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파티 위증' 이화영 징역 4개월… 정치자금법 무죄, 직권남용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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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원회 쪼개기 후원' 배심원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이른바 '연어 술파티' 위증 등 혐의 사건 국민참여재판을 사흘 앞둔 지난 5일 국민참여재판이 열릴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204호 대법정이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이 전 부지사 국민참여재판은 8일부터 19일까지 주말을 제외한 10일간 열렸다. 역대 최장기 국민참여재판이었다. / 뉴스1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이른바 '연어 술파티' 위증 등 혐의 사건 국민참여재판을 사흘 앞둔 지난 5일 국민참여재판이 열릴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204호 대법정이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이 전 부지사 국민참여재판은 8일부터 19일까지 주말을 제외한 10일간 열렸다. 역대 최장기 국민참여재판이었다. / 뉴스1

이른바 '연어 술파티' 위증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사상 최장기 국민참여재판 1심에서 징역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함께 기소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는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대북 지원 관련 직권남용 혐의 등에 대해선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인정해 직권으로 공소를 기각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 4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윤석열정권정치검찰조작기소의혹사건진상규명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쌍방울 대북송금 조작기소 의혹 사건 청문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 4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윤석열정권정치검찰조작기소의혹사건진상규명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쌍방울 대북송금 조작기소 의혹 사건 청문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수원지법 형사11부(송병훈 부장판사)는 20일 열린 이 전 부지사 국민참여재판 선고 공판에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혐의에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반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지방재정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를 기각했다.

정리하면 연어 술파티 위증은 유죄, 이재명 대통령 후원회 쪼개기 후원 의혹은 무죄, 북한 묘목·밀가루 지원 관련 직권남용은 공소기각이다.

이번 결론은 전날 오후 6시부터 무려 9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밤샘 마라톤 평의 끝에 배심원단 7명이 낸 엇갈린 평결을 재판부가 최대한 존중한 결과다.

최대 뇌관이었던 술파티 위증 혐의에 대해 재판부와 배심원단은 유죄를 인정했다. 배심원 평결은 유죄 4명, 무죄 3명으로 팽팽히 갈렸다. 배심원 7명 가운데 이 전 부지사가 술을 제공받은 사실이 있는지를 두고 4명이 '그렇다', 3명이 '아니다'로 평결했다. '술을 제공받은 사실이 없다'고 본 3명은 이 전 부지사가 해당 날짜를 2023년 5월17일이 아닌 2023년 6월18일 또는 6월30일이라고 진술한 것이 허위 진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다만 수원지검에서 발생한 사건을 수원지검 검사가 수사하고 공소제기 할 권한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7명 모두 '그렇다'고 평결했다.

재판부는 위증 혐의에 대해 "검사실에 있었던 관련자들의 진술이 일관되거나 상호 부합하는 반면 피고인의 진술은 일관성이 없어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배심원 의견을 존중해 유죄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의 쪼개기 후원 공모 의혹인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는 배심원 7명 전원이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내렸고 재판부도 이를 수용했다. 배심원 7명은 2018년 경기도지사 이재명 후원회와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이재명 후원회 모두에서 이 전 부지사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배심원의 의견을 존중해 피고인이 김성태에게 후원금을 부탁하고 더 나아가 쪼개기 후원에 관여했음이 합리적인 의심이 들지 않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검찰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대북 묘목 및 밀가루 지원 관련 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해서는 직권으로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당초 배심원단은 직권남용에 대해 공소권 남용이 아니라고 평결(그렇다 2명, 아니다 5명)했으나, 재판부는 법리적 사유를 들어 직권으로 판단을 뒤집었다.

배심원 평결을 세부적으로 보면 묘목 지원의 경우 7명 모두가 허위라거나 인도적 대북 지원 요건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라고 봤다. 밀가루 지원의 경우 실무 담당자에게 지원 사업의 중단 등 절차에 관여할 고유 권한과 역할이 부여돼 있는지를 두고 7명 모두 '그렇다'고 평결했고, 행정정책 사업을 형사처벌하는 것이 검찰권의 과잉 행사로 공소권 남용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7명 만장일치로 '아니다'라고 답했다.

재판부는 신명섭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의 1심 일부 유죄 사건을 언급하며 "검사가 신 전 국장을 기소할 당시 이 전 부지사와의 공범 관계를 입증할 증거가 없음에도 공소장에 공모 관계를 기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국민은 자신의 형사 사건에서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한 후 판단을 받아야 한다"며 "기소도 되지 않은 타인의 재판에서 먼저 유죄 취지의 판단을 받게 한 것은 검찰의 명백한 공소권 남용"이라고 꼬집었다.

선고 직후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단은 법정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위증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항소 의지를 밝혔다. 변호인단은 "당시 국회 청문회에서 이 전 부지사가 40분간 증언하며 단 1분가량 언급된 '술 반입' 부분만 떼어내 억지 기소를 한 것"이라며 "술 파티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주장해 왔고, 날짜에 대한 기억만 불분명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이 전 부지사는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도 '진실 반응'이 나왔다. 본인의 기억 속에서는 분명히 존재하는 사실을 증언한 것인데, 이를 고의적인 위증으로 처벌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또 "법정에서 나온 증인들이 모두 '술이 없었다'라고 증언한 것이 배심원에게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면서 "애초에 기소 자체가 합리적이지 않고 상식에 어긋난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연어 술파티' 날짜에 대해서만 기억이 불분명했던 것이어서 '진술이 일관되지 않았다'라는 주장 자체는 정당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아울러 "법무부가 감찰 후 감찰 결과를 발표하고 바로 징계를 진행했어야 했는데 이것을 한 개인의 재판으로 모두 미뤄버렸다"며 "재판에서 피고인이 무죄가 나면 징계하려는 미진한 태도 때문에 이 사태가 났다"고 법무부에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재판부가 직권으로 공소를 기각한 대북 지원 혐의에 대해서도 변호인단은 항소심에서 실체적 유무죄를 재차 다투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변호인은 "오늘 배심원단은 해당 혐의의 실체적 진실에 대해 '7대 0'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내렸으나, 재판부가 절차적 판단을 앞세워 공소기각을 선고한 것"이라며 "이 부분 역시 항소해 형식적 기각 대신 무죄 판단을 받아내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재판은 지난 8일부터 19일까지 주말을 제외하고 열흘간 매일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사상 초유의 일정으로 진행됐다. 2008년 1월 국민참여재판법이 시행된 후 주말을 제외하고 연속 10일간 진행된 역대 최장기 국민참여재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재판장은 선고에 앞서 "10일 동안 파란 하늘도 마음껏 보지 못하고 시원한 커피도 마시지 못하면서, 피고인에게 한 점 억울함이 없는지 살피기 위해 진지하게 임해준 시민 법관들에게 깊이 감사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전 부지사는 2024년 10월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검사 탄핵소추 사건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수원지검 1313호 검사실에서 진술 조작을 위한 연어 술파티가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해 지난해 2월 위증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와 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을 위해 김 전 회장에게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임 시절 실무진의 반대 의견을 묵살하고 대북 지원 사업인 묘목과 어린이 영양식 지원을 부당하게 강행한 혐의도 있었다.

앞서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이 전 부지사의 위증 및 직권남용 혐의 등에 대해 징역 2년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분리해 벌금 500만 원을 각각 구형했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 기존 사건으로 이미 대법원에서 징역 7년 8개월의 확정판결을 받고 수감 중인 상태에서 이번 실형을 추가로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