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못 듣는 병”…최근 뜻밖의 희귀병 고백한 '유명 트로트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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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 음악인생 뒤에 숨겨진 희귀질환 '미소포니아'
가수 심수봉이 방송을 통해 자신의 음악 인생과 오랜 기간 겪어온 희귀 질환을 고백한다.

오는 20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되는 MBN 예능 프로그램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30회에는 데뷔 48년 차를 맞은 심수봉이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
방송서 '미소포니아 증후군' 투병 고백

사전 녹화에서 심수봉은 오랜 시간 지녀온 희귀병인 '미소포니아 증후군'에 대해 언급했다. 중학교 시절 친구들의 장난에 놀란 이후 큰 소리에 극도로 민감해졌다는 설명이다. 심수봉은 이를 두고 "소리를 듣지 못하는 병"이라 표현하며 날카롭거나 거대한 소음이 들리면 정신을 잃고 쓰러지기도 해 평소 늘 귀마개를 소지하고 착용한다고 털어놓았다.
5대 이은 국악 가문과 데뷔 전 드러머 행보

이날 방송에서 그는 대를 이어 내려온 음악 가문의 내력도 소개한다. 심수봉은 5대째 국악에 몸담은 집안 출신으로 충청권의 유명 판소리 유파인 '중고제' 가문의 마지막 후손임을 밝힌다. 갓난아기 시절 어머니와 이모의 노래 소리에 발가락으로 박자를 맞췄을 만큼 재능이 남달랐던 그는 어머니의 권유로 5세 때부터 피아노 건반을 만지기 시작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과거 이력도 공개된다. 심수봉은 정식 데뷔 이전인 16세 나이에 미8군 무대에서 드러머로 활약했다.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여성 드러머의 연주를 보고 매료돼 학원에 등록했다는 그는 피아노와 드럼뿐 아니라 기타 연주, 작사와 작곡 능력까지 겸비한 음악적 자질을 보여준다.
대학가요제 데뷔 이후 싱어송라이터로 입지 다져
심수봉의 본명은 심민경이며 1955년 8월 28일 충청남도 서산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조부 때부터 국악 활동을 해왔다. 조부 심정순은 가야금 연주자이자 판소리 중고제 명창이며 부친 심재덕은 가야금 연주와 민요 수집을 했다. 고모 심화영은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승무 예능보유자였다. 이러한 국악 집안의 내력은 그의 음악 활동에 배경이 됐다.
1978년 제2회 MBC 대학가요제 참가는 그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당시 참가곡인 자작곡 '그때 그 사람'을 피아노 연주와 함께 불렀다. 본선에서 입상하지는 못했으나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이 곡은 1979년 정식 음반으로 발표돼 큰 인기를 얻었다.]
심수봉은 대다수의 발표곡을 직접 만들며 싱어송라이터로 입지를 다졌다.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사랑밖엔 난 몰라', '비나리', '미워요' 등 다수의 히트곡이 그의 자작곡이다. 그의 가사는 개인적인 정서와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으며, 선율은 한국적 정서와 트로트, 발라드, 재즈 등의 다양한 음악 장르를 결합한 구성을 보여준다.
그의 음색과 가창 방식은 후대 대중음악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대표곡들은 여러 후배 가수들에 의해 리메이크됐다. 최근에는 그의 조카손자인 성악가 겸 가수 손태진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하며 활동 중이다.
선택적 소음 과민증, 미소포니아 증후군의 특징과 의학적 원인
심수봉이 오랜 기간 투병 사실을 밝힌 미소포니아(Misophonia) 증후군은 의학적으로 '선택적 소음 과민 증후군' 혹은 '소리혐오증'으로 분류된다. 이는 단순히 청력이 약해지거나 예민한 성격을 지녀서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다. 뇌의 특정 신경망이 일상의 특정한 소리에 과도하게 반응해 발생하는 신경학적 반응이다.
미소포니아 환자들은 주로 무언가를 씹는 소리, 숨소리, 필기구의 반복적인 낙서나 노크 소리 등 일상적인 소음이 들릴 때 심각한 불안, 공포, 분노 등의 부정적인 정서적 동요를 경험한다. 증상의 정도가 강해질 경우 식은땀이 나거나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현상을 겪으며, 심수봉의 고백처럼 특정 상황에서 정신을 잃고 실신하는 신체적 증세로 연결되기도 한다. 의료계는 이러한 반응의 원인으로 소리를 수용하는 청각 피질과 정서적인 반응 및 공포를 통제하는 대뇌 변연계 간의 연결망이 과도하게 활성화된 점을 꼽는다.
이 질환은 모든 외부 소음에 고통을 호소하는 일반적인 청각과민증(Hyperacusis)과 달리, 특정 소음 주파수나 상황적 조건에서 발생하는 소리에 한정돼 거부감을 나타낸다는 구체적 특징이 있다. 보통 10대 전후 시기에 최초로 발생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하는 양상을 띤다.
현재까지 미소포니아의 근본적인 원인을 완전히 차단하는 전용 약물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주된 치료는 소리에 대한 정서적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점진적 소리 적응 요법이나 인지행동치료 등을 위주로 진행된다. 또한 전문가들은 블루투스 이어폰의 상시 사용이나 높은 스트레스 노출 역시 신경을 과하게 자극해 증세를 심화시키는 원인이 되므로 자제할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