스럽게 서로의 어깨를 다독이고 덕담을 건네며, 단순한 거주지 공유를 넘어선 끈끈한 정서적 공동체로 거듭나는 마법 같은 시간을 경험했다.
■ 단순 행사 넘어선 민관 협력의 모범 답안 제시
이번 행사의 성공은 관 주도의 일방적인 행사 기획에서 벗어나, 주민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복지 기관과 행정복지센터가 이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는 완벽한 '민관 거버넌스'가 제대로 작동했기에 가능했다.
행사를 총괄한 박병채 동천동 주민자치회장은 벅찬 소감을 숨기지 않았다. 박 회장은 "올해 캠크닉은 이웃과 땀방울을 나누는 명랑 체육대회와 가족 간의 깊은 속마음을 확인하는 편지 낭독회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그 어느 해보다 진한 여운을 남긴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고 평가하며,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물심양면으로 정성과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모든 관계자와 주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고 전했다.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유광진 동천동장 역시 현장의 열기를 체감하며 지역 발전의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했다. 유 동장은 "우리 동천동 발전의 가장 강력한 원동력은 바로 이처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스스로 이끌어가는 역동적인 공동체 문화에 있다"고 힘주어 말하며, "앞으로도 이웃 간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가족과 마을이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살기 좋은 동천동을 만들기 위해 행정복지센터 차원의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굳은 의지를 밝혔다.
■ '책 읽는 마을' 동천동, 독서 인프라 기반 시너지 극대화
동천동의 이러한 공동체 회복 운동은 단순히 일회성 캠핑 행사에만 그치지 않는다. 동천동은 마을 고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다독다독 책마을'로 설정하고, 지식과 문화가 흐르는 품격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한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흔들림 없이 가동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23년부터는 지역 내에서 새 생명이 태어나면 온 마을이 함께 기뻐하며 축하 메시지와 뜻깊은 그림책을 선물하는 '생애 첫 책' 지원 사업을 전개해 출산 친화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주민들의 남다른 책 사랑과 열정은 대외적인 성과로도 이어졌다. 최근 동천동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전국 단위 독서아카데미 공모사업에서 기초 지자체 소속 '동(洞)' 단위 기관으로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수행 기관으로 당당히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책을 매개로 세대와 이웃을 잇고, '캠크닉'으로 마음의 벽을 허물어가는 광주 서구 동천동.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빚어낸 이 아름다운 마을 공동체의 르네상스가 전국적인 도시 재생과 공동체 회복의 새로운 롤모델로 급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