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 26곳서 최소 39명 포기... 선거인명부 서명 후 못한 사람도 적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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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개 투표소 투표록 조사 결과 공개

6·3 지방선거 당일에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한 전국 26곳의 투표소에서 최소 39명의 시민이 투표를 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본인 확인을 거쳐 선거인명부에 서명까지 마친 유권자가 끝내 투표용지를 받지 못해 발길을 돌린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사실은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26개 투표소의 투표록을 조사한 결과로 확인됐다.
투표록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각 투표소를 책임지는 투표관리관이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공식적인 문서다. 이 문서에는 투표 당일에 일어난 각종 사고와 그에 따른 조치 상황을 자세하게 적어야 한다.
기록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투표를 포기한 사람의 절반 이상이 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2동 지역에 집중돼 있었다.
잠실2동 제2투표소에서는 5명이 투표용지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투표를 포기하고 귀가한 것으로 기록됐다. 잠실2동 제7투표소에서는 17명이 투표를 포기했다. 이 가운데 8명은 선거인명부를 통해 본인을 대조하고 서명까지 끝냈지만 투표용지가 늦게 공급되면서 투표를 포기한 것으로 명확히 기재됐다.
이 지역 외에도 광진구 구의3동 제6투표소에서 1명, 서초구 잠원동 제7투표소에서 1명, 강남구 개포2동 제2투표소에서 3명이 투표를 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표록에는 투표용지가 부족해지면서 현장에서 벌어진 혼란도 생생하게 담겨 있다.
송파구 문정2동 제2투표소에서는 남은 투표용지가 0장이 되자 100명의 시민이 고함을 지르며 거세게 항의했다. 선거인들의 난동으로 경찰에 두 번이나 연락한 사실도 투표록에 기록됐다.
해당 투표소의 투표관리관은 투표록에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받은 번호가 없는 용지의 매수가 불일치해 실제로 남은 매수를 파악하기 어려우며 각 투표소에서 받은 일련번호들이 뒤섞여 잔여 번호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혼란은 다른 곳에서도 이어졌다. 문정2동 제1투표소는 대기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번호표가 모두 소진되자 투표확인증 이면지에 수기로 대기표를 작성해 나눠 줬다고 기록했다. 잠실2동 제2투표소는 오후 5시 50분에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멈추자 오후 6시 12분에 참관인 3명이 먼저 퇴근하겠다며 자리를 떠났다고 적었다.
투표용지를 관리하고 기록하는 기본적인 과정에서도 수많은 이상 징후가 확인됐다. 문정1동 제4투표소 투표록에는 번호가 없는 투표용지 50장을 받은 사실이 특기사항 칸에 기재되지 않았다. 문정2동 제2투표소는 선거인명부상 투표를 한 사람은 2245명인데 투표용지를 나누어준 교부 매수는 2255장으로 기록돼 10장의 차이가 발생했다.
가락2동 제3투표소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취합한 자료에는 용지를 받은 수령 매수가 2550장이었지만 투표록에는 2450장으로 적혀 있어서 100장의 차이를 보였다. 남은 용지의 잔여 매수도 선관위 자료는 298장이고 투표록은 202장으로 96장이나 달랐다.
정 의원은 "이번 투표록 전수조사를 통해 6·3 지방선거 당일 실제 참정권 훼손 사례가 공식 기록으로 확인됐다. 특히 선거인명부에 서명까지 마친 유권자가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를 포기한 사례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선거 관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