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다·티오에프 센서 활용해 열차와 승강장 사이 거리 실시간 측정 줄자로 재던 아날로그 방식 탈피... 내달부터 시범 운용 후 전국 확대
시연회 사진 / 코레일
지하철이나 전동열차를 이용할 때 누구나 한 번쯤 "승강장과 열차 사이가 넓으니 내리실 때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 방송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승강장 발빠짐 사고와 열차가 승강장에 부딪히는 접촉 사고를 원천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최첨단 국산 기술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한국철도공사는 서울역에서 국가철도공단과 국내 주요 철도 운영기관 관계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철도역사 고상홈 거리 자동측정 장비'의 공개 시연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고상홈이란 주로 전동열차가 정차하는 높이가 높은 승강장으로 레일 면에서 약 1150밀리미터 높이에 위치한 시설을 말한다. 이번 시연회는 철도 안전의 핵심 요소를 디지털 기술로 전환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코레일은 승강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승객의 발빠짐 사고를 막고, 거대한 열차가 승강장 구조물에 접촉하는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열차와 승강장 사이의 거리와 높이를 점검해 왔다. 이는 교통약자를 포함한 철도 이용객 모두의 안전한 여행과 직결되는 매우 정밀한 작업이다. 이번에 선을 보인 자동 검측 장비는 선로 중심을 기준으로 열차와 승강장 사이의 수평 거리와 수직 높이를 연속적으로 실시간 측정하는 첨단 장비다.
이 장비의 핵심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라이다 센서와 티오에프 센서의 융합에 있다. 라이다는 레이저 빔을 발사해 그 빛이 대상 물체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것을 받아 물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고 형상까지 이미지화하는 고도의 기술이다. 여기에 빛을 쏜 뒤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계산하는 티오에프 센서 기술이 더해져 열차와 승강장 사이의 미세한 간격을 연속해서 정밀하게 측정해 낸다. 이렇게 점검된 데이터는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스템에 자동으로 저장되어 체계적인 이력 관리가 가능하다.
기존의 점검 방식은 아날로그 형태에 머물러 있었다. 작업자가 선로 내 위험천만한 환경에서 아날로그 자를 들고 출입문과 승강장 사이의 거리를 일정 간격마다 직접 손으로 측정하고 수기로 기록해야 했다. 이 때문에 작업자의 숙련도나 컨디션에 따라 측정값에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지적되어 왔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첨단 자동 측정 장비 도입으로 센서를 통한 과학적 측정과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사람에 따른 측정 오차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선로 내에서 작업자가 머무는 점검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켜 현장 작업자들의 인명 사고 예방 등 작업 안전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코레일은 이미 이번 개발품에 대해 공인기관인 구미전자정보기술원의 입회 아래 엄격한 성능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기술적 신뢰성을 확보했다. 코레일은 다가오는 다음 달부터 올해 연말까지 실제 현업 소속 부서에 이 장비를 배치해 현장 시범 운용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이 기간 동안 현장 피드백을 수렴해 장비의 완성도를 더욱 높인 뒤, 궁극적으로 승강장 유지관리 체계의 완벽한 디지털 전환을 위해 전국 모든 역사로 확대 적용해 나간다는 전폭적인 방침을 세웠다.
양태훈 코레일 철도연구원장은 "열차와 승강장 사이의 미세한 간격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정밀하게 데이터를 관리하는 업무는 철도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생명 및 안전과 직결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업무"라며 "앞으로도 철도 안전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더욱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최첨단 철도 유지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